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속 인간의 존엄성 유지, 공동선 추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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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자체를 악마처럼 두려워하거나 메시아처럼 고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 기술이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 AI로 가장 피해를 받을 계층이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강영안 한동대 석좌교수가 15일 충남 천안 백석대(총장 송기신)에서 개막한 '백석학원 건학 50주년 국제학술대회'서 강조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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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오류로 가장 피해보는 건 취약계층…시스템 기저엔 인간의 가치 판단 있어
AI 모델 볼때 ‘인간’ '좋은 삶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를 살필 필요 있어

“인공지능(AI) 자체를 악마처럼 두려워하거나 메시아처럼 고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는 이 기술이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지, AI로 가장 피해를 받을 계층이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강영안 한동대 석좌교수가 15일 충남 천안 백석대(총장 송기신)에서 개막한 ‘백석학원 건학 50주년 국제학술대회’서 강조한 말이다. 이날부터 3일간 열리는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네덜란드의 기독교철학협회(SCF)와 협력해 이뤄졌다. SCF는 5년마다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는데 비유럽 국가에서 개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독교 철학적 관점에서 본 문화와 기술, 발전’를 주제로 열린 대회에는 국내뿐 아니라 미국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17개국의 학자들이 참석했다.
대회 첫날 기조연설자로 나선 강 교수는 ‘탈세속 기술 시대의 공동선’을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AI는 지식 확장과 반복 노동 감소 등에 기여하고 있지만 스스로 목적을 설정하거나 인간의 책임을 대신할 권한이 없다”며 “어떤 목적으로 어떤 영역에서 누구의 책임 아래 사용될 것인지는 여전히 인간이 공동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일례로 강 교수는 미국과 한국에서 발생한 복지 프로그램 전산 오류 사례를 들었다. 그는 “미국 인디애나주는 오래전 복지 행정 현대화의 일환으로 전산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오류가 발생해 일부 기초생활수급자의 서류가 시스템에서 사라졌다”며 “해당 시스템이 이를 신청자의 ‘협조 거부’로 처리하면서 질병과 장애를 가진 이들이 의료·소득 혜택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한국 역시 2022년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을 도입했지만 시작 한 달 만에 10만여건의 오류 보고가 접수됐다”며 “이 과정서 일부 한부모 가정이 생활보조금과 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두 사례 모두 시스템의 실패를 감내한 건 결국 생계가 가장 불안정한 사람이었다”며 “이론과 기술은 그 궁극적 지향점에 있어 중립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부정수급 최소화를 위해 복지시스템이 설정됐다면 이는 도움이 절실한 사람을 놓치는 오류보단 무자격자를 지원하는 걸 더 위험하게 간주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효율성을 따지는 모든 계산의 이면에는 무엇을 보호해야 하고, 무엇을 감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판단이 깔려 있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AI 논의에서 ‘이 모델은 객관적‘이라고 하기보단, ‘이 모델은 인간과 좋은 삶을 어떻게 정의하는가’를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안=글·사진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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