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골 서퍼, 박해일 [쿠키인터뷰]

심언경 2026. 9. 21. 06: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배우 박해일(49)은 '굿 서퍼'다.

박해일이 자신의 분량이 없는 날 현장을 찾아 이민호의 공중전화 신에 대사를 맞춰준 일화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반골에 가까워 보이는 면모지만 박해일은 "다른 배우와 섞이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라고 덧붙였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 ‘암살자(들)’ 주연 배우 박해일 인터뷰
사건 이면 바라보는 신문사 사회부 부장 재환 역
‘헤어질 결심’·‘한산: 용의 출현’ 이후 4년 만
박해일.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배우 박해일(49)은 ‘굿 서퍼’다. 서사의 파도를 즐길 줄 안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영화 ‘암살자(들)’의 백미인 자유언론실천선언 장면에서 이 면모가 돋보였다.

지난 10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제가 서퍼라면 오는 파도의 성질을 타보자, 그런 기분이었다”며 “같은 시공간에서 여러 채널로 상황이 들어오는데 동시다발적이다 보니까 대사가 씹히기도 했다. 정리나 계산이 되는 연기가 아니다. 그대로 느끼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암살자(들)’(감독 허진호)은 1974년 8월15일 영부인 저격 사건의 의혹을 파헤치고 그 배후를 쫓는 이야기로, 실화에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만든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오는 23일 개봉한다.

이야기는 주요 인물에 맞춰 세 트랙으로 나뉘어 진행되는 듯하지만 결국 하나의 진실로 나아간다. 이때 박해일이 연기한 신문사 사회부 부장 재환은 중심축으로 작용한다. 현장 경호를 담당한 형사 철구(유해진)는 재환의 취재원이며, 사건을 목도한 뒤 취재에 뛰어드는 기자 영일(이민호)은 재환의 후배다. 박해일이 자신의 분량이 없는 날 현장을 찾아 이민호의 공중전화 신에 대사를 맞춰준 일화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배우마다 방법이 다 다르지만 저는 현장을 미리 가보는 스타일이에요. 이 방식이 저한테 유리하다고 생각하고요. 민호 씨 첫 촬영이라서 가본 것도 있지만요. 공중전화 장면이 극에서 초반 상황이고 전화를 거는 상대가 접니다. 저도 신문사에서 전화하는 장면을 찍어야 하니까 리허설인 셈이에요. 민호 씨가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연기하는지 미리 느껴보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더 리얼리티가 있었고요. 그리고 영화에 많은 배우분이 나오잖아요. 그분들과 잘 어우러지고 잘 녹아나야 한다는 생각이 유독 많이 들었던 작품이에요. 이 지점에서 서로 밸런스를 잘 맞추려고 노력했고요.”

작품은 근현대사 중에서도 파장이 컸던 사건을 파헤치고, 그 과정에서 기자의 직업적 특성을 최대한 활용한 인상을 준다. 이 가운데 박해일은 평기자도 아닌 부장 기자로 분했으니 제법 중압감을 느꼈을 것이라 추측된다.

“여러 부서를 거쳐 하나의 결과물이 나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기사가 편집부에 넘어가는 일이 이렇게 어렵다는 것 역시 이번에 알았죠. 연기를 맡았을 뿐이지만 부담스러운 역할이었어요. 한편으로 제가 그런 나이가 됐구나, 생각했죠(웃음). 사실 작품적 배경이 제가 태어난 이후예요. 그렇다고 해도 아장아장 걷고 할 때 시대적 공기는 계속 흘렀던 것 같아요. 작품을 제안받고 다시 거슬러 올라가 알아보고 싶었어요. 촬영 때도 후반부로 갈수록 그 시대적 공기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박해일.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이 부담을 차치하고 참여한 배경에는 박해일 특유의 기질이 자리한다. 그는 “비껴간 걸 좋아하는 성질”이라고 자신을 설명했다.

“‘최종병기 활’도 그랬어요. 활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서도 잠깐 나오는 부차적인 소재잖아요. 그 활로 처음부터 끝까지 긴 호흡으로 가보자고 하신 거예요. ‘헤어질 결심’도요. 형사인데 친절하고 품위가 있고 문학적 태도도 있는 것 같고…. 그전까지 형사 역할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사실 남자 배우라면 대부분 해보거든요. 저도 이상한 거죠. 그래서 궁금해진 거예요. 재환도 그런 결에 속하는 캐릭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허진호 감독님도 기자라는 역할로 기승전결을 만들어 보신 거잖아요. 호기심이 전율처럼 쫙 돌더라고요.”

반골에 가까워 보이는 면모지만 박해일은 “다른 배우와 섞이지 않으려는 발버둥”이라고 덧붙였다. 이 ‘발버둥’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이는 인지도나 연차에 비해 다작하지 않은 이유와 이어진다. ‘암살자(들)’도 ‘헤어질 결심’, ‘한산: 용의 출현’ 이후 4년 만의 영화다.

“제가 가진 게 별로 없어요. 그래서 온갖 거 다 끌어다 쓰는데 한 번 하고 나면 도무지 다른 작품을 바로 할 수가 없더라고요. 태생적 문제 같은데 연출가를 흡수하는 편이에요. 그 과정에서 진이 빠지고요. 이런 기질을 인정해 버렸어요. 잘했든 못했든 쫙 들어갔으면 빠져나와야 하는 시간이 필요해요. 그러다가 준비됐을 시점에 나에게 주어진 유한한 책을 가지고 해볼 수 있는 것을 찾아왔던 거죠. 저도 시간에 비해 필모그래피는 적은 편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나이가 드니까 위기감이 들더라고요. 더 기운 내서 쉬지 않고, 힘을 쓰는 방식을 다른 시스템으로 전환하려고 해요. 세팅 값을 바꾸고 해볼 수 있는 것을 해볼 수 있게끔 해보자, 생각 중이에요.”

심언경 기자 notglasses@kukinews.com

Copyright © 쿠키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