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제 불가능한 AI’ 투자 변수로… 한국 증시까지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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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불가능한 인공지능(AI)'이 글로벌 투자시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AI 패권을 위한 빠른 속도와 대규모 투자가 중요했다면, 최근 AI 고도화에 따른 '인류 멸망' 우려가 대두됨에 따라 글로벌 AI 수장들이 한 목소리로 속도조절을 강조하면서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AI가 위험할 만큼 강력하므로 더 투자해야 한다'는 기존 서사에 '그 위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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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사이클 둔화 해석 과도” 지적도

‘통제 불가능한 인공지능(AI)’이 글로벌 투자시장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지금까지는 AI 패권을 위한 빠른 속도와 대규모 투자가 중요했다면, 최근 AI 고도화에 따른 ‘인류 멸망’ 우려가 대두됨에 따라 글로벌 AI 수장들이 한 목소리로 속도조절을 강조하면서다. AI반도체 밸류체인의 투자 수혜를 입은 빅테크를 비롯해 반도체 중심의 한국 증시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다만 속도조절론을 AI 사이클 둔화로 해석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1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25.54포인트(3.26%) 하락한 6684.37에 장을 마쳤다. 오픈AI의 새 AI 모델 ‘아스트라’(GPT-6 Astra) 이후 지난 9일 7000선을 재탈환했지만, 3거래일 만에 4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반도체 투톱도 나란히 급락했다.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6.35% 하락한 169만7000원, 삼성전자는 4.05% 하락한 2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AI 속도조절론’에 따른 반도체 투자 둔화 우려가 꼽힌다. 최근 속도조절론의 운을 뗀 건 제이콥 콕슨 전 앤트로픽 AI 모델 훈련 담당 연구원이다. 그는 지난 8일(현지시간) 2030년이 오기 전 AI가 인류를 파멸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주말에는 글로벌 AI 기업 수장들은 일제히 AI 개발 속도 조절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블로그에 AI 오용 가능성을 경고하며 “AI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등이 공개적으로 호응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안전과 통제 등이 AI 투자 논리의 새 조건으로 부상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AI가 위험할 만큼 강력하므로 더 투자해야 한다’는 기존 서사에 ‘그 위험을 통제할 수 있도록 개발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논리가 더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부 검증과 안전성이 다음 단계 개발 조건으로 작용하면 투자 의사결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AI 위험이 투자 집행의 속도를 제한할 수 있는 변수로 부상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를 AI 투자 사이클 둔화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논의는 AI 개발 중단보다 개발 속도와 안전성 검증을 조절하자는 성격”이라며 “AI 투자 사이클 둔화 해석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2023년 이후 AI 안전 논쟁이 산업 전체의 훈련 중단이나 반도체 발주 축소로 이어진 사례는 없다”며 “산업 방향을 바꾸려면 먼저 주문과 가격, 현금 흐름이 꺾여야 하는데 현재 숫자는 아직 그런 변화를 가리키지 않는다”고 했다.
미·중 AI 패권 경쟁도 변수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미국 안에서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속도조절 논의가 현실화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빅테크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AI 위험 통제가 후발주자의 진입장벽을 높인다는 지적이다. 강화한 안전 기준이 대기업에는 감당 가능한 비용이지만 후발 주자와 오픈소스 진영에는 진입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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