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끄다가 DMZ 넘은 軍헬기…월경한 줄도 몰랐던 부대 징계

조문규 2026. 9. 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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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경기 포천시 승진훈련장에서 열린 2026 합동화력훈련 본행사에서 육군 수리온 헬기가 기동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뉴스1


우리 군 헬기가 접경지역 산불 진화 작업에 투입됐다가 실수로 군사분계선(MDL)을 넘었고, 관련 부대는 월경 사실조차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군은 관련 부대에 경고·주의 조치했다.

21일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실이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보고한 감찰 결과에 따르면, 합참은 지난 3월 23일 육군 5군단 예하 15항공단 201대대 소속 수리온 헬기 1대(조종사 2명)가 MDL을 월경했던 것으로 결론 내렸다.

당시 우리 군 헬기가 DMZ 내부까지 진입한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4월 5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3월 23일 경기 연천 최전방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육군 소속 수리온 헬기 1대를 투입했다. 이 헬기는 당초 DMZ 내부로 진입할 계획이 없었으나, 산불 진화 작업 중 DMZ 안까지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분계선(MDL) 기준 남쪽 2㎞까지인 DMZ 남측구역 출입은 정전협정에 따라 관할권이 있는 유엔군사령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지만, 당시 별도 승인을 받지는 않았다. 군 당국은 유엔사와 함께 MDL 월선 여부를 조사했다. 북한군은 당시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 결과 5군단 예하 5사단 산불진화 임무를 위해 투입된 수리온 조종사들은 육안으로 임무지역을 찾다가 임무지역을 오인, 인접 부대인 1군단 예하 25사단 DMZ 안으로 진입했다. 이후 산불을 진압하는 과정에 해당 수리온 헬기는 MDL까지 월경해 한동안 북한 지역에서 활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정 고도 이하 항공기에 대한 통제책임은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와 전방 군단에 있다. 하지만 당시 지작사와 1·5군단 모두 해당 헬기의 월경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들 부대는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의 통보 이후에야 확인했다고 한다.

3월 산불이 난 연천 지역은 1군단 예하 25사단과 5군단 예하 5사단의 경계선 지역이다. 화재 지역이 군단과 군단, 사단과 사단의 경계선 주변에 있어 오인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감찰 결과에 따르면 당시 5군단은 담당자 임무 과중으로 해당 헬기에 대한 추적과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또 1군단은 산불 대응에 집중하느라 5군단 헬기가 자신들의 책임 지역에 들어온 사실도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작사 역시 다수 지역 산불 발생 상황에서 각급 제대 간 정보공유와 헬기 추적·통제를 미흡하게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감찰결과에 따라 합참은 이들 부대에 대한 처분을 요구, 군은 1·5군단에는 각각 ‘경고’ 조치를 내렸다. 지작사엔 ‘주의’ 조치했다.

한편 해당 헬기 조종사들에 대한 징계는 현재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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