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후] 돌아온 고양이 급식소, "함께 살자" 반긴 연대생들

전선정 2026. 9. 12.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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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복구된 것 봤어요."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 연수구 송도)가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을 철거한 지 20일 만에 이를 복구했다.

<오마이뉴스> 보도 다음 날인 지난 4일, 학교 측은 김씨와 면담 후 캠퍼스 곳곳에 붙은 "길고양이 먹이주기·거점시설 설치 금지" 안내문을 뗐고, 지난 7일 진리관D 앞(김씨 관리)을 비롯한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 세 곳을 복구했다.

이날 진리관D 앞을 지나던 학생들은 대부분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이 복구돼 "다행"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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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후 20일, <오마이뉴스> 보도 후 나흘 만... 관리자 "학교와 면담, 긍정적 논의"

[전선정 기자]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이 복구된 9일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 연수구 송도)에 거점시설 소유·관리자 중 한 명인 김인혜(연세대 약학대학원생)씨가 찾아오자, 김씨가 관리하는 고양이들(후추·절미 등)이 그를 찾아왔다.
ⓒ 전선정
"집 없어졌다고 하더라고... 어? 집 다시 생겼네?"
"방금 복구된 것 봤어요."
"너무 귀엽다. 자기 예뻐하는 거 아네."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 연수구 송도)가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을 철거한 지 20일 만에 이를 복구했다. <오마이뉴스> 보도 후 나흘 만인데 학생들은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9일 학교에서 만난 학생들은 사람 손에 익숙해진 고양이들을 쓰다듬거나 엉덩이를 두드리며 "잘 해결돼 다행"이라고 밝혔다. 집을 되찾은 고양이들도 그릇에 담긴 밥과 물을 먹고, 거점시설인 '숨숨집'에서 편히 쉬는 모습을 보였다.

연세대 국제캠퍼스는 지난달 18일 "시설물 피해"를 이유로 협의 끝에 교내에 남아 있던 세 곳의 길고양의 급식시설을 모두 철거했다. 이후 급식시설 한 곳의 소유·관리자인 김인혜(연세대 약학대원생)씨 측은 학교의 이같은 조치에 "고양이 급식시설과 시설물 피해는 인과관계가 없다"며 경찰 신고·내용증명 발송 등으로 반발했다(관련 기사 : 고양이 급식소 없앤 연세대, 근거 물었더니 "답할 수 없다" https://omn.kr/2jmvz).

<오마이뉴스> 보도 다음 날인 지난 4일, 학교 측은 김씨와 면담 후 캠퍼스 곳곳에 붙은 "길고양이 먹이주기·거점시설 설치 금지" 안내문을 뗐고, 지난 7일 진리관D 앞(김씨 관리)을 비롯한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 세 곳을 복구했다.
 앞서 길고양이 급식시설을 전면 철거한 연세대 국제캠퍼스 측이 학교 곳곳에 붙여뒀던 안내문. 2026. 08. 27.
ⓒ 전선정
학생들 "사람만 사는 세상 아닌데... 다행"

<오마이뉴스>는 급식소 등 복구 이후 정리·청소를 위해 처음 학교를 찾은 김씨와 함께 현장을 방문했다. 이날 진리관D 앞을 지나던 학생들은 대부분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이 복구돼 "다행"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고아무개(연세대 대학원생, 23)씨는 "철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양이들이 하루아침에 집을 잃었겠다 걱정되는 마음이 컸다. 떠돌아다니는 고양이들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라며 "사람만 사는 세상이 아니라 고양이들도 같이 사는데, 사람만 생각하는 이기적인 철거였다고 생각해서 아쉽고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연구실 사람들도 '고양이집이 없어졌다'며 화를 내거나,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라며 "여기 고양이들은 사람 손을 너무 타서 야생에서 힘들 것 같았는데, 다시 집에서 살 수 있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임아무개(연세대 대학원생, 23)씨도 "매일 등교하면서 (급식소 등 거점시설을) 봤는데, 갑자기 하루아침에 사라져서 의아했고 슬펐다"라며 "(철거의 이유로 '시설물 피해'를 든 학교가) 트집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다시 복구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아무개(연세대 1학년, 19)씨는 "(철거 당시) 학교에서 '피해가 극심하다'며 철거를 했는데, 피해에 대한 설명은 없어서 좀 의아했다. 여기서 잘 살고 있던 고양이들의 집이 사라져, 갈 곳 잃은 고양이들이 불쌍했다"라며 "잘 해결되기를 바랐는데, (길고양이 거점시설이) 복구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계속 여기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정재훈(연세대 약학대학원생, 26)씨는 "철거는 민원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약 3주 정도 (급식소 등 거점) 시설이 없었는데, 길고양이들은 계속 있었다. (거점시설을) 없앤다고 고양이들이 없어졌던 건 아니라, 실질적으로 의미있던 조치였는지는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학생은 "(고양이로 인해) 시설물 피해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 철거되는 게 맞다"라는 의견을 표하기도 했다.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이 복구된 9일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 연수구 송도)에 찾아온 고양이들을 재학생들이 반기고 있다.
ⓒ 전선정
학교·관리자, 협의문 작성 예정

이날 거점시설 정리·청소를 위해 오후 7시께 학교에 방문한 김씨는 진리관D 앞 계단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고양이 네 마리들(김씨 관리)을 보며 "그동안 숨어있었는데, 집 갖다놓은 것을 알고 귀신같이 다 여기 와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 "학교가 급식소 등은 돌려줬는데, 지금 정리가 안 돼 있는 상태라 급하게 퇴근하자마자 왔다"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학교 측이 먼저 연락해와 지난 4일 학교와 면담했다. 서로 부정적인 감정은 덜어내고 소통한 결과 교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은 유지하기로 협의했다"라며 "면담에서는 (시설물 피해와 같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에 관한 생산적인 논의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학교 측이 (김씨가 관리하는) 고양이들의 활동 반경을 파악하고 싶다고 해서 GPS 위치 추적기를 다는 것에 협조하기로 했고, 다른 돌보미가 관리하는 고양이들도 당장 이번 주말부터 중성화 수술을 사비로 진행(김씨 관리 고양이들은 중성화 완료 - 기자 주)하기로 했다"라며 "우리(고양이 돌보미)도 학교가 주장하는 피해가 줄어들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씨는 "지하주차장 안에 있던 급식소도 돌보미가 자진해서 더 양지바른 쪽으로 옮기기로 했다"라며 "학교가 먼저 소통을 제안한 점을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학내 구성원과 고양이 모두 상호존중하며 같이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학교와 김씨는 길고양이 관리와 관련해 협의문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씨는 "2년 전에도 길고양이 관리와 관련해 협의한 내용이 있었는데 이번에 학교 측의 일방적 철거가 이뤄졌다"라며 "또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협의문 마련을) 요청을 드렸고, 학교 측에서도 협의문을 전달해주겠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길고양이 급식소 등 거점시설이 복구된 연세대 국제캠퍼스(인천 연수구 송도)에서 9일 고양이들이 밥과 물을 먹고 있다.
ⓒ 전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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