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기업] 빛으로 깨어난 이순신, 현충사 밤하늘 수놓아
아산시, 9월 18일 ~ 10월 11일 개최
‘이순신, 영혼의 귀환’ 미디어아트
현충사 전체, 하나의 캔버스로 조성
거북선 랩소디부터 해금 연주까지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가 오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아산 현충사 일원에서 열린다. 사진은 충무문 첫 장면 ‘충령의 초대’(왼쪽 사진)와 행사 포스터. [사진 아산시]](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4/joongang/20260914053217807hgxn.jpg)
성웅 이순신. 그의 이름은 누구나 알지만, 장군이 홀로 견뎌야 했던 밤까지 생각하는 이는 많지 않다. 올가을 아산 현충사에 이순신의 밤을 따라 걷는 빛의 길이 열린다. 장군이 남긴 글씨가 빛으로 깨어나고, 고요한 연못 위로 바다가 일렁이며, 난중일기의 기록과 거북선, 장검이 오늘의 시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국가유산청과 충남 아산시,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마련한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아산 이충무공 유허(현충사)’가 오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아산 현충사 일원에서 열린다. 미운영일인 9월 21·28일, 10월 6일을 제외하고 총 21일간 운영된다. 특히 ‘2025-2026 아산방문의 해’를 맞아 아산의 대표 역사문화 공간인 현충사를 야간에 새롭게 경험하는 문화관광 콘텐츠로서 의미를 더한다.
올해 주제는 ‘이순신, 영혼의 귀환’이다. 이순신 장군이 치른 전투와 승리를 보여주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나라의 운명을 짊어진 한 인간이 감내해야 했던 두려움과 고뇌, 끝내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빛과 소리, 공간의 흐름으로 풀어낸다. 작품의 중심 개념인 ‘영해(靈海), 영혼의 바다’는 장군이 사선을 넘나들었던 바다를 그의 내면과 현재의 관람객을 잇는 상징적 공간으로 확장한다.
관람은 충무문에서 시작해 정려와 연못, 중앙광장, 홍살문, 현충사, 구본전으로 이어진다. 모두 18개 장면으로 구성되며, 첫 장면 ‘충령의 초대’에선 장군이 남긴 글씨가 빛의 물결로 깨어난다. 정려에선 충효의 기록이 물빛으로 되살아나고, 연못에선 거북선과 해전을 표현한 ‘한산대첩’이 펼쳐진다. 이어 ‘달빛 영해’와 ‘영해, 내면의 바다로’가 관람객을 중앙광장으로 이끈다.
중앙광장에선 ‘영검의 귀환’을 시작으로 ‘영해의 주인’ ‘거북선 랩소디’ ‘영웅강림’이 차례로 이어지며 이야기의 절정을 만든다. 난중일기의 기록 위로 거북선이 물살을 가르고 물과 빛이 한꺼번에 솟구치며 장군의 기억과 정신을 장대한 장면으로 풀어낸다. 마지막 ‘영해의 노래’에선 관람객의 마음을 실은 빛이 하늘로 오르며 긴 여정을 마무리한다.
이번 미디어아트는 특정 건축물 한 곳에 영상을 투사하는 방식과 아닌, 충무문과 정려, 연못, 길과 나무, 중앙광장, 구본전까지 현충사 전체 공간을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관람객이 직접 걸으며 장군의 기록과 정신, 내면을 따라가도록 구성했다. 화려한 기술을 앞세우기보다 현충사가 품어온 기억과 장소성을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데 무게를 뒀다.

공연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매주 금·토·일요일과 공휴일엔 중앙광장에서 ‘빛볼무 창작무용’이 오후 7시 30분과 8시 30분 하루 두 차례 펼쳐진다. 연못 무대에선 공연 날짜에 따라 해금 또는 거문고 독주가 오후 7·8·9시에 하루 세 차례 진행된다.
행사 관계자는 “현충사라는 장소가 가진 엄숙함과 역사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관람객이 장군이 남긴 기록과 정신, 한 인간으로서의 마음을 천천히 따라가도록 전체 여정을 구성했다”며 “관람을 마친 뒤 이순신 장군의 위대함뿐 아니라 영웅이 아닌 인간으로서 장군이 마지막까지 지키고자 했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KTX·SRT 이용객은 천안아산역에서, 일반열차와 전철 이용객은 온양온천역에서 내린 뒤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으며 시내버스 970번과 971번은 현충사 정류장에 정차한다.
김재학 중앙일보M&P 기자 kim.jaih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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