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 ‘암살자(들)’ ‘타짜4’…추석 한국영화 흥행 승자 누굴까

나원정, 정은혜 2026. 9. 16.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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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라보는 추석 영화 5파전
최민식·한소희 우정담 ‘인턴’
영부인 피살 다룬 ‘암살자(들)’
원정 포커판 최종편 ‘타짜4’
베니스 수상작 ‘가능한 사랑‘
이준익 숏드 ‘아버지의 집밥’
“개봉 몰려 출혈 경쟁” 우려

추석 대목을 맞은 극장가에 한국 영화 5편이 진검승부를 펼친다. 관객에겐 모처럼 골라보는 재미가 풍성해진 반가운 ‘추석 영화 차림’이다.


드 니로 아닌 최민식의 ‘인턴’


한국 영화가 몰린 올추석 1970년대 발생한 사건(‘암살자(들)’)이나, 건국 이래 최다 출생 세대로 불리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3년생) 세대 주인공을 다룬 작품(‘인턴’ ‘아버지의 집밥’)이 눈에 띈다. 사진은 영화 '인턴' 속 한 장면. [사진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16일에 먼저 개봉한 ‘인턴’은 창업에 성공했지만, 사생활은 붕괴 일보 직전인 30대 패션 회사 CEO 선우(한소희)가 60대 실버 인턴 기호(최민식)를 고용하며 삶의 중심을 되찾는 내용이다. 할리우드 동명 원작은 2015년 한국에서 ‘꼰대가 안 되려면 봐야 하는 영화’로 인기 끌면서 북미 다음가는 세계 2위 매출(약 285억원)을 올렸다. 서울로 무대를 옮긴 한국판은 “(로버트) 드 니로 형님이 했던 역할이라 부담감이 컸다”는 최민식이 본연의 매력을 살려 한층 푸근해진 ‘한국 아저씨 캐릭터’를 보여준다.

직장 상사 선우를 깍듯이 존대하던 기호가 자신감을 잃은 선우에게 “내 딸이라면…”하고 처음 반말로 충고하는 한국식 각색에 마음이 간다면 기분 좋게 극장 문을 나설 만한 영화다. 영화 ‘82년생 김지영’(2019)으로 데뷔해 지난 연말 멜로 ‘만약에 우리’로 흥행과 평가 모두 성공한 김도영 감독이 세대를 아우른 우정에 초점 맞췄다. Z세대 리더 선우가 기호의 연륜과 인간미를 뒷받침하는 역할로 소비된 측면은 아쉽다.


70년대 파헤치는 시대극 ‘암살자(들)’


이어 23일엔 시대극 ‘암살자(들)’, 시리즈 전편을 추석에 선보인 ‘타짜: 벨제붑의 노래(이하 타짜4)’가 개봉한다.
권력의 이면을 들여다 보고, 진실을 파헤치는 시대극은 한국 영화 관객들이 선호하는 소재다. 사진은 1974년 영부인 저격 사건의 배후를 파헤치는 영화 '암살자(들)'속 한 장면.[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
16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실시간 예매순위 선두는 단연 ‘암살자(들)’. 16.6% 예매율로 ‘오디세이’에 이어 2위다. 1974년 8월 15일 발생한 영부인 피격 실화를 소재로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는 당시 육영수 여사를 관통한 탄환이 총격범인 재일한국인 청년 문세광의 것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상상을 보탰다. 신문 사회부 기자들(박해일·이민호)과 형사(유해진) 등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진상을 추적하는 과정이 몰입감 있게 그려졌다.
역대 추석 흥행 1위 ‘관상’(2013)을 비롯해 ‘밀정’(2016) ‘남한산성’(2017) ‘안시성’(2018) 등 코로나 이전 추석 시즌을 견인해온 시대극이 오랜만에 복귀했다. 어두운 현대사의 이면을 파헤쳤다는 점에서 같은 제작사(하이브미디어코프)가 만든 천만영화 ‘서울의 봄’(2023), 디즈니+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타짜’ 시리즈 마지막회 출격


