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통합위원장에 김부겸 유력…중도확장·통합 다시 ‘시동’
신임 국민통합위원장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 지명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15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청와대는 지난 9일 이석연 전 위원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국민통합위원장에 김 전 총리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를 지낸 더불어민주당의 원로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내면서는 민주당 내에서 중도 보수 성향으로 평가받았고, 민주당 소속으로는 불모지인 대구에서 최초로 당선된 이력을 갖고 있다.

국민통합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자문위원회로 위원장은 위촉된 외부 위원 중에서 대통령이 지명한다. 위원의 임기는 2년이지만, 위원장의 임기는 대통령령인 국민통합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이 전 위원장의 경우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할 때 임기를 1년으로 명시했고, 임기 만료일까지 재신임 여부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하자 “대통령 뜻에 따라 물러난다”며 먼저 사의를 밝혔다.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전 총리는 1987년 민주화 이후 빈민운동가였던 제정구 전 의원, 원혜영·유인태 전 의원 등과 한겨레민주당을 창당하며 정계에 입문했다. 91년 3당 합당 이후 ‘꼬마 민주당’에 잔류했고, 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새정치국민회의를 창당하며 민주진영이 쪼개졌을 때도 민주당에 잔류할 만큼 소신파로 통했다.

97년 통합민주당과 신한국당의 합당으로 한나라당이 출범하자 ‘정치 스승’ 제 전 의원을 따라 한나라당에 합류했다. 2000년 경기 군포에서 처음 금배지를 달았지만, 당내 이념·정책 노선에 반기를 들다 2003년 탈당해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한 ‘독수리 5형제’ 중 한 명이었다. 군포에서 3선을 지낸 뒤에는 ‘지역주의 극복’을 내걸고 고향인 대구로 낙향했고, 2012년 총선→2014년 대구시장 낙선을 거쳐 삼수 끝에 2016년 대구 수성갑에서 4선에 성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그는 2020년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재선에 실패했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고배를 마신 뒤에는 총리직으로 내각에 복귀했다. 이후 경기 양평에 집을 짓고 노후를 보내던 그를 민주당은 선거 때마다 대구·경북(TK) 자원으로 끊임없이 소환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정청래 전 대표가 여러 차례 요청한 끝에 대구시장 선거에 다시 나섰지만, 추경호 대구시장에 8.87%포인트 차로 분패했다.

선거 기간엔 상대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보다는 여권의 공소취소,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에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냐”라고 하거나 “김부겸을 시장으로 만들면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할 강력한 내부 목소리가 생긴다”며 여당 견제론을 내세웠다. 정치권에서는 “우리가 옛날에 동경했고 그리워하던 그 시절 정치였다. 부끄러움도 알고 사양지심(辭讓之心)도 있는 그런 정치를 오랜만에 봤다”(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호평이 이어졌다.
그런 김 전 총리를 신임 국민통합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검토하는 건 이재명 정부가 한동안 잠잠했던 중도 확장과 국민 통합에 다시 무게를 싣는 의미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김 전 총리는 여권과 대화가 원활하면서도 평생 중도·통합형 정치 노선을 걸어온 정치인”이라며 “양극화한 정치 현실에 대안을 제시할 몇 안 되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김 전 총리는 선거 뒤에도 한동안 대구에 머물다 최근 양평 자택으로 다시 올라왔다고 한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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