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최근 서울 외곽 집값 급등에 “살짝 오르는 평탄화 작업”

김준영, 장원석 2026. 9. 19.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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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7번째 기자회견] 부동산·경제 분야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후 일곱 번째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이날 연단에는 평소와 달리 의자를 두지 않아 이 대통령은 20분 분량의 모두발언과 이후 질의응답까지 선 채로 했다.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이 대통령과 기자들 사이의 거리도 기존 2.5m에서 1.5m로 좁혀졌다. 기자회견은 당초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은 오전 10시30분에 시작해 낮 12시9분까지 약 99분간 진행됐다. 전민규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수도권 집값 상승의 근본 원인으로 수도권 집중과 ‘부동산 불패 신화’를 꼽으며 이를 “(과거) 정부들이 부추겼다”고 18일 말했다. 최근 서울 외곽 집값이 급등하는 것은 “살짝 오르는 평탄화 작업”이라며 기존 부동산 정책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최근 강남 3구 등의 집값은 약세지만 강북 지역 집값은 빠르게 올라 중산층·서민 타격이 크다”는 질문에 “모든 경제력이, 모든 기반 시설이, 모든 정주 여건들이 다 서울로, 경기도로 인천으로 집중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동산 불패 신화를 과거 정부 정책 탓으로 돌렸다. “‘빚내서 집 사라’ 정책을 한다든지 또는 집 사는 수요를 늘리기 위해 세금을 부당하게 깎아준다든지 대출을 엄청나게 막 해준다든지 (했다)”면서다. 박근혜 정부 시절 최경환 당시 경제부총리가 폈던 정책과 발언을 겨냥한 말이다.

이어 “단기적 원인으로 보면 2022년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후부터”라며 “오세훈 서울시장이 당선된 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해부터 허가와 착공 건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2025년까지 거의 절반으로 줄어서 공급이 확 축소됐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오 시장이 강남권 토지거래허가를 풀었던 것으로 인해 “특정 지역에 집값이 폭등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통령께서는 기자회견에서 2022년 이후 서울의 주택 인허가와 착공이 절반으로 줄었다며 그 책임을 전임 정부와 오세훈에게 돌리는 듯한 발언을 하셨다”며 “민선 8기 취임 이후 서울 집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가 이재명 대통령 취임을 전후해 오름세로 돌아섰다는 것은 데이터만 확인해도 알 수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어 “‘잘못된 부동산 정책 기조를 전면 전환하겠다’는 답변 대신 ‘이게 다 오세훈 때문이다’라는 남 탓만 들은 셈”이라고 꼬집었다.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이 강남권은 하락하고 외곽은 상승하는 이중 시장 구조가 된 데 대해서는 “다행스러운 거는 최근 강남을 포함한 지역에 하락이 시작됐다”고 했다. 이어 “물론 외곽 지역은 오르고 있다”며 “여기(강남)는 내리고 여기(외곽)는 살짝 오르는 일종의 평탄화 작업이 진행되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향후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정책 기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 공화국을 벗어나는 것이 이 정부의 가장 중심 과제”라며 “어렵다. (과거 정부도) 다들 하려고 하다 안 됐다. 그러나 제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 정부는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부 방안으로는 “건축 허가를 포함한 택지 개발 또는 재건축, 재개발, 도시 정비 등 공급을 최대한 신속하게 늘려나갈 것”이라며 “총리실에서 매일 체크하고 있고 제가 일주일마다 보고받으면서 구체적인 장소를 다 특정해서 진척 상황을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조만간 자료 발표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래픽=정수경 기자

최근 농지 전수조사에 둘러싼 강제매각 우려에 대해 이 대통령은 “농사짓겠다고 허가받아 사놓고 실제 농사를 짓지 않고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부동산 투기를 가려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농지 전수조사는 이 대통령이 올해 2월 국무회의에서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거론하며 투기성 농지 소유를 지적한 후 시작됐다. 현재 농림축산식품부를 중심으로 심층조사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불법 임대차나 무단 휴경 등 의심농지로 분류되면 강제 매각을 명령하거나 높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것이란 소문이 확산했다. 이 대통령은 조사에 대한 반발이 커진 배경으로 “부동산 투기하는 사람이 자기편을 늘리기 위해 ‘당신도 농사 안 짓지 않느냐’, ‘당신도 강제매각 대상’이라고 선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도입 과정에 대해서는 “정부 정책의 불완전성이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레버리지 ETF 도입에 관한 정부의 결정이 잘못된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비판이 가능하고, 부족함이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며 간접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떤 과정으로 결정됐는지 세부적인 절차 내용은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누군가는 결정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 청와대 ‘평탄화 발언’ 논란 일자 해명=이날 평탄화 발언이 논란되자 청와대는 기자회견 후 공지를 내고 “평탄화라는 발언은 가격 변동 추이에 대한 설명”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정부는 강남 3구를 제외한 서울 집값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누적된 공급 부족 속에 강북은 신규 입주가 특히 부족했고, 초고가 주택 위주 세제 개편과 대출 한도의 영향이 적은 중저가 주택이 많아 수요가 몰린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김준영 기자, 세종=장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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