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사실 친구 한 명도 없어요" 고백했더니…50만명 몰려와 공감 쏟아졌다

김성욱 2026. 9. 14.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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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보다 영상으로 공개하는 영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영상에 50만명 주목영국 런던에 사는 테스 라반다(22)가 한 달 전 유튜브에 올린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50만회를 넘어섰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가장 외로운 세대'를 보면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답한 16∼21세 비율은 지난 2014년 100명 중 1명에서 현재 20명 중 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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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에 '친구 없는 일상' 공유하는 청년들
英 친한친구 '0명' 응답자 10년 새 5배로
전문가 "우연히 사람 마주칠 공간 사라져"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감추기보다 영상으로 공개하는 영국 청년들이 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솔로맥스', '외로움 인플루언서', '친구 없는 감성' 같은 표현과 함께 혼자 보내는 일상을 공유하는 콘텐츠가 확산하고 있다. 혼자 사는 삶을 낭만적으로 꾸미는 영상도 있지만,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며 공감을 얻는 소통 방식으로도 자리 잡는 분위기다.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 영상에 50만명 주목

영국 런던에 사는 테스 라반다(22)가 한 달 전 유튜브에 올린 '친구가 한 명도 없어요'라는 제목의 영상은 조회수 50만회를 넘어섰다. 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런던에서 혼자 살기' 등 혼자 보내는 일상 영상에도 수천 명이 댓글로 자신도 같은 감정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라반다는 가디언에 "사람들이 드디어 이 문제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게 돼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혼자 있는 것을 부끄럽고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는 문화 때문에 아무도 용기를 내어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영국의 22세 여성이 친구가 없다며 올린 영상. 테스 라반다 유튜브.

라반다는 원래 친구를 사귀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코로나19를 거치며 고립감이 더 커졌다고 한다. 어느 날 밤 혼자 외출하려다 두려운 기분이 들어 카메라를 켠 것이 영상의 시작이었다. 그는 "비판받고 괴롭힘당할 거라고 예상했는데, 반응은 압도적으로 긍정적이었다"며 "정말 많은 사람이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영국 공공정책연구소(IPPR)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 '가장 외로운 세대'를 보면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답한 16∼21세 비율은 지난 2014년 100명 중 1명에서 현재 20명 중 1명으로 늘었다. '친한 친구가 셋 이상'이라는 응답과 '현재 친구 관계에 대한 만족도'는 떨어졌다. 아브니 모자리아 IPPR 부소장은 "아이들은 유약한 존재가 아니다. 어른들이 남겨준 암울한 세상에 대한 합리적인 반응"이라며 "한 세대가 긴축과 팬데믹, 디지털 혁명을 통과하는 동안 집을 구하고 성인의 삶을 시작하는 비용은 치솟았다"고 말했다.

"우연히 사람 마주치는 '약한 연결' 사라져"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픽사베이

파멜라 퀄터 영국 맨체스터대 교육심리학 교수는 기본적인 사회적 기술을 연습할 공간이 줄어든 점에 주목했다. 퀄터 교수는 "우리는 일상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과 나누는 그런 소소한 대화가 정말 부족하다"며 "재택근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무료 또는 저렴한 장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가처분소득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동네 가게나 직장, 학교에서 주고받는 짧은 인사, 즉 '약한 연결'이 견고한 우정의 토대가 되는데, 이런 연결이 부족해졌다는 것이다.

마누엘라 바레토 엑서터대 사회·조직심리학 교수는 "취업이나 내 집 마련 등 모든 게 너무 어렵다"며 "이런 어려움은 불안감을 낳고, (자신이) 좋은 친구가 될 자격이 있다고 느끼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IPPR 보고서에서 15∼17세는 하루 6시간 30분가량을 유튜브·틱톡·인스타그램·스냅챗 등에서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년 단체 'UK유스' 교육·개발 담당자 조디리 포스터는 "SNS와 단체 채팅방에서 형성된 관계가 순식간에 괴롭힘으로 이어져 청소년들이 오히려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밖에서 친구를 만나러 갈 교통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청소년도 있다고 한다.

다만 친구가 적다는 사실과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가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젊은 세대가 실제로 더 외로워진 게 아니라, 우정에 대한 기대와 관계를 맺는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퀄터 교수는 "어쩌면 우리가 우정에 대해 기대하는 바가 바뀌고 있는지도 모른다"며 "친한 친구가 적은 사람들이 오히려 그런 상황에 만족하는 걸지도 모른다"고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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