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을 트럭에 싣기 직전이라 느꼈다”

2026. 9. 13.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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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얽힌 '코로나19 신약 승인 로비' 의혹 사건의 공익신고자 조모씨가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마약 공장에서 마약을 유통 트럭에 싣기 직전이라는 느낌에 용기를 냈다"고 공익신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조씨는 "외부 전화 한 통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계획이 통과되는 것을 보고 '검증되지 않은 약을 온 국민이 맞으면 어떻게 되나' 싶었다"며 공익신고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공익신고자 조씨는 2022년부터 국회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는 로비 의혹을 식약처, 국민권익위원회, 대검찰청 등에 총 여섯 차례 제기한 인물이다.

조씨가 공익신고를 한 대로 나름대로의 정의가 실현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실은 그가 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는 일조차 녹록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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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원의 질문]
‘신약 승인 로비’ 의혹 공익신고자
“공익신고, 선뜻 추천하기 어렵다”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얽힌 ‘코로나19 신약 승인 로비’ 의혹 사건의 공익신고자 조모씨가 국민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마약 공장에서 마약을 유통 트럭에 싣기 직전이라는 느낌에 용기를 냈다”고 공익신고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조씨는 “외부 전화 한 통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시험 계획이 통과되는 것을 보고 ‘검증되지 않은 약을 온 국민이 맞으면 어떻게 되나’ 싶었다”며 공익신고를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조씨는 “주가조작 세력을 동반한 문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익신고자 조씨는 2022년부터 국회의원의 실명을 언급하는 로비 의혹을 식약처, 국민권익위원회, 대검찰청 등에 총 여섯 차례 제기한 인물이다. 그는 2022년 말 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았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는 그가 내부고발 상대방으로부터 살해 협박을 받았다는 점도 나타났다. 현재는 대리운전 등의 일까지 하면서 중증 치매 진단을 받은 노부모를 부양 중이라고 한다.

조씨는 김 후보자 지명 이후 13일까지 전화와 서면 방식으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식약처가) 외부에서 전화를 받았다고 해서 ‘(임상시험을) 빨리 진행할게요’ 하는 일은 불가능한 것이고 부정 청탁이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대면 인터뷰는 끝내 거절했다. 김 후보자의 장관 지명으로 ‘코로나19 신약 승인 로비’ 의혹 사건이 재차 화제가 된 이후, 알 수 없는 이들로부터 많은 협박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전공하고 플랫폼 개발 및 바이오 의료 전문가로 25년 이상 일해 온 조씨는, 지인의 소개로 2021년 9월부터 2022년 2월까지 브로커로 알려진 양모씨가 운영하던 화장품 제조업체 G사의 경영·회계를 담당하는 컨설턴트로 일했다. 조씨는 컨설팅 과정에서 양씨가 제넨셀 설립자 강모 교수와 함께 코로나19 치료제 승인을 추진하며 김 후보자를 통해 식약처에 임상 청탁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조씨가 후일 수사기관에 제출한 녹취록 및 증거자료 속에서 양씨는 “승원 오빠랑 식약처장이랑 문자 주고받았으니까 아마 내일 승인 떨어질 거예요” “임상 승인만 나면 큰 거(성공보수) 한 장이 들어온다”와 같은 발언을 했다. 조씨는 업무 실수를 막기 위해 녹취를 하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실제 김 후보자는 2021년 10월 11일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전화해 “제넨셀의 임상시험 승인 신청을 잘 챙겨봐 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이 수사로 드러났다.

전환사채(CB) 인수대금 6억원 입금, 세종메디칼 주식 매수 정황 등 물증은 회계 담당인 조씨의 눈에 먼저 포착됐다. 조씨는 6억원의 CB 자금과 1억원의 현금이 오간 물증 및 관련 증거자료를 수사기관에 직접 제출하기까지 했다.

