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구충제로 '항암제' 만든다는 이 회사…美 FDA 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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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트리움바이오가 구충제 성분으로 만든 항암 신약 후보물질 '페니트리움'으로 미국 임상에 나선다.
진근우 페니트리움바이오 공동 대표이사는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페니트리움 글로벌 임상 개발 심포지엄'에서 "이번에 집중했던 부분은 그간 개발돼 온 '암세포 타깃' 항암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테고리의 항암제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만약 암세포의 약물 감수성이 살아있는데, 장벽(가짜 내성) 때문에 효과가 떨어졌다면 그 장벽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항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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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는 아직 동물 단계…3년 연속 적자에 자금 과제

페니트리움바이오가 구충제 성분으로 만든 항암 신약 후보물질 '페니트리움'으로 미국 임상에 나선다. 암세포가 아닌 암세포의 방패 역할을 하는 '장벽'을 허물어 항암 치료 효과를 끌어 올리겠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병용 투여했을 때 키트루다 등 기존 항암제의 효능을 높여주는 보조제 역할이다. 관건은 동물을 대상으로 한 전임상 실험에서 나왔던 효과가 사람에게도 그대로 나타나느냐다.
진근우 페니트리움바이오 공동 대표이사는 14일 서울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페니트리움 글로벌 임상 개발 심포지엄’에서 “이번에 집중했던 부분은 그간 개발돼 온 '암세포 타깃' 항암제에서 벗어나 새로운 카테고리의 항암제를 만들자는 것”이라며 “만약 암세포의 약물 감수성이 살아있는데, 장벽(가짜 내성) 때문에 효과가 떨어졌다면 그 장벽을 걷어내는 것만으로도 항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페니트리움은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으로 만든 고형암 치료 신약 후보물질이다. 몸에 잘 흡수되지 않는 약점을 최진호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의 약물전달기술(DDS)을 활용해 해결했다. 모회사인 현대바이오사이언스가 항바이러스제로 개발하고 있는 '제프티'와 동일한 성분을 공유한다. 기존에 구충제로 쓰이던 성분을 현대바이오가 다각도로 활용하는 셈이다.
페니트리움은 암세포가 아닌 주변 환경을 살핀다는 점에서 기존 항암제와 치료 기전이 다르다. 통상 세포 변질로 인해 암세포 주변에는 단단한 섬유질 그물망이 형성된다. 항암제가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섬유질 장벽을 뚫고 암세포 안까지 약물이 도달해야만 한다. 이때 섬유질 장벽에 막혀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상황을 치료 대상인 ‘가짜 내성’으로 규정한 것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도 새로운 치료 기전에 주목했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지난 3일 FDA로부터 페니트리움의 고형암 임상 2a상 시험계획(IND)를 승인받았다. 앞서 현대바이오가 다른 적응증(치료 범위)에 대해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 받은 만큼 임상 1상은 건너 뛰었다.
이번 임상은 기존 항암제와 함께 투여했을 때 효과와 안전성을 살피는 차원이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 활용되는 항암제는 크게 3종류(면역·표적·화학)다. 여기에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항암제까지 페니트리움과 병용 투여했을 때 모두 항암 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페니트리움바이오의 설명이다.
실제로 동물 대상 전임상 실험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관찰됐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페니트리움과 ‘키트루다’로 대표되는 항PD-1 계열 면역항암제를 설치류(쥐)에 함께 투여한 결과 폐로 암세포가 전이되는 빈도가 줄었다. 억제율은 무려 96%에 달했다. 대표적인 췌장암 치료제 ‘젬시타빈’과 함께 설치류에 투여했을 때도 종양(암세포)이 92% 억제됐다.

장수화 페니트리움바이오 연구기획 이사는 “연구는 지금까지 생각하던 항암 치료의 저항성이 정말 암세포의 저항성에서 기인한 것일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다”며 “암세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과도한 세포를 ‘가짜 내성’으로 규명하고, 페니트리움으로 가짜 내성을 타겟팅해서 병용 투여한 결과 함께 투여한 약물 성과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인 만큼 기술수출(L/O)보다는 치료 기전 ‘입증’에 집중한다. 특히 페니트리움은 기존 항암제보다 임상 결과 도출에 걸리는 시기가 짧을 것으로 기대된다. 페니트리움바이오는 시험 대상자를 모집한 뒤로 필요한 시간은 3개월(12주)라고 강조했다. 병용 치료에 집중한 덕분이다.
조원동 페니트리움바이오 회장은 “저희(페니트리움)가 얼마나 기전적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는 것을 증명하는 지가 더 중요하다”며 “생존 기간을 봐야 하는 기존 항암제 임상과 다르게, 빠르게 임상 효과를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런 강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페니트리움의 목표가 항암 치료의 새로운 지평인 만큼 국내외 의료진의 관심과 기대도 뜨거웠다. 장대영 한림대 성심병원 교수 겸 위암협회 회장은 “암환자를 오래 치료하다 보면 결국 후기에는 독성 때문에 환자가 약물을 줄이기도 하고, 애초에 항암제가 안 듣는 환자도 마주하게 된다”며 “만약 이런 것들이 종양 미세환경(TME) 때문이었다면 페니트리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리나 가라시노 미국 시카고 의과대학 교수도 “그간 우리는 암세포 자체만을 겨냥해 없애려고 노력해 왔다"며 "하지만 암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제는 이해하게 됐다”고 말했다. 가라시노 교수는 전 세계 폐암 표준치료 지침(SoC)을 바꾼 세계적 권위자다.
문제는 임상을 끌고 갈 현금이다. 다른 바이오 벤처들이 그렇 듯이 페니트리움바이오 역시도 번 돈으로 투자를 메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다. 지난해 페니트리움바이오는 148억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3년 연속 적자다. 결국 자금 조달을 위해서는 모회사인 현대바이오나 자본 시장에 손을 벌려야 한다. 지난 5월 실시한 74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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