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 구금' 한국 노동자 300여 명, 트럼프 정부에 소송

윤현 2026. 9. 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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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미국 이민 당국에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 및 구금됐던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한국인 노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행정 청구'(Administrative Claim)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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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 정부에 손해배상 청구... "모욕적 생활 환경에 심리적 트라우마"

[윤현 기자]

▲  미국 이민 단속 당국이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해 9월 4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현장에서 벌인 불법체류·고용 단속 현장 영상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모습. [ICE 홈페이지 영상 캡쳐]
ⓒ 연합뉴스
지난해 미국 이민 당국에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 및 구금됐던 조지아주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한국인 노동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다.

미 CNN 방송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한국인 노동자 300여 명은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행정 청구'(Administrative Claim)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행정 청구는 미국에서 연방 정부를 상대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반드시 먼저 거쳐야 하는 필수 절차다. 연방불법행위청구법(FTCA)에 따라 연방 정부의 불법 행위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며, 만약 거부되면 연방 법원에 정식으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미 법무부·이민단속국 등 9개 기관에 '행정 청구'

ICE는 지난해 9월 4일 건설 현장에 기습 단속을 벌여 근로자 475명을 구금했으며, 이들 가운데 300명 이상이 한국인이었다. 당시 노동자들이 수갑과 족쇄에 묶여 구금 시설로 옮겨지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큰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한미 당국의 협상을 통해 노동자들은 석방돼 귀국했으며,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ICE의 대규모 단속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라며 진화에 나섰다.

노동자들을 대리하는 조지아주 한인 변호사는 미 법무부·국토안보부(DHS)·이민세관단속국(ICE)·관세국경보호국(CBP)·연방수사국(FBI) 등 9개 연방 기관을 대상으로 행정 청구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억류된 노동자들이 같은 한인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첫 번째 청구인의 청구를 우편으로 발송했다는 증빙 서류를 CNN에 제공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 모든 청구인의 접수를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노라 잉스트롬 스탠퍼드대 법학 교수는 "행정 청구는 연방 소송의 길을 열어줄 뿐만 아니라, 정부가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고 노동자들이 구금된 이유, 구금을 정당화하는 증거, 그리고 담당자들이 관련 정책을 준수했는지 또는 위반했는지 여부를 기록으로 남기도록 강제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최대 규모의 이민 단속 작전 중 하나로 꼽히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첫 번째 주요 법적 조치"라고 소개했다.

첫 번째로 행정 청구를 제기한 김모씨는 CNN에 공개한 청구서에서 자신이 7일간 불법 구금됐다면서 "모욕적인 생활 조건을 강요받으며 정신적 고통과 굴욕감, 지속적인 심리적 트라우마를 겪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노동자들도 자신들은 유효한 비자를 소지하고 있었음에도 어떤 설명도 듣지 못하고 체포돼 족쇄에 채워졌으며, 이해할 수 없는 문서에 서명하도록 강요받으면서 과밀한 감방에서 감금됐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들 수갑·족쇄 채워 범죄자처럼 끌고 다녀"

변호사는 "미국 정부는 불법 체류자 4명을 발견했다는 허위 구실을 이용해 완전 무장한 수백 명의 요원을 투입해 국 경제에 가장 큰 기여를 하는 한국 기업의 업무 현장을 급습했다"라며 "그들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합법적으로 입국한 엔지니어들에게 수갑과 족쇄를 채워 범죄자처럼 끌고 다니며 한국 기업이 미국 노동시장을 침범한 것처럼 모든 한국인을 망신당하게 했다"라고 비판했다. ICE가 지목한 불법 체류자 4명 가운데 한국인 노동자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면서 이번 소송의 목적은 "미국 정부가 엄청나고 부당한 실수를 인정하고, 이를 사과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구금에서 풀려났다가 다시 조지아주 건설 현장으로 복귀한 최모씨는 "가장 화나는 일은 (미국 정부가) 사과 한마디 없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체포되고 감금당했으며, 마치 추방당한 것처럼 미국에서 쫓겨났다"라고 말했다.

CNN은 행정 청구 대상인 9개 연방 기관에 모두 입장을 물었으나, DHS와 CBP만 답변해 왔다고 전했다.

DHS는 "ICE가 불법 고용 관행 및 기타 중대한 연방 범죄 혐의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의 일환으로 사법 수색영장을 집행했다"라고 밝혔다.

CBP는 지난해 9월 발표한 보도자료를 참고하라고 안내했으며, 이 자료에 따르면 체포된 사람들이 비자 또한 체류 자격 조건을 위반해 불법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명시돼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CNN은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다면서 2018년 테네시주의 한 육류 가공 공장에 대한 이민 당국의 단속 과정에서 인종 프로파일링, 과도한 물리력 사용, 불법 체포를 주장한 노동자들이 정부로부터 100만 달러가 넘는 합의금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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