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업황 살아나는데…나이스신평 “셀보다 소재사 더 어렵다”

임성영 2026. 9. 15.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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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2차전지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신용도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대규모 증설 투자가 일단락된 셀 업체와 달리 소재 업체는 낮은 수익성과 불어난 차입금에 추가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견이다.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제품과 국내 업체의 주력 제품 간 미스매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과거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정비와 차입부담 등이 신용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NICE신평은 앞으로 국내 2차전지 업체의 기존 투자자산 가동률과 수익성 회복 여부, LFP 등 신규 사업의 투자 성과와 수익창출력 개선 수준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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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성장세 재개에도 국내 업체 신용도 회복은 더뎌
셀사 대규모 증설 일단락…ESS 확대가 수익성 회복 변수
소재사, 낮은 수익성·차입부담에 추가 투자까지 겹쳐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의 신용도 회복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대규모 증설 투자가 일단락된 셀 업체와 달리 소재 업체는 낮은 수익성과 불어난 차입금에 추가 투자 부담까지 겹치면서 신용도 하방 압력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의견이다.

15일 이영규 NICE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성장세가 재개되고 있지만 국내 2차전지 기업의 신용도에는 여전히 부정적인 요인이 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 성장을 주도하는 제품과 국내 업체의 주력 제품 간 미스매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업체와의 경쟁 심화, 과거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고정비와 차입부담 등이 신용도 개선을 제약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 국내 2차전지 업체의 실적 회복 속도는 시장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수익성이 일부 개선됐지만 보상금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상반기 셀·소재 업체 모두 영업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수요 증가가 LFP(리튬인산철)와 미드니켈 등 중저가 제품에 집중되면서 하이니켈 삼원계를 주력으로 해온 국내 업체의 제품 구성과 시장 수요 사이의 간극도 커졌다.

특히 중국 배터리 업체와의 경쟁은 LFP를 넘어 삼원계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내 삼원계 배터리 탑재량은 지난해 144.1GWh로 이 가운데 CATL이 101.6GWh를 공급했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지난해 전체 배터리 셀 판매량 108.8GWh에 육박하는 규모다. 그동안 ‘한국은 삼원계, 중국은 LFP’로 나뉘었던 경쟁 구도가 흐려지면서 국내 업체의 주력 시장에서도 경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

셀사는 ESS 돌파구…투자 부담도 완화

다만 신용도 부담은 셀과 소재 업체 사이에서 차이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됐다.

셀 업체는 대규모 증설 투자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향후 투자 부담이 과거보다 완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투자로 늘어난 차입금은 여전히 부담이지만, ESS 판매 확대와 비배터리 사업을 통한 수익성 보완이 향후 신용도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북미 ESS 시장 확대가 돌파구로 꼽힌다. 미국의 올해 상반기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약 76GWh로 전년 동기 대비 약 83% 증가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와 전력망 보강, 재생에너지 확산 등에 따른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어서다.

국내 셀 업체도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해 ESS용 LFP 배터리 대응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 기준 약 140GWh 규모의 ESS 수주잔고를 확보한 가운데, 북미 ESS 생산능력을 2025년 말 20GWh에서 2026년 말 50GW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미국 스텔란티스 합작공장의 라인을 전환해 연말까지 30GWh 규모의 ESS용 LFP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SK온 역시 미국 조지아 공장의 일부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중국 견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장기간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와 투자세액공제(ITC) 혜택이 각각 2030년과 2034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될 예정인 데다 중장기적으로 LFP 시장의 가격 경쟁도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NICE신평은 현재 우호적인 미국 시장 환경을 활용해 국내 업체가 LFP 생산 경험을 축적하고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국내 2차전지 업체별 나이스신용평가 신용등급 및 주요 모니터링 요인
소재사는 수익성·차입금에 추가 투자까지

문제는 소재 업체다. 셀 업체와 마찬가지로 과거 대규모 증설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었지만 가동률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수익성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여기에 시장 중심이 LFP로 이동하면서 제품 다각화를 위한 생산라인 투자와 미국의 금지외국단체(PFE)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상공정 투자까지 추가로 필요하다. 기존 사업의 부진한 수익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자금을 외부에서 조달해야 해 재무위험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NICE신평은 소재 업체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셀 업체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이 낮고 차입부담이 높은 가운데 LFP 대응과 상공정 내재화 등을 위한 추가 투자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신규 투자 성과와 추가 자금조달 규모가 신용도를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개별 업체 가운데 엘앤에프의 부담도 주목했다. NICE신평은 엘앤에프의 신용등급을 ‘BB+’, 등급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제시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2023~2025년 대규모 EBITDA 적자를 기록한 뒤 올해 재고자산평가손실 환입 등에 힘입어 영업흑자로 돌아섰지만 증설 과정에서 차입부담이 크게 늘었다. 현재 LFP 신규공장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이 수석연구원은 “향후 LFP 신규투자의 안정적인 가동 및 수익창출 여부와 이를 통한 구조적인 수익성 개선 가능성을 중점적으로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차입부담이 크게 확대된 상황에서 LFP 투자 성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않으면 신용도 하방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NICE신평은 앞으로 국내 2차전지 업체의 기존 투자자산 가동률과 수익성 회복 여부, LFP 등 신규 사업의 투자 성과와 수익창출력 개선 수준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추가 투자와 외부자금 조달 규모, 계열사의 직·간접적인 지원 수준, 자본성 자금조달 등을 통한 채무 부담 관리 수준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각 회사의 신용등급에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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