조씨가 위험을 무릅쓰고 공익신고에 나선 결정적 계기는 신약의 안전성에 있었다고 한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다. 부작용조차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위험한 약이 국민 전체에게 투여될 수 있다는 안타까움과 책임감이 들었다고 조씨는 강조했다. 실제로 제넨셀은 임상시험 신청 과정에서 실험용 햄스터의 이상 동향 등 불리한 사실을 삭제해 거짓 자료를 제출한 것으로 판명됐다.

조씨는 이러한 부정한 승인을 혼자서라도 막아보고자 식약처의 해당 신약 승인 절차를 중지·취소해 달라는 행정심판을 제기했다고 한다. 컨설턴트 역할을 수행하며 모은 행정서류와 녹취 등을 증거자료로 제시하고, 식약처 담당자에게도 직접 연락해 문제점과 위험성을 충분히 어필하고 바로잡아줄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조씨는 한편 행정심판의 ‘당사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안내를 받고 행정심판을 취하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제출한 자료들이 행정심판위원회에서 식약처로 이미 건너간 상황임을 알게 됐다. 해당 자료에는 김 후보자,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 등을 언급하는 녹취도 포함돼 있었다.

놀란 조씨는 식약처에 다시 전화를 걸어 자료 송부 사실을 확인하고 “제넨셀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이냐”며 시정을 재차 강력히 어필했다. 당시 전화를 응대한 식약처 관계자는 “담당 과장의 말을 들어 전화를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답변이나 시정 조치가 없었다고 조씨는 말했다. 조씨는 결국 수사기관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국민신문고를 통해 대검으로 공익신고를 했다.

대검은 식품의약안전 중점검찰청인 서울서부지검이 이 사건을 살피게끔 했다. 조씨는 2022년 11월 30일 처음으로 서울서부지검에 출석해 진술했다. 조씨는 “당시 수사팀은 큰 사건을 만났다는 분위기였다”며 “담당 검사도 기소에 자신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수사가 본격화되자 검찰이 압수한 자료에서 양씨가 “깡패를 동원해 조씨를 죽여버리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확인됐다. 담당 검사는 2023년 7월 경기도의 한 경찰서에 조씨의 신변안전 조치를 요청했다.

이후 강 교수와 양씨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혐의는 인정된다”면서도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조씨가 공익신고를 한 대로 나름대로의 정의가 실현된 것처럼 보이기도 했지만, 실은 그가 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자 지위를 인정받는 일조차 녹록지 않았다. 조씨는 “공익신고를 하는 방법도 정확히 몰라서 도합 여섯 번의 법적 행위를 해야 했다”며 “굳이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되는데, 마치 신체검사를 할 때 옷을 다 벗는 느낌이었다”고 당시의 수치심과 스트레스를 털어놓았다.

어렵게 공익신고자 지위를 취득했으나 정작 조씨에게 남은 것은 무수한 스트레스와 생활고였다. 그는 “공익신고 이후 형과 오랫동안 해오던 일들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되면서 삶의 기반이 완전히 흔들렸다”고 말했다. 전에는 으레 맡을 수 있었던 학계나 정부의 연구용역 일조차 잘 잡히지 않았다. 결국 형은 그나마 최소한의 안정적인 급여라도 벌기 위해 해외로 떠나야 했다.