변요한이 주인공 장태영을 연기하는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추석 연휴에 사랑 받아온 '타짜'시리즈의 마지막회다. 동명의 만화 원작을 현대적으로 각색했다. [사진 CJ ENM]
최국희 감독이 연출한 ‘타짜 4’는 앞서 1~3편과 별도의 이야기다. 화투판을 벗어나 원정 포커판에 뛰어들었다.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이자 성공한 온라인 카지노 회사 동업자가 된 장태영(변요한)과 박태영(노재원)이 투 톱으로 우정과 질투, 배신과 복수의 서사를 끌고 간다. 서로를 가장 잘 아는 두 사람이 포커를 고리로 심리전과 두뇌 싸움을 펼친다. 원작 만화에서 스토리의 큰 틀을 끌고 왔지만, 세부적인 설정은 다른 점도 많다. 변요한은 “20년 된 타짜 시리즈의 마지막 문을 제가 닫고 싶었다”며 “질투, 열등감 등 학창 시절에 느낄 법한 감정과 훗날 한끗 차이로 틀어질 수 있는 감정에 중점을 두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베니스 영화제 극찬 ‘가능한 사랑’


최근 베니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은 이창동 감독의 8년 만의 복귀작 ‘가능한 사랑’, 괴짜 흥행사 이준익 감독이 세로 화면에 도전한 ‘아버지의 집밥’ 등 거장들의 신작도 소규모 개봉으로 만나게 됐다.
이창동 감독 영화 '가능한 사랑'은 최근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최초로 은사자상-심사위원대상과 함께 해외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사진 넷플릭스]
‘가능한 사랑’은 이 감독이 10여 년 전 대기업 대량 해고 사태에서 영감 받아 “노동 소멸의 시대에 우리에게 가능한 사랑”을 모색한 작품. 설경구·전도연이 해고 노동자 부부를, 조여정·조인성이 그들을 취재하는 다큐멘터리 감독과 제작자 부부를 연기했다.
11월 6일 넷플릭스로 출시되는데, 내년도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부문 출품 자격을 위해 이달 23일부터 약 2주간 극장 개봉한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에서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 ‘초록물고기’(1997)부터 ‘버닝’(2018)까지 연출작 6편도 모두 볼 수 있다.

세로형 영화 ‘아버지의 집밥’


지난 9일부터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상영 중인 ‘아버지의 집밥’은 이준익 감독이 숏폼 플랫폼 레진스낵 의뢰로 만든 숏드라마다. 약 5억원 초저예산으로 만든 61부작을 2시간 26분 장편으로 재편집했다. 스크린의 가운데 3분의 1만 사용한 세로 화면이 낯설지만, 이 감독이 회당 2분 안팎 숏드라마 호흡에 맞춰 고리타 작가의 원작 웹툰을 유쾌하게 연출했다.
숏폼 시나리오에 맞게 원작을 각색해, 세로형 화면으로 만든 이준익 감독의 영화 '아버지의 집밥'. [사진 레진스낵]
일생 아내 순애(이정은)가 차린 밥상을 뒤집어엎기 일쑤였던 가부장적 가장 하응(정진영)이 늘그막에 처음 집밥에 도전한 소동극이다. 여기에 자식들 키우느라 부부가 잊고 지낸 젊은 날의 추억이 교차한다. 레진스낵 앱에서도 오는 17·24일 1·2부로 나눠 출시된다.

한때 400만명대를 오르내렸던 추석 연휴 관객수(법정연휴 사흘간)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2021년 95만명까지 주저앉았다. 최대 280만명선을 회복한 2024년 추석 땐 ‘베테랑2’ 한편이 사흘간 235만 관객을 독식했다. 흥행의 승자가 가려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익명을 요청한 영화계 관계자는 “‘오디세이’ ‘스파이더맨 4’ 등 8월 외화 대작을 피하려다 추석 시즌 한국영화들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뒤인 30일엔 구교환 주연 ‘부활남: 더 레드’가, 이어 톰 크루즈가 내한하는 ‘디거’가 3일 개봉을 기다린다.

나원정·정은혜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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