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강인 충돌’ 몰락 시작…모레노, 두 태양 딜레마 풀어라

이해준, 피주영 2026. 9. 13.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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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과 이강인이 지난 6월 27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인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베이스캠프 훈련장인 치바스 바예 베르데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미국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FIFA 월드컵 K조 콩고 민주공화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에서 콩고 민주공화국이 우즈베키스탄을 3대 1로 이기면서 한국은 조 3위 팀 간 순위 경쟁에서 8위 밖으로 밀리며 32강 탈락이 확정됐다. 뉴스1

2024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 기간 중 축구대표팀의 두 기둥 손흥민(LAFC)과 이강인(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 서로 드잡이한, 이른바 ‘탁구장 충돌’ 사건은 한국 축구 몰락의 전주곡이었다. 리더십에 금이 간 당시 사령탑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결국 대회 종료 후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사건 이후 두 선수가 서로 사과하고 보듬어주는 과정을 거치며 해당 상황은 봉합 됐지만, 앞서 북중미 월드컵에서 드러난 참담한 경기력은 축구대표팀이 이후에도 여전히 ‘수리중’ 상태임을 보여준다. 세대교체 과도기에 접어든 선수단의 두 ‘태양’ 손흥민과 이강인의 역할 및 비중 설정은 축구대표팀 신임 사령탑 로베르토 모레노(스페인) 감독이 풀어야 할 첫 번째 숙제다.

한국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전임 홍명보 감독은 부임 초기 “주장을 바꿀 수도 있고, 바꾸지 않을 수도 있다”며 손흥민 위주의 기존 밑그림 변경 가능성을 시사했다가 논란이 커지자 이를 거둬들였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지켰지만, 동료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대표팀의 ‘심장’이 되진 못 했다.

‘찬스메이커’로 불리는 특급 미드필더 이강인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출신 골잡이 손흥민은 북중미에서 단 한 골도 합작하지 못 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을 묶어 시너지를 발생 시킬 방법을 끝내 찾지 못 한 채 사퇴했다. 손흥민은 북중미 월드컵 본선에서 체코전(2-1승)과 멕시코전(0-1패)에서 잇달아 이른 시간에 교체됐고, 남아공전(0-1패)에선 선발에서 제외됐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주장 손흥민이 기자단과 갈등을 빚을 때 선수단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사령탑이 바뀌어도 두 선수는 여전히 대표팀의 중심이다. 34세 손흥민이 ‘에이징 커브(나이에 따른 경기력 감소)’ 논란에 시달리지만, 여전히 그를 넘어설 젊은피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무대에서 활약 중인 그는 올 시즌 각종 대회 7골19도움으로 26개의 공격 포인트를 생산했다. 정규리그에서만 12개의 도움을 기록 중인데, 이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13도움·인터 마이애미)에 이어 2위다.

이강인은 올 시즌 새로 몸담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에서 출전 기회를 늘리는 게 급선무다. 꾸준히 선발 출전 중이지만 번번이 풀타임 소화 없이 후반 이른 시간대에 교체 되고 있다. 축구대표팀에선 실질적인 공격 전술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했지만, 차범근-박지성-손흥민으로 이어지는 레전드 계보에 이름을 올리려면 한 단계 더 성장해야 한다.

한국축구대표팀 임시 사령탑 로베르트 모레노 감독이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모레노 감독이 식어버린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다시금 불을 붙일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 포인트다. 축구팬들은 월드컵 남아공전 막바지 패배 가능성이 짙어지자 눈에 띄게 활동량이 줄어든 선수들의 태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 했다. 13일 코칭스태프 5명과 함께 한국 땅을 밟은 모레노 감독도 이 부분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도착 일성을 통해 “축구대표팀 선수들을 하나로 만들겠다. 국민들이 다시 자부심을 갖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임시 사령탑 자격으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그는 9~11월 A매치 6경기를 이끈다. 결과에 따라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모레노 감독은 “(대표팀 감독) 선임 직후 매일 한국의 A매치 경기 영상을 분석했다. 아울러 한국의 문화도 계속 공부했다”면서 “북중미 월드컵 결과는 슬픈 일이지만, 이제는 앞을 바라보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레노호’로 간판을 바꿔 단 축구대표팀은 오는 24일 에콰도르전(수원)을 시작으로 우루과이(28일·서울), 베네수엘라(10월2일·울산), 우즈베키스탄(10월6일·용인)을 잇달아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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