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산 피한 홈플러스…‘67개 점포’로 다시 설 수 있을까

이다빈 2026. 9. 1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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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로 청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바탕으로 전국 67개 점포의 문을 다시 열었으나 상품 공급 정상화와 납품대금 변제, 자산 매각 등의 산을 넘어야 한다.

인가 결정에 따라 홈플러스는 청산을 피하고 회생계획에 따른 채무 변제와 경영 정상화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 교수는 "점포 축소로 상품 매입 규모가 줄어들면 소싱 경쟁력과 가격 협상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자체적인 구조 개선과 함께 회생 과정에서 고용과 납품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 지원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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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 수혈에도 상품 공급·5000억대 납품대금 변제 ‘과제’
2030년 흑자 전환 목표…영업 정상화·새 주인 찾기 관건
“남은 67개 점포, 상품 기획력·매장 효율화 전략 필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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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성분표(KuKi Literacy)

분량 약 4분
취재방법 당사자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법·제도 분석
주제 회생계획 인가 뒤에도 홈플러스의 수익 회복과 자금 조달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음을 보여줍니다
주의사항 회생계획과 매출 전망은 점포 운영, 자산 매각, 납품 관계 회복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유의하세요
관전포인트 67개 점포의 영업 정상화와 자가점포 매각, M&A가 어떻게 맞물리는지 중심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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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 매장에 일부 매대가 비어있다. 남동균 기자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인가로 청산 위기에서 벗어났지만 경영 정상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바탕으로 전국 67개 점포의 문을 다시 열었으나 상품 공급 정상화와 납품대금 변제, 자산 매각 등의 산을 넘어야 한다.

특히 영업을 통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지 못하면 회생계획 전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회생계획안 인가로 법적 생존의 기회를 확보했지만 앞으로는 축소된 영업망으로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2일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인가 결정에 따라 홈플러스는 청산을 피하고 회생계획에 따른 채무 변제와 경영 정상화 절차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법원의 인가가 누적된 적자와 유동성 부족을 곧바로 해소하는 것은 아니다. 홈플러스는 2025회계연도인 올해 2월까지 매출 5조7963억원과 영업손실 546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7.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73.9% 확대됐다. 지난 2021년 이후로는 5년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단기 유동성 부담도 크다. 지난 회계연도 말 기준 홈플러스의 유동자산은 4082억원인 반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는 4조2897억원으로 유동자산의 10배를 넘었다. 회생계획에 따라 일부 채무의 상환 시기를 늦추더라도 영업을 지속하기 위한 현금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000억원의 DIP를 확보해 67개 점포의 영업을 재개했다. 재개장 후 닷새간 매출은 437억원으로 영업 중단 직전보다 191% 증가했다. 이는 상품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던 시점과 비교한 수치인 데다 할인행사 수요도 반영된 만큼, 안정적인 회복 여부는 향후 매출과 방문객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홈플러스가 67개 점포의 상품 구색을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도 관건이다. 업계에서는 점포 한 곳의 상품을 정상 수준으로 채우는 데 통상 약 30억원이 필요하다고 가정하고 있다. 이를 67개 점포에 적용하면 약 2000억원가량이 투입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회사가 확보한 DIP와 비슷한 규모다.

납품업체와의 거래 관계를 복원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홈플러스가 지급하지 못한 납품대금 등 공익채권은 약 5032억원이다. 홈플러스는 공익채권자들에게 미지급 대금을 3년 안에 전액 변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납품업체의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회생계획에 따르면 공익채권 가운데 2028년 2월까지 변제되는 비율은 0.5%에 그치며, 나머지 대부분은 2029년과 2030년에 지급된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낮은 점포를 정리하고 핵심점포에 역량을 집중하면 임대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여 단기적으로 손익을 개선할 수 있다”면서도 “점포 수가 줄면 조직의 고정비를 더 적은 점포가 나눠 부담하면서 점포당 비용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대형마트 시장이 온라인과 기업형 슈퍼 등으로 분산되는 상황에서 제한적인 점포 운영이 회복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 67개 점포가 정식 재개장한 13일 홈플러스 강서점을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기 위해 줄을 서 있다. 임은재 기자
자가점포 매각·M&A도 관문…67개점 “새 전략 필요”

자가점포 매각도 회생계획 실행을 좌우할 변수다. 홈플러스는 폐점 대상 점포 가운데 회사가 보유한 자가점포 19개를 2028년 2월까지 매각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1조4192억원을 조달해 매각대금은 메리츠금융그룹 등이 보유한 신탁담보채권을 상환하는 데 우선 사용한다. 담보채권을 모두 갚으면 나머지 자가점포에 설정된 담보권이 해제된다. 이후 홈플러스는 남은 자가점포를 기초자산으로 다시 부동산담보대출을 받아 후순위 채권 변제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비용 절감과 자산 매각, 영업 정상화를 거쳐 새로운 투자자를 찾는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인수자는 홈플러스의 기존 채무뿐 아니라 상품 재고 확충과 점포 리뉴얼, 사업 경쟁력 회복에 필요한 추가 투자까지 고려해야 한다. 영업 정상화를 통해 홈플러스가 지속 가능한 회사라는 점을 먼저 보여줘야 M&A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M&A와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며 “자가점포는 조속히 매각을 추진할 계획으로 현재까지 별도로 공개할 만한 구체적인 절차는 없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에서 2030년 67개 점포를 기반으로 연 매출 4조3000억원과 영업이익 1628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매출 목표만 놓고 보면 2025회계연도 실적보다 낮지만, 5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흑자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익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통업에서는 점포의 절대적인 수보다 점포당 매출과 수익성이 중요하다. 창고형 할인점처럼 비교적 적은 수의 점포로도 운영 전략을 앞세워 높은 수익을 내는 사례가 있다”며 “정상화를 위해 상품을 다시 채우는 데 그치지 않고 상품 기획력과 경쟁사와 구별되는 매장 전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대형 점포가 많은 기존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보다는 영업면적을 효율화하고 중간 규모의 매장 운영과 차별화된 상품 구성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방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홈플러스는 10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할 때도 적자를 기록했던 만큼 점포 수를 줄이는 것만으로 수익구조가 개선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PB와 그로서리 중심의 ‘트레이더 조’형 사업 모델을 추진하고 있지만, 기존 점포 대부분이 규모가 커 매장 면적을 효율화하지 않으면 고정비 부담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점포 축소로 상품 매입 규모가 줄어들면 소싱 경쟁력과 가격 협상력이 약화할 가능성도 있다”며 “자체적인 구조 개선과 함께 회생 과정에서 고용과 납품업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제도적 지원도 일정 부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다빈 기자 dabin13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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