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확실한 사과’ 뒤 반등했다…李 지지율 쇼크 깰 ‘회견 정치’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26.06.08.](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7/joongang/20260917050215595jtbf.jpg)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7번째 기자회견을 갖는다. 30%대 지지율 국면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승부수다.
역대 정권에서도 위기가 닥칠 때마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 또는 기자회견을 열었고, 이는 정국의 분수령이 됐다. 그 결과가 늘 긍정적이었던 건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논란이 거세지며 지지율이 10%대로 주저앉자 2024년 11월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을 열었다. 윤 전 대통령은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고 부덕의 소치”라며 고개 숙여 사과했으나, 질의응답에선 “제 처를 악마화시켰다”는 식으로 일일이 반박했다. ‘맹탕 회견’이라는 비판 속에 지지율 반등에 실패한 그는 끝내 12·3 비상계엄을 저지른 뒤 탄핵됐다.

반대로 이명박 전 대통령(MB)은 임기 첫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취임 직후 지지율이 52%→21%로 급락했으나, 2008년 6월 19일 특별기자회견을 계기로 서서히 반등에 성공했다. 처음엔 “국민들께 충분한 이해를 구하고 의견을 수렴하는 노력이 부족했다”(2008년 5월 1차 대국민 담화)며 반 걸음만 물러섰던 그는 특별기자회견에선 “어두운 거리에 무수히 흔들리는 촛불을 보며, 제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깊이 자책했다. 국민을 편안하게 모시지 못했다는 생각에 참담한 심정이었다”며 고개를 깊이 숙였다. 그러면서▶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불허 ▶한반도 대운하 공약 철회 등을 약속했다.
급한 불을 끈 MB는 청와대 핵심 참모진을 교체하고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의원과도 여러 차례 독대하며 진영 내부 갈등을 최소화했다. 이듬해엔 “친서민 중도실용 정책을 국정 운영의 중심에 두겠다”(2009년 광복절 경축사)며 국정 기조 전환도 선언했다. 그 결과 MB의 집권 3년차(2010년) 지지율은 줄곧 40%대를 기록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조차 “역대 대통령 중 자력으로 의미 있는 지지율 반등을 일궈낸 사례는 MB가 유일하다. 실용적 관점에서 배울 점을 찾아야 한다”(친명계 중진 의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기자회견을 앞둔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8%(한국갤럽 전화면접조사, 8~10일)로 당시 MB보단 높다. 하지만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미국산 쇠고기 파동 같은 단일 이슈가 아닌 여러 논란이 겹친 ‘복합 위기’라는 점이 다르다. 당장 이번 회견에서 밝혀야 할 정치적 쟁점만 ▶인사 실패▶연임개헌 ▶공소취소 ▶진영 내 갈등▶검찰 문제 등 여럿 거론된다. 여기에 호르무즈 파병과 대미투자 협상 같은 외교 사안과 부동산 정책, 레버리지 ETF 등 정책 사안도 일일이 답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내용’보다 ‘태도’가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지금까지 이 대통령은 이슈마다 ‘나는 다 안다’, ‘다 잘될 거다’, ‘대체불가 대한민국’ 같은 식으로 어려운 문제를 쉽게 얘기한 측면이 있다”며 “오히려 국내 정치나 한·미 동맹 이슈에 대해 지금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는 걸 정확히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진솔하게 말한다는 건 공급자 마인드일 수 있다”며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겸손한 수용자의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첫 공식 기자회견 '대통령의 30일, 언론이 묻고 국민에게 답하다'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청와대 사진기자단]](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7/joongang/20260917050219479ysfo.jpg)
비슷한 지적은 여권에서도 나왔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그간 제기되는 여러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태도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에도 ‘내 잘못은 없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면 하느니 못한 기자회견이 될 것”이라며 “국정 전반을 자신의 책임으로 인정해서 대통령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검증을 거쳐 이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가 논란에 휩싸여서 자진 사퇴하거나 지명 철회를 할 때도 대통령이나 참모들이 책임을 인정한 적이 없다”며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보단 국민이 듣고 싶은 메시지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도층과 강성 지지층 양쪽에서 지지율이 빠진 상황에서 정반대 요구에 직면한 상황은 태도만으로 풀기 어려운 딜레마다. 당장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도 지지층은 “중단 없는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임명을 요구하는 반면, 중도층은 “공소취소 같은 다른 목적이 없다면 왜 저런 논란 있는 인사를 지명했겠느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조원빈 성균관대 교수는 “중도층엔 거시 지표와 달리 악화된 민생 경제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면서, 동시엔 지지층엔 진영을 통합할 수 있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석·하준호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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