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음악 탐지기 도입 눈앞…인간 창작 몫 가리기는 숙제

이이슬 2026. 9. 16.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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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악을 가려내는 공동 탐지 프로그램이 국내 가요계에 도입된다.

이들은 지난 7월 공동 도입을 위한 제안서 공고를 내고 AI 생성·활용 음악 식별, 음원 분석 및 결과 산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 세부 분석 기능 등을 주요 요건으로 제시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7월 보고서에서 이를 "음원을 분석해 인간 창작 음악에 가까운지, AI 생성 음악에 가까운지를 판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월 공개된 연구에서도 인간 제작 음원과 AI 생성 요소를 섞은 음악은 기존 탐지 방식으로 AI가 만든 부분을 안정적으로 찾아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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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음악단체 업체 선정 막바지
자진신고 의존 줄일 기술 검증
완전 AI곡 식별 기술은 고도화
혼합곡 탐지·저작권 판단은 별개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음악을 가려내는 공동 탐지 프로그램이 국내 가요계에 도입된다. 창작자의 자진신고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음원을 직접 분석해 AI 활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완전한 AI 생성곡을 식별하는 기술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지만 인간과 AI가 함께 만든 음악은 여전히 판별이 쉽지 않다. 탐지 결과를 저작권 등록과 사용료 분배에 어떻게 반영할지도 풀어야 할 과제다.

16일 가요계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등 음악 권리자 6개 단체와 플랫폼 사업자는 AI 생성·활용 음악 식별 프로그램 업체 선정을 마무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7월 공동 도입을 위한 제안서 공고를 내고 AI 생성·활용 음악 식별, 음원 분석 및 결과 산출,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연동, 세부 분석 기능 등을 주요 요건으로 제시했다.

탐지 프로그램 도입에 나선 것은 자진신고만으로 AI 활용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창작자가 직접 밝히지 않으면 음원만으로 AI 사용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감사원은 2024년 한 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1인당 200곡 이상을 등록해 사용료를 받은 29명의 곡 가운데 60%에서 AI 활용 가능성이 있다며 처리 기준 마련을 요구했다. AI를 활용해 음악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은 최근 멜론 톱100 89위, 일간차트 99위까지 오르는 등 AI 음악의 대중음악 시장 진입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AI 음악 탐지 기술은 인간이 만든 음악과 AI 생성 음악 사이의 음향적 차이를 분석하는 방식이 주로 쓰인다. 생성형 AI가 음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기는 특유의 음향 패턴 등을 찾아 AI 생성 가능성을 수치화한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7월 보고서에서 이를 "음원을 분석해 인간 창작 음악에 가까운지, AI 생성 음악에 가까운지를 판별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완전한 AI 생성곡의 탐지 정확도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음원 플랫폼 디저(Deezer)는 자체 탐지 시스템이 완전 AI 생성 음악을 99.8% 정확도로 식별한다고 밝혔다. 인간 창작곡을 AI 음악으로 잘못 판단하는 비율도 1만곡당 1곡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6월에는 신규 업로드 음원 가운데 AI 생성곡 비중이 한때 50%를 넘어섰으며 완전 AI 생성곡만 하루 약 9만곡이 유입됐다.

AI 음악 식별은 부정 재생을 걸러내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 디저에 따르면 완전 AI 생성 음악은 전체 스트리밍의 1~3%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이들 음원에서 발생한 재생의 최대 85%가 부정 스트리밍으로 판별됐다. 디저는 해당 재생을 사용료 분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AI로 음원을 대량 생산한 뒤 반복 재생해 사용료를 챙기는 행위를 차단하려면 AI 생성 여부를 먼저 가려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인간과 AI가 한 곡 안에서 작업을 나눠 맡는 '하이브리드 음악'이다. 사람이 부른 보컬에 AI가 만든 반주를 붙이거나 인간의 연주에 AI 보컬을 얹는 식으로 일부 요소에만 AI를 활용하면 탐지 난도가 크게 높아진다. 지난 7월 공개된 연구에서도 인간 제작 음원과 AI 생성 요소를 섞은 음악은 기존 탐지 방식으로 AI가 만든 부분을 안정적으로 찾아내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보컬과 반주를 분리해 각각 검사하는 방식 역시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곡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까지 산출하는 것은 더 까다롭다. 지난달 공개된 연구에서는 완전 AI 음악과 인간 음악을 99% 이상 정확도로 구별한 모델도 두 요소가 섞인 음원에서는 AI 비중을 제대로 추정하지 못했다. 드럼과 기타에서는 AI 생성 흔적이 비교적 잘 포착됐지만 보컬과 베이스는 식별하기 어려웠다. 같은 비율로 AI를 사용하더라도 어떤 부분에 활용했느냐에 따라 탐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후처리도 변수다. 최근 연구에서는 AI 생성 원본을 높은 정확도로 판별하던 탐지기도 음악의 속도나 음높이를 바꾸는 간단한 가공을 거치면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성형 음악 AI 모델이 잇따라 등장하는 상황에서 탐지기가 학습하지 않은 새로운 모델로 만든 음원을 얼마나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을지도 과제로 꼽힌다.

탐지 기술이 AI 활용 사실을 찾아내더라도 저작권 여부까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AI 결과물을 선택하고 수정·재배열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창작성을 더했는지는 음향 분석과 별개의 문제다. 음원에서 AI가 차지하는 비중과 법적으로 인정되는 인간의 창작 기여도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도 아니다.

제도적 기준 마련도 뒤따라야 한다. 현재 AI 활용 음악의 신규 심사와 등록은 유보된 상태이며 현행 음악저작물 사용료 분배규정에도 AI 기여분을 별도로 산정하는 항목이 없다. 탐지 오류가 발생했을 때 재검증하는 절차와 인간·AI 혼합곡을 어떻게 분류할지에 대한 기준도 필요하다. 결국 탐지 기술 도입과 함께 저작권 등록부터 사용료 분배까지 AI 음악을 다룰 제도적 틀을 구축해야 하는 셈이다.

토니 리 ACR클라우드 공동창업자는 "정확한 오디오 인식은 건강한 음악 생태계의 기반"이라며 "이를 통해 권리를 연결하고 사용료를 지급하며 창작자를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 오론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CISAC) 사무총장은 "다음 세기는 기술만으로 규정되지 않는다"며 "인간의 창의성이 그 중심에 남도록 하는 우리의 의지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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