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활동 위협” 허준이 등 석학 25인, AI ‘난제풀이’에 우려

송경모 2026. 9. 1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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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필즈상 수상자들이 인공지능(AI) 기업의 수학 난제 해결 경쟁에 우려를 표명했다.

1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르몽드,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 필즈상 수상자 25인은 공동서한을 내고 AI 수학 난제 해결 경쟁에 문제를 제기했다.

수상자들은 유명 난제의 해결이 수학계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이정표인 것은 맞으나, 그 자체를 수학의 핵심 목표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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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즈상 수상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2023년 8월 1일 서울 서초구 삼성금융캠퍼스 비전홀에서 청소년 대상 강연을 하고 있다. 김지훈 기자

‘수학계의 노벨상’으로 통하는 필즈상 수상자들이 인공지능(AI) 기업의 수학 난제 해결 경쟁에 우려를 표명했다. 단순히 빠르게 해답을 내는 것이 수학의 목표가 아니라는 취지다.

11일(현지시간) 이코노미스트, 르몽드,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한국계 수학자인 허준이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등 필즈상 수상자 25인은 공동서한을 내고 AI 수학 난제 해결 경쟁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수학과 인공지능’(Math and AI)라는 이름의 웹페이지에 게시된 서한에서 “AI 기업의 목표와 수학계의 목표는 크게 다르다”고 밝혔다. 난제 해결을 일종의 성능 지표 경쟁처럼 여겨 열을 올리는 행태가 수학계에 오히려 해롭게 작용한다는 취지다. 

수상자들은 유명 난제의 해결이 수학계의 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이정표인 것은 맞으나, 그 자체를 수학의 핵심 목표로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해답을 냈는지 여부보다 중요한 것은 풀이 과정에서 이뤄지는 수학계 내부의 발표와 토론, 정리이며 이는 일정한 시간을 요하는 사람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취지다.

이들은 단순히 해답의 참·거짓 여부에만 주목하는 AI의 ‘속도전’이 수학계의 토양을 망가뜨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표절 등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 또한 있으며, 자칫 수학자들 간의 지적 연결고리가 단절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서한은 “우리는 AI를 사용한 최초 목적과 그 결과 사이의 부정합으로 인해 지적 활동에 대한 광범위한 위협을 목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AI는 수학의 연구와 이해를 향상·가속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전문 수학자들은 이같은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면서도 “이같은 변화가 궁극적으로 해당 분야에 득이 될지, 파괴적 효과를 불러올지는 신기술을 통제하는 사람들의 결정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공동서한에는 1978년 수상자 피에르 들리뉴부터 올해 수상자 덩위까지 역대 필즈상 수상자 25명이 참여했다. 2022년 수상자인 한국계 미국인 허 교수 또한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서한은 오픈AI가 수학계의 대표 난제 중 하나로 꼽히는 ‘나비에-스토크스 문제’를 88시간 만에 해결했다고 발표한 뒤 나왔다. 해당 문제 해결에는 수천 개의 AI 에이전트가 동원됐으며, 이들은 서로 270만개의 메시지를 주고받고 1300억개가량의 토큰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 뉴욕대 쿠란트 수리과학연구소 소속 트리스탄 벅매스터 교수와 앤트로픽 소속 수학자 레벤트 알푀게의 최근 연구가 모방·도용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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