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도 줄 엄청서는데, 이런 사연 있었어?"…'멕시코 소울푸드'의 자부심[맛있는 이야기]

임주형 2026. 9. 13.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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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타코의 기원인 고대 멕시코 문명에서는 오직 소프트 쉘 타코만 만들어 먹었기 때문이다.

멕시코가 있는 지역에 번영했던 고대 아즈텍, 마야 문명은 '옥수수 문명'이었다. 고대 멕시코 사람들은 부드러운 토르티야 빵을 접시 삼아 수확한 채소와 생선을 올려 먹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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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코의 두 종류…하드 쉘과 소프트 쉘
소프트 쉘 토르티야가 멕시코 원조
이민자가 만든 퓨전 요리, 하드 쉘
편집자주
최초의 과자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 발견됐다고 합니다. 과자는 인간 역사의 매 순간을 함께 해 온 셈이지요. 비스킷, 초콜릿, 아이스크림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과자들에 얽힌 맛있는 이야기를 전해 드립니다.

멕시코와 미국 텍사스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이제는 국내에서도 전문점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는 타코. 이런 타코를 감싸는 옥수수 전병, '토르티야'에는 두 가지 옵션이 있다. 딱딱한 '하드 쉘'과 부드러운 '소프트 쉘'이다. 둘 다 똑같이 옥수수 반죽으로 만들었지만, 타코 문화를 주도하는 미 대륙에선 마치 국내 탕수육 논쟁처럼 호불호가 갈리는 취향으로 전해진다. 타코는 어쩌다 두 개의 껍질을 가지게 됐을까.

타코의 껍질은 두 종류…원조는 소프트 쉘

하드 쉘 타코(왼쪽)와 소프트 쉘 타코. 타코벨

옥수수 반죽으로 만든 토르티야는 중불에 구워 부드러운 빵처럼 만든 소프트 쉘, 혹은 튀겨 딱딱하게 만든 하드 쉘로 나뉜다. 조리법 차이는 간단하지만, 소프트 쉘과 하드 쉘에 따라 타코의 식감과 성질 자체가 달라진다. 소프트 쉘은 고기, 채소, 소스 등을 듬뿍 뿌린 뒤 돌돌 말아 빵처럼 먹을 수 있다. 하드 쉘은 'U' 모양으로 접힌 튀김 안에 여러 재료를 쌓아, 소스가 흐르지 않게 한 번에 씹어 넘긴다. 토르티야의 차이가 타코의 성격을 정의하는 셈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 타코 전문점은 소프트 쉘, 하드 쉘 둘 다 제공한다.

그렇다면 왜 타코는 껍질이 두 개로 나뉘게 됐을까. 사실 하드 쉘은 이제 막 100년 넘은 역사를 가진 '새로운 음식'에 가깝다. 타코의 기원인 고대 멕시코 문명에서는 오직 소프트 쉘 타코만 만들어 먹었기 때문이다.

멕시코 전통 타코. 유튜브 캡처

멕시코가 있는 지역에 번영했던 고대 아즈텍, 마야 문명은 '옥수수 문명'이었다. 이들 원주민은 옥수수를 재배한 뒤 알갱이를 돌에 갈아 반죽해 구워 먹었는데, 이 음식이 토르티야다. 고대 멕시코 사람들은 부드러운 토르티야 빵을 접시 삼아 수확한 채소와 생선을 올려 먹곤 했다.

현대 멕시코의 타코를 보면 고대로부터 전래한 식문화의 흔적이 뚜렷하게 보인다. 멕시코는 수십 가지 타코를 개발한 것으로 유명하며, 지역마다 삶은 고기, 말린 고기, 바나나 잎, 해산물, 치즈, 심지어 튀김에 이르기까지 온갖 재료를 부드러운 토르티야 빵에 올려 먹는다.

멕시코 이주 노동자들이 만든 하드 쉘

미국으로 이주한 초기 멕시코 이민자들. 시카고 역사 박물관

튀긴 토르티야, 즉 하드 쉘은 20세기 초에야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타코'라는 명칭도 이때 자리 잡았다. 미 역사 저술 잡지 '스미스소니언'에 따르면 타코라는 단어는 원래 멕시코 광부들이 사용하던 급조 폭탄에서 유래했다. 해당 폭탄은 화약을 은박지에 감싼 물건으로 광산의 바위를 폭파해 제거할 때 사용했다.

이들 멕시코 광부들은 돈을 벌기 위해 정든 고향을 떠나 미국, 특히 텍사스로 이주했다. 이들에게는 고된 노동을 하면서 먹을 식사가 필요했는데, 자신들에게 친숙한 토르티야를 특히 선호했다.

그러나 수많은 노동자를 한 번에 먹일 토르티야를 매일 구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결국 광부들은 튀긴 토르티야, 즉 하드 쉘을 만들었으며, 평소 수백 장의 하드 쉘을 보관해 뒀다가 식사 시간에 꺼내 고기, 채소 등을 채워 먹곤 했다. 이 음식에 타코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곧 하드 쉘 타코는 멕시코 광부를 넘어 텍사스 전역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민자 음식에서 美 문화의 상징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6년 대선 도전 당시 게재한 타코 볼. 엑스(X) 캡처

오늘날 하드 쉘 타코는 '텍스멕스(Tex-Mex·텍사스와 멕시코의 문화가 결합해 탄생한 미국 식문화)'의 상징으로 꼽힌다. 미국 최대의 타코 프랜차이즈, 타코벨 덕분이다.

타코벨 창립자 글렌 벨은 1950년대에 타코를 최대한 빨리 만들기 위해 튀긴 토르티야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U자형으로 접힌 튀긴 토르티야는 주문과 동시에 속을 채워 넣어 신속하게 타코로 만들어낼 수 있으니 패스트푸드 시스템에는 안성맞춤이다. 덕분에 하드 쉘 타코는 적어도 미국에선 '타코의 근본'으로 자리 잡게 됐다.

비록 멕시코의 원본과는 살짝 다른 길을 걸었지만, 미국식 하드 쉘 타코는 현재 중남미계 미국인, 즉 히스패닉의 자부심이다. 과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대권에 도전하던 2016년 당시 타코 벨의 타코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하며 "나는 히스패닉을 사랑한다"고 쓴 바 있다. 이민자와 국경 정책에 대한 강경한 태도로 히스패닉 유권자들로부터 비호감도가 높았던 트럼프 대통령이 꺼내든 화해 카드였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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