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속도조절론의 속내?…美서 “카르텔의 사다리 걷어차기” 비판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앤트로픽·오픈AI 등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모델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AI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이른바 '속도조절'을 앞세우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속도조절론을 꺼내 든 아모데이 CEO는 AI 기업이 안전기준을 공동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반독점법 적용과 관련해 '제한적 면제(narrow waiver)'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규제 모호함을 이용해 사업 키우고 사다리 걷어찬다”
AI 선도업체들 ‘프로젝트 블루프린트’ 결성…“카르텔” 비판

앤트로픽·오픈AI 등 프론티어 인공지능(AI) 모델을 선도하는 기업들이 AI 안전장치를 마련하자는 이른바 ‘속도조절’을 앞세우면서 상대적으로 자금력이 부족한 소규모 스타트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I 스타트업은 최상위 AI 기업이 제안하는 안전기준이 중소 후발주자와의 경쟁을 막는 규제 장벽으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AI 선도기업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AI 모델이 불러올 수 있는 재앙적 위험을 줄이기 위해 AI 기술 발전의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자발적으로 협력하지 않는 기업까지 포괄하는 규제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챗GPT 개발사인 오픈AI,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그러나 스타트업 경영진은 아모데이식 AI 속도조절론이 대형 AI 기업이 룰을 정하는 등 산업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도체 설계 효율화 모델을 개발 중인 코그니칩의 파라지 알라이 CEO는 “규제로 장벽을 세우면 언제나 기존 대기업에 유리하다”며 “자기들은 이미 장벽을 통과한 후 그 뒤에 벽을 쌓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AI 컴퓨팅 스타트업 언컨벤셔널 AI의 창업자 겸 CEO 나빈 라오는 “앤트로픽이 사실상 모든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는 세상을 원하지 않는다. 그런 미래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의 AI 스타트업 코히어의 에이든 고메즈 CEO는 AI 선두기업들이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게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블로그에 “이 과점기업은 경쟁 규칙을 완화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다른 모든 이에게 적용될 조건을 자신들이 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적었다.
속도조절론을 꺼내 든 아모데이 CEO는 AI 기업이 안전기준을 공동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가 반독점법 적용과 관련해 ‘제한적 면제(narrow waiver)’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앤드루 퍼거슨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은 15일 한 행사에서 “기업들이 온갖 규제와 반독점 면제를 동시에 요구한다면 경계경보가 울린다”며 “AI 기업들이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고 도전자들과의 경쟁으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할 진입 장벽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과학기술자문위원장도 정부 허가 없이도 자체적으로 속도를 늦출 수 있다며 이번 공조에 대해 “카르텔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대형 AI 기업들이 속도조절론을 꺼내든 속내는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길 루리아 DA데이비드슨 기술리서치 총괄은 “실리콘밸리는 과거에도 이런 플레이를 해왔다”며 “규제의 모호함을 이용해 사업을 키우고, 충분히 커지면 사다리를 걷어찬다. 그 후 규제가 도입돼도 이미 규제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커져 있고, 심지어 규제의 방향까지 좌우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 서 있다”고 말했다.
AI 선두기업들의 공조는 점차 조직화되고 있다.
앤트로픽과 오픈AI에 투자해온 벤처기업 SV엔젤은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백악관 대변인이었던 제이 카니를 영입해 프론티어 모델 거버넌스 등 AI 정책을 함께 설계하는 ‘프로젝트 블루프린트’를 출범시켰다.
카니는 “특정 기업의 의제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면서 “AI 세계의 모든 부분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과 오픈AI CEO 모두 공개적으로 ‘프로젝트 블루프린트’를 지지하고 있다.
앤트로픽·오픈AI·구글은 별도로 공동 AI안전기준기구 설립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