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깜박이 켠 연준… 트럼프 뿌리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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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포함한 19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주가지수와 채권값을 떨어뜨리는 자산시장의 악재로 여겨지지만 이번 회의를 바라보는 세계 금융가의 시선은 이전과 다르다.
일회성이냐? 지속성이냐? 촉각 문정희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반드시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워시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시장에 부응하는 기조만 보여줘도 안도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며 "한국은행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조와 같은 '매파적 인상'인지, 일회성 조치에 그치는 '완화적 인상'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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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發 고물가에 인상 시그널
시장은 이미 금리인상에 무게
트럼프 압박 속 독립성 시험대
동결 땐 시장 신뢰에 타격
워시의 입은 인상 횟수 가늠자
韓 선제대응했지만 파장 주시
美·日 동시땐 금융시장 충격파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포함한 19명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15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은 주가지수와 채권값을 떨어뜨리는 자산시장의 악재로 여겨지지만 이번 회의를 바라보는 세계 금융가의 시선은 이전과 다르다.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지난주 한때 5% 선을 돌파하며 연일 고공행진을 펼치는 상황에서 연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을 뿌리치지 못하면 주식·채권 시장의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한다. 연준에 이어 일본은행도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이번 주는 세계 금융가의 ‘슈퍼 위크’로 주목된다.

이번 FOMC 회의를 앞둔 월가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연준의 정책 신뢰도가 금리 수준보다 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연준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12월부터 3.50~3.75%로 고정된 반면,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 2월 28일 이란과의 전쟁 발발 이후 가파르게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지난주 뉴욕증시 마지막 거래일인 11일 한때 5% 선을 넘어선 뒤 4.97% 안팎을 가리키고 있다. 미국 20~30년물 금리의 경우 5.3%대로 치솟았다. 전쟁 장기화로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채금리도 덩달아 오르면서 기준금리와의 괴리가 커졌다. 미국의 기준금리와 국채금리 사이의 간격이 벌어질수록 연준의 정책 신뢰도가 하락해 자산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

박형중 우리은행 연구원은 “선진국 중앙은행 중 연준만이 올해 유일하게 금리를 인상하지 않았다. 연준의 금리 인상이 이번에 무산되면 11월 중간선거 이후에라도 단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연준이 중립성, 물가 안정 의지, 정책적 신뢰를 시장에 보여주려면 반드시 금리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금융가에 가장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독립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행정부 기조에 맞추는 것만으로도 자산시장이 충격에 빠뜨릴 수밖에 없다는 게 채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박 연구원은 “연준이 국제적 위상과 신뢰를 유지하려면 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이번 회의에서 그럴 의지조차 보여주지 않으면 채권시장의 불안이 12월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근거로 삼는 고용·물가 지표는 이미 금리 인상 쪽을 가리킨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이 지난 4일 발표한 8월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6만2000명이나 증가해 전문가 전망치(5만6000명)보다 3배나 많았다. 노동통계국이 지난 11일 공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식품·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치 역시 전월 대비 0.3% 올라 전망치(0.2%)를 웃돌았다. 강한 고용과 고물가는 모두 금리 인상의 근거가 된다.
워시 의장의 통화정책 기조도 트럼프 대통령의 기대와 다르게 ‘매파’로 돌아선 것으로 관측된다. 그는 지난달 28일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심포지엄(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이 우리(연준) 목표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우리에겐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고물가를 억제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정책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됐다. 워시 의장을 포함한 FOMC 위원들은 회의를 열흘여 앞둔 이달 초부터 연설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한 공개 발언이 금지되는 ‘블랙 아웃’ 기간에 들어갔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가장 주목할 것은 워시 의장의 기자회견이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새벽 3시 금리가 발표되고 30분쯤 뒤부터 시작된다. 워시 의장의 입에서 금리 인상이 일회성인지, 장기적인 추세인지를 짐작할 ‘힌트’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결정 성명문과 함께 공개될 경제전망요약(SEP)에서 FOMC 위원들의 연말 금리 수준 전망을 시각화하는 점도표 역시 연준 정책 방향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행은 17~18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금리를 결정하는데, 현행 1.00%에서 인상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선제적인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 왔지만,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동시에 금리를 올리면 한국 증권·외환시장에는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당국은 17일 연준의 금리 결정 직후 확대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주재하고 금융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F4’(Finance 4) 회의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15일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F4 회의는 데뷔 무대가 될 전망이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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