AI가 AI 만드는 ‘자기 진화 시대’… 신모델 주기 125일→ 44일로

양윤선 2026. 9. 22.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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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의 새 인공지능(AI) 모델 발표 주기가 최근 3년 사이 평균 125일에서 44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코드 작성과 실험·분석 등 AI 연구개발(R&D) 과정에 직접 참여해 더 강력한 AI를 만들고, 해당 AI가 다시 차세대 AI 개발을 도우면서 기술 발전 속도가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앤트로픽, 오픈AI 등 AI 모델 개발을 선도하는 미국 5개사와 알리바바 그룹, 문샷AI 등 중국 4개사의 신규 고성능 모델 발표 주기를 조사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평균 125일이 소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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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AI, 인간통제 벗어나나
코드 작성 등 연구개발 직접 참여
총 작업시간, 인간연구자의 3.1배
경쟁적 후속모델… 지능폭발 우려
안전성 검증 시간 갈수록 짧아져

미국과 중국의 새 인공지능(AI) 모델 발표 주기가 최근 3년 사이 평균 125일에서 44일로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코드 작성과 실험·분석 등 AI 연구개발(R&D) 과정에 직접 참여해 더 강력한 AI를 만들고, 해당 AI가 다시 차세대 AI 개발을 도우면서 기술 발전 속도가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향후 AI가 인간 개입 없이 스스로 성능을 높이는 본격적인 ‘재귀적 자기개선’ 단계에 이르면 인간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커지고 있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앤트로픽, 오픈AI 등 AI 모델 개발을 선도하는 미국 5개사와 알리바바 그룹, 문샷AI 등 중국 4개사의 신규 고성능 모델 발표 주기를 조사한 결과, 2023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평균 125일이 소요됐다. 반면 4월부터 이달까지는 3분의 1 수준인 44일로 크게 줄었다.

앤트로픽은 지난 1일 ‘클로드 페이블 5.1’을, 오픈AI는 3일 ‘GPT-6 아스트라’를 각각 내놨다. 구글은 지난 2일 ‘제미나이 3.8 플래시’를 출시하며 6주 사이 플래시 모델을 세 차례 선보였다. 메타는 지난 7월부터 자사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매달 업데이트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딥시크가 7월 이후 매달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며 알리바바와 즈푸AI도 신모델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개발 주기 단축의 핵심 요인으로는 AI의 R&D 투입 확대가 꼽힌다. AI가 연구자의 코드를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실험 관리, 결과 분석 등 난이도 높은 개발 업무를 직접 수행하기 시작한 것이다. 앤트로픽이 지난 1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클로드가 회사 AI R&D 업무 26%를 주도하고 90% 이상 협업 형태로 관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올 2월까지만 해도 AI 주도 비율은 0%였다.

앤트로픽은 이번 조사에 대해 “재귀적 자기개선 단계에 얼마나 근접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귀적 자기개선이란 AI가 인간의 도움 없이 스스로 지능과 성능을 향상해 다음 세대 AI를 개발하는 과정이다. 다만 앤트로픽은 아직 클로드가 완전히 자율적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픈AI도 비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기준 연구 조직에서 AI 에이전트 총 작업 시간은 인간 연구자 하루 노동 시간의 3.1배에 달했다. 연구자 1인당 AI 토큰 사용액도 빠르게 늘어 일반 연구자는 하루 600달러 이상, 사용량 상위 10% 연구자는 하루 7000달러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에는 일반 연구자 하루 평균 사용액이 1달러 수준이었다.

AI 투입이 늘면서 작업량도 급증하고 있다. 여러 AI 에이전트를 동시에 가동해 다양한 가설을 병렬로 실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는 “오픈AI가 지난달 작성한 프로그래밍 코드 양이 지난해 평균치의 7배로 늘었다”며 “앤트로픽도 올해 2분기 실제 제품 등에 채택한 코드 양이 2021~2025년 평균의 8배가 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AI가 개발을 가속할수록 인간이 모델의 행동을 파악하고 안전성을 검증할 시간 역시 짧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AI의 재귀적 자기개선이 본격화할 경우 인류의 통제를 벗어나는 ‘지능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영국 AI보안연구소(AISI)는 AI가 수행할 수 있는 사이버 공격 과제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기간을 지난해 11월 약 8개월로 추정했지만, 올해 2월에는 4.7개월까지 짧아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속도조절론’이 급부상하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에는 의문이 제기된다. 기업 간 경쟁에 미·중 패권 경쟁까지 맞물리면서 모두가 AI 개발 경쟁의 위험성을 인식하면서도 먼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속도조절론을 주장해온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오픈AI 아스트라에 맞설 차기 AI 모델 출시를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인호 경기대 교수는 “안전이라는 언어가 미·중 양국 모두에게 실질적 협력 의제보다는 협상 카드이자 경쟁 우위 확보 수단으로 소비되는 구조”라며 “향후 담론과 실행의 괴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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