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브레이크 필요” 진보 상징 샌더스·마가 설계자 배넌 ‘좌우합작’

임성수 2026. 9. 16.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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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이 11월 중간선거 쟁점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진보 진영의 상징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마가(MAGA·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강성 지지층) 운동의 설계자로 꼽히는 스티브 배넌이 AI에 대해 한목소리로 규제를 촉구했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속도조절론을 꺼내고 있다며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일 뿐이라는 건 굳이 입 밖으로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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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더스 “트럼프, 시진핑과 AI개발 일시 중단 조약 맺어야”
배넌 “AI 생태계에서 중국 격리해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에서 인공지능(AI) 개발 속도조절론이 11월 중간선거 쟁점으로 급부상하는 가운데 진보 진영의 상징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마가(MAGA·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강성 지지층) 운동의 설계자로 꼽히는 스티브 배넌이 AI에 대해 한목소리로 규제를 촉구했다. 미국 좌·우파의 주요 스피커인 이들이 특정 현안에 같은 목소리를 내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비영리단체 미래생명연구소가 개최한  ‘프로휴먼 어셈블리(Pro-Human Assembly)’ 행사에서 AI와 관련해 “이 기술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잠재적으로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점은 AI가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I 속도조절에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이 문제에 대해 정말로 부끄러울 정도로 무지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등을 거론하며 “AI 개발과 관련된 결정은 거의 전적으로 소수의 세계 최상이 부자들이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기술로 모든 남성과 여성, 어린이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면 소수 과두지배자가 아닌 이 나라의 국민들이 AI에 대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샌더스 의원은 “절벽을 향해 질주하고 있을 때 단순히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인류의 미래가 위태로울 때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며 “업계의 자발적인 기준이 아니라, 구속력 있는 국제 안전 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특히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는 초지능 AI는 단순이 미국이나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인류의 문제”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인 조약을 통해 첨단 AI 개발 일시 중단과 초지능 금지하는 방안을 요청했다.

마가 진영의 유명 인사인 스티브 배넌이 1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공지능(AI) 업계에 대한 규제를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샌더스 의원에 이어 연설에 나선 배넌은 AI업계를 향해 “모든 위험은 미국 국민 함께 사회화하고, 모든 수익과 이점은 자신들이 독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가속주의자가 아니면 반미주의자, 가속주의자가 아니면 중국 공산당 지지자, 가속주의자가 아니면 거의 러다이트(산업혁명 당시 기계파괴운동)”라고 한다"라며 이같은 ‘프레임’을 비판했다.

배넌은 AI 감속 조치에 대해 “입법으로 할 일이 아니다. 행정 조치로 해야 한다”며 “AI 기업들에 ‘여러분에게 규제 기구가 적용될 것이다. 그것이 여러분의 사업을 폐쇄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여러분이 제멋대로 날뛰도록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중국에 대해서는 좀 더 극단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당장 AI 생태계의 모든 측면을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격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에) 반도체를 주지 말라. 미국 기술에 무임승차하지 못하게 하라”며 “모든 중국 국적자를 연구실에서 내쫓아 중국 본토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AI 논란을 둘러싼 관심을 나타내듯 정치계와 학계 인사 등 수백 명이 참석했다. 민주당 소속 로리 트라한 하원의원은 “우리 모두가 바라는 미래는 인간적인 미래다. 이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행사에 참석한 모든 이들이 AI가 언젠가 인류를 멸망시킬 수도 있다는 위협에 대해 의견이 일치하는 듯했다”면서도 “이날 연사들은 다양한 규제 방안을 거론했지만 규제 당국이 AI 개발을 완전히 중단시키기 위해 개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은 이날도 AI 속도조절론에 명백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토드 블랜치 미국 법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속도조절론을 꺼내고 있다며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일 뿐이라는 건 굳이 입 밖으로 얘기할 필요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우리가 AI와 관련해 내리는 결정을 이끌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는 중국과의 AI 경쟁에서 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연일 AI 속도조절 주장에 ‘사기’라며 중국을 이롭게 하 것이라고 비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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