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車 미국 진출 가능성…현대차, 하이브리드·EREV·현지화로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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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현지 생산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북미 전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업체의 미국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경쟁은 저가 전기차를 넘어 하이브리드와 주행거리연장형 전기차(EREV) 등 전동화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업체의 미국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경쟁은 단순한 저가 전기차 대결을 넘어 하이브리드·EREV와 생산원가, 현지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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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하이브리드·EREV 확대에 북미 생산·부품 현지화까지 대응 강화
“中 원가 경쟁력은 부담…美 진입 현실화까진 최소 수년 걸릴 가능성”

14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인을 고용한다면 중국이 미국에 들어와 공장을 짓고 자동차를 생산해도 괜찮다”고 말했다. 미국에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현지 인력을 고용한다면 중국 차 업체의 진출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취지다. 반면 중국 업체가 멕시코에서 저가 차량을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이 당장 현실화된 건 아니다. 미국은 중국산 자동차에 고율 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중국과 연계된 차량용 소프트웨어와 통신장비 등을 제한하는 커넥티드카 규제도 시행하고 있다. 트럼프의 발언 역시 구체적인 규제 완화 방안이나 특정 업체의 투자 계획까지 제시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사실상 봉쇄돼 있던 중국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 가능성을 미국 대통령이 직접 언급했다는 점이다.

중국 업체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중국 업체는 생산원가 측면에서 현대차가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가격 경쟁력이 높다”며 “미국 현지 생산을 통해 관세 장벽이 낮아지고 안보 우려까지 완화된다면 한국차와 중국차 간 관세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가격 경쟁력 격차가 더 크게 부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의 초점이 순수 전기차에만 머물지는 않을 전망이다. 중국 업체들은 전기차뿐 아니라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등 다양한 전동화 차량으로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가 지난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승용차 수출은 89만4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 증가했다. 전기차와 PHEV 등 신에너지차 수출 증가율은 154.7%에 달했다.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둔화되는 가운데 해외시장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현대차 역시 북미 시장에서 전동화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핵심은 순수 전기차만을 앞세우기보다 하이브리드와 EREV까지 제품군을 넓히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달 열린 ‘2026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오는 2030년까지 북미에서 판매하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10종 이상으로 확대하고 전체 판매에서 하이브리드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북미에서는 투싼과 산타페 등 주력 SUV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향후 제네시스를 포함해 적용 차종을 확대하고 미국 현지 생산도 늘릴 방침이다.

생산과 공급망 현지화도 주요 대응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업체의 미국 진출 조건으로 현지 공장과 고용을 강조한 만큼 향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생산과 공급망을 얼마나 현지화했는지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는 오는 2030년까지 북미 생산능력을 기존 계획보다 50만대 추가 확대할 방침이다. 현지 부품 조달률 목표도 기존 60%에서 80%로 높였다. 하이브리드 차량 역시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등에서 생산 확대를 추진한다.
현대차가 이미 미국 내 생산기지와 부품 공급망, 판매망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 업체가 새롭게 생산시설과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것과 달리 현대차는 기존 기반을 활용해 현지 생산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상쇄할 수 있는 뾰족한 대응책은 아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교수는 “현대차가 몇 년 뒤 중국차가 미국에 들어올 것에 대비해 기술격차를 벌리겠다는 것은 통상적인 대응에 그칠 수 있다”며 “원가절감 및 휴머노이드 도입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생산원가를 낮추는 노력을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의 미국 진출이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그룹의 경쟁은 단순한 저가 전기차 대결을 넘어 하이브리드·EREV와 생산원가, 현지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현대차가 이미 구축한 북미 생산 기반을 활용하는 동시에 중국 업체와의 원가 격차를 얼마나 좁힐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의 관건으로 꼽힌다.
김수지 기자 sa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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