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엇갈린 LFP 전략, 美·EU 수요 겨냥한 K-양극재 [배터리레이다]

[디지털데일리 고성현기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시장 확대에 대응하는 국내 양극재 업계의 전략이 엇갈리고 있다. 엘앤에프가 LFP 양극재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낙점하고 양산에 속도를 내는 반면, 에코프로비엠은 유럽 내 하이니켈 삼원계 수요 확대에 무게를 싣기로 하면서다. 포스코퓨처엠은 LFP 사업에 진출하면서도 기존 니켈·코발트·망간(NCM)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는 투트랙 전략을 택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엘앤에프는 3분기 LFP 양극재 시생산에 돌입한 이래 대량 양산을 위한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기존 연간 3만톤 생산이 가능한 설비에 이어 추가 3만톤에 대한 설비 반입을 준비하면서 내년 중 연산 6만톤의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탄산리튬과 철·인산 전구체를 활용한 이차전지다. 에너지밀도가 낮고 밀도 대비 무게가 높지만 생산단가가 저렴하고 구조 안정성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중저가형 전기차를 비롯해 한 곳에서 오랜 기간 충방전을 반복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용도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초 국내 배터리 업계는 오랜 기간 업력을 쌓아 온 NCM 등 삼원계 중심의 생산 전략을 구상해 왔다. 시장 내 주류로 자리 잡고 있던 LFP 배터리는 이미 중국이 공급망과 생산역량을 확보했던 만큼, 가격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웠던 영향이었다. 하지만 미국 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로 전력망이 확대되고 금지외국기관(PFE) 등 대중 규제가 유지되자 관련 시장 판도를 넓히게 됐다.
엘앤에프 역시 지난해 자회사 '엘앤에프플러스'를 설립한 이후 LFP 양극재 양산을 위한 작업을 서둘러 왔다. 구지3공장 인근에 LFP 양극재 공장을 준공하는 한편 증설과 양산성 검증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오면서다. 최근에는 연 3만톤 규모 생산이 가능한 1·2라인을 활용해 고객사로의 양극재 공급 등을 준비하고 있다.

반면 당장의 LFP 양극재 투자보다 기존 강점을 활용한 삼원계 양극재 중심의 전략도 세워지고 있다. 하이니켈 양극재 중심의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인 사례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6월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 하이니켈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를 처음 출하하며 유럽 현지 양산을 본격화했고, 인근 CATL 등 현지 배터리 공장으로의 납품을 위한 샘플 테스트 등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존 NCA 라인 일부를 NCM 공급용으로 개조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내년 4분기부터 유럽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니켈 함량 90% 이상의 하이니켈 NCM 양극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BMW·벤츠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소재의 역내 조달을 확대하는 가운데 현지 생산능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는 점을 수주 경쟁력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CNGR과의 협력을 통해 LFP 양극재 진출을 추진하는 한편, 기존 삼원계 중심의 구조를 유지하는 투 트랙 전략을 내세웠다.
CNGR과 한국 자회사 피노와 3자 설립한 씨앤피신소재테크놀로지로 LFP 양극재를 생산하는 한편, 포항 양극재 공장 내 자체 라인을 개조해 자체 생산도 병행하는 방식이다. 특히 포항 양극재 공장에서는 씨앤피신소재로부터 1차 소성된 LFP 양극재를 조달 받아 2차 소성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안의 생산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비중국계 LFP 양극재는 중국계 대비 생산원가가 높아 시장 경쟁자가 늘면 늘수록 불리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엘앤에프·씨앤피신소재가 미국 중심의 LFP ESS 수요에 대응하고, 유럽 내 판매량이 늘어난 전기차에는 기존 NCM·NCA 양극재를 납품하는 이원화 구조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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