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가격 하락 쐐기 박았다”…정치 쟁점 된 ‘농지조사’

안효성 2026. 9. 17.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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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만 해도 평당 20만~22만원에 거래되던 우량 농지가 지금은 10만원에 내놔도 사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김지현 경기 여주 가남농협 조합장은 16일 중앙일보에 최근 농촌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그는 “안 그래도 농지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데 전수조사가 쐐기를 박았다”고 말했다.

전국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농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수년째 농지 거래가 위축된 상황에서 농지 처분명령 강화까지 맞물리며 농촌 현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지 전수조사는 지난 2월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가 투기 대상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전수조사를 지시하며 본격화됐다. 지난 5월 전수조사 결과, 조사 대상의 27%인 284만 필지가 불법 임대차·무단휴경·불법전용 등 ‘농지법 위반 의심 농지’로 분류됐다.

전수조사에 이어 제재 강화도 반발이 커진 배경이다. 5월 농지법이 개정돼 법 위반으로 처분의무가 발생하면 1년의 자진처분 기간을 주지만, 이후 처분명령을 받고도 6개월 이내에 이행하지 않으면 감정평가액과 개별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된다.

지난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사태 이후 규제 강화로 가뜩이나 농지 시장이 위축됐다는 게 농민들 얘기다. 농지 평균 거래가격은 2021년 ㎡당 8만1434원에서 올해 5만85원까지 하락했다. 송태성 한국후계농업경영인 충남도연합회장은 “예전엔 가격이 떨어져도 거래가 됐는데 지금은 매수자가 나서지 않는다”며 “농지를 노후자산으로 갖고 있는 고령농의 타격도 크다”고 말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 옮겨붙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국회에서 간담회를 열고 “농지 거래는 사실상 실종되고 농지 가격은 폭락하고 있다”며 “경자유전이 아니라 경자유죄”라고 주장했다.

14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농림어업 종사자 국정수행 긍정평가율은 30.4%로 전주(37.7%)보다 7.3%포인트 떨어졌다. 전 직업군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농식품부는 이에 이날 설명자료를 내고 올해 농지 거래량이 전년 동기보다 2.2% 증가했고, 실거래가격 하락률도 4.4%로 전년 동기(-5.3%)보다 둔화했다고 반박했다. 처분명령도 1년의 자진처분 기간을 먼저 주고 이후 성실히 경작하면 처분명령을 3년간 유예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환 농정연구센터 전문연구위원은 “전수조사와 처분명령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며 농민들이 조사를 처벌과 연결해 받아들이게 됐다”며 “조사 필요성이 있더라도 절차가 성급했던 만큼 충분한 정비 기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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