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늦춰야” vs “멈추면 진다”… 美·中, 엇갈린 AI 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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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인공지능(AGI) 시대에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중 양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주요 AI 기업들이 AGI 개발에 한층 속도를 올리는 데 비해 당국은 안전과 통제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하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속도 조절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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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가속… 시진핑 ‘통제’ 강조
美 빅테크 감속… 트럼프는 반대
양국, 일자리 대체 위협서 인식차
범용기술 vs 자율 지능 개념 차이도

범용인공지능(AGI) 시대에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미·중 양국 정부와 기업들의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은 주요 AI 기업들이 AGI 개발에 한층 속도를 올리는 데 비해 당국은 안전과 통제의 중요성을 함께 강조하는 모습이다. 반면 미국은 빅테크를 중심으로 AI 개발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정부는 중국에 주도권을 빼앗길 수 있다며 속도 조절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1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주요 AI 스타트업들은 AGI 개발에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 량원펑 딥시크 창업자는 지난 5월 비공개 투자자 회의에서 “회사의 최우선 과제는 AGI 달성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며 획기적인 사용자 비용 절감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탕제 즈푸AI 창립자는 지난 7월 임직원 서한에서 “단기적인 상업화보다 AGI 연구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옌쥔제 미니맥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진정한 AGI를 달성할 때까지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중국의 연산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 최고 권위 공학자인 우허취안 중국공정원 원사는 현재 미국과 중국의 전 세계 컴퓨팅(연산) 용량 비중이 각각 46%, 21% 수준이며 2030년에는 중국이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들의 속도전과 달리 중국 정부는 개발과 통제를 병행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상하이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기조연설에서 “AI는 반드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며 인간과 국가의 통제권 아래에 놓여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를 국가 성장 동력으로 적극 육성하되 기술 발전이 통제 범위를 벗어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함께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에서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AI 개발 경쟁 최전선에 있는 빅테크 수장들이 먼저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이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는 현재 AI 발전 속도가 가팔라지는 상황이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경고 신호”라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이 개발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이것은 가장 어려운 딜레마다. 하지만 우리는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앤트로픽·오픈AI·구글은 업계 안전 기준을 설정하는 AI 표준기구를 설립하는 방안을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감속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고 솔직히 말해 (그 상태를) 계속 유지하고 싶다”며 “AI에서 승리하는 자가 승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안전장치를 마련할 수 있다”면서도 “제기될 필요가 없는 것들을 제기하는 부정적 세력이 많다고 본다”는 언급도 했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칫 개발 속도를 늦췄다가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미·중 모두 AI 개발 경쟁의 위험성을 인식하면서도 상대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 때문에 먼저 브레이크를 밟지 못하는 ‘죄수의 딜레마’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국의 엇갈린 대응에는 AI를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차이도 깔려 있다. 스탠퍼드대 AI 인덱스 조사에 따르면 AI 제품·서비스에 기대감을 나타낸 중국인은 84%였지만 미국인은 38%에 그쳤다.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에서는 최근 20년간 모바일 결제·전자상거래·배달 등 디지털 기술 확산이 생활수준 향상과 맞물리며 ‘기술이 삶을 개선한다’는 경험이 축적된 반면, 미국에서는 개인정보 침해와 빅테크 권력 집중, 일자리 대체 등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산업 구조의 차이도 존재한다. 미국은 노동자 약 80%가 서비스업에 종사하지만 중국은 그 비중이 약 46%에 그치고 노동자 5분의 1은 여전히 농업에 종사하고 있어 AI의 일자리 대체 위협에 노출되는 비중 자체가 상대적으로 낮다. 양국이 말하는 AGI 개념에 차이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일 찬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정책당국의 목표는 AI를 다양한 산업·서비스 전반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강력한 범용 기술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AGI를 인간을 능가하는 자율 지능으로 보는 실리콘밸리의 개념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윤선 기자 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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