조씨는 국내에 남아 야간 대리운전과 일용직 노동을 전전하며 중증 치매를 앓는 부모님을 홀로 돌봐야 했다. 공익신고 이후 원인 모를 질병들까지 얻게 된 그는 “공익신고 과정에서 얻은 질병에 대해서도 국가가 책임을 져주는 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며 “내가 이런 걸 경험하라고 하늘이 기회를 준 것인가” 번민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가 지명되면서 수사와 공판 사례가 재차 주목받았다. 급기야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지난 11일 조씨가 양씨 등과 동업하다 손실이 나서 폭로를 시작한 인물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박 의원의 발언과 함께 여당에서는 조씨가 양씨에게 먼저 금전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여당은 조씨가 금전적 이익을 위해 동업자를 협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혹이 이미 수사됐고, 경찰이 혐의 없음 판단을 내렸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조씨는 공익신고 이후 양씨로부터 공갈미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등 7개 혐의로 고소당했고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2024년 1월 조씨의 모든 혐의에 대해 불송치 송부했고, 검사는 2024년 2월 기록을 반환하며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최종 종결됐다. 조씨는 “공익신고자에게 이 사회가 ‘무결성’을 많이 요구하는데, 내가 입증해야 할 것은 지난 5년간 참 많았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조씨가 양씨에게 교제를 요구하고 미공개 주식을 매수했다는 취지의 의혹까지 제기한 데 대해 조씨는 강하게 반박했다. 조씨는 “양씨는 당시 남자친구가 있었고, 그 남자친구의 소개로 컨설턴트를 맡게 된 것”이라며 “내가 어떻게 교제를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미공개 주식 매수 의혹에 대해서는 “당시 내 눈앞에서 3명이 미공개 주식을 매수하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그동안 그 사람들을 고발하지 않았지만 이번 일이 커진 이상 공개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작 나는 당시 돈이 없어 사고 싶어도 살 능력조차 되지 않았고, 이미 계좌 압수수색 등 조사를 받았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여당은 조씨가 검찰과 교감해 로비 의혹을 제보했다거나 수사의 ‘도우미’였다는 의혹도 제기하는 실정이다. 그러나 조씨는 김 후보자 지명 이후 정치권 인사 누구에게도 연락을 하거나 자신이 가진 녹취 등 자료를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씨는 김 후보자가 과거 공익신고자보호법을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직접 발의하지 않았느냐고도 했다. 

그는 “이제는 좀 안정을 찾았다고 생각했던 시점에서 또다시 수십 차례의 욕설과 협박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익신고를 고민하거나 망설이는 이들에 대해서는 “선뜻 권유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정확한 절차와 방법, 그리고 본인에게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리스크를 충분히 인지하지 못한 상태라면 장기간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게 이유였다.

-오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국가를 신뢰하는가.
“신뢰한다. 다만 국가가 만든 시스템에 선출직이나 비전문가들이 갑자기 관여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 후보자 측은 ‘공익 민원 전달’이라 한다.
“공익은 드러내고 해야 공익이다. 공익 민원이라면 당연히 해당 부서의 공식 시스템과 정식 절차를 이용해야 한다. 공식적이고 누구나 찾기 쉬운 창구가 존재함에도 김 후보자의 행동은 특정인을 위해 한 것이고, 그 사람과만 연락이 닿아서 한 것이고, 그 사람과 친밀해서 한 것이다. 그것을 ‘공익 민원 전달’이라 부르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단어를 쓴 것이라고 생각한다.”

-공익신고는 힘든 길인가.
“공익신고는 매우 드물게 발생되기도 하고 그 과정도 매우 힘들다. 앞으로는 보다 포괄적인 방향에서 공익신고로 규정되어야 하고, 그러한 시스템에 사례를 통해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의 경우는 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면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었고 과정에서도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원인 불명의 질병들만 생겨났다. 공익신고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병에 대해서도 국가가 책임져 주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누군가가 공익신고를 한다면 추천하겠는가.
“이러한 막대한 희생과 고통이 따르기에 다른 사람에게 공익신고를 선뜻 추천하기는 어렵다.”

-지금 이렇게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도 두려운가.
“그렇다. 하지만 이것이 공익신고 당시 나의 모습처럼 분노라는 강한 추진력이 다시 생기게 됐다. 용기를 낼 것이다.”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는가.
“이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된 이상 끝까지 맞서 싸우고 투쟁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국제사회에 호소해서라도 부당함에 맞서 끝까지 바로잡겠다.”

이경원 이슈&인터뷰팀장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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