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500만원 낼 판”…조종사 이착륙수당 과세 전쟁, 무슨 일

박영우 2026. 9. 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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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진에어 조종사들의 이착륙수당에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통보하면서 항공사와 노조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항공업계와 진에어 조종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 3~6월 진에어 정기 세무조사를 진행한 뒤 지난달 21일 이착륙수당에 대한 과세 방침을 통보했다. 조사에서 문제 삼은 항목은 국내선·국제선 이착륙수당이다. 이착륙수당은 이착륙 횟수에 따라 지급된다.

국세청은 이 수당이 실제 직원이 지출한 금액이 아니라 이착륙 횟수에 따라 지급되는 만큼, 비용 보전보다 업무 수행의 대가에 가깝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무 대가인 근로소득으로 보면 세금을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진에어가 운용 중인 B737-800 여객기 모습. 사진 진에어

반면 진에어는 비행 업무 중 드는 비용을 보전하는 성격의 돈이어서 세금을 떼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회사는 이착륙수당에 대해 “비행 중 발생하는 실비를 보전하기 위한 체류잡비 성격”이라며 “진에어 뿐 아니라 국내 항공업계 전반에서 오랜 기간 근로소득세 대상에서 제외됐던 사안”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30일 진에어는 과세사실판단자문위원회에 참석해 기존 비과세 처리의 근거를 소명했다. 노조는 위원회가 결론을 유보했으나 이후 조사팀이 추가 조사 없이 과세 방침을 통보했다며 판단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진에어는 이에 대응해 과세전적부심사를 준비 중이다. 세금을 정식으로 부과하기 전 과세 판단이 적절한지 다시 검토해 달라고 요청하는 절차다. 조종사 노조는 과세 방침 철회를 요구하며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1인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번 사안은 다른 항공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같은 성격의 수당을 비과세로 지급해 왔다면 세금 처리 방식을 다시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도 지난 7월 각 항공사 조종사 노조에 관련 자료를 공유했다.

조종사들에게는 이미 받은 수당까지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국세를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원칙적으로 5년이다. 조종사로서는 과거 수년 치 수당에 대한 세금을 한꺼번에 내야 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진에어의 한 부기장은 “과세가 확정되면 1500만원 이상을 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 지급분까지 세금을 매길 수 있는지도 쟁점이다. 문영권 법무법인 비앤에이치 대표변호사는 “국세청이 과거에 이 수당에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거나, 세무조사에서 비과세로 인정한 근거가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단순히 오랫동안 세금을 걷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과거 지급분에 대한 과세를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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