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얼 꽉 찬 안유진·장원영 전시…‘관계성 서사’ 빈자리는 아쉬움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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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부스 안 민트색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자 아이브(IVE) 안유진의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전시명은 안유진의 '안'과 장원영의 '영'을 합친 두 사람의 조합명인 동시에 만날 때 건네는 인사와 상대의 안부를 묻는 말이라는 뜻을 담았다.
민트색과 분홍색의 옛날식 전화기 수화기를 들면 안유진과 장원영이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안녕'은 안유진과 장원영의 지난 시간을 깊게 복기하는 전시라기보다 지금의 두 사람을 가장 예쁘게 보여주고 팬이 이에 반응하도록 만든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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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화보·홀로그램 넘어 손짓·입김·목소리로 완성하는 팬 체험
일반권 3만원·스페셜권 6만 6000원…두 사람의 관계성은 다소 옅어
검은 부스 안 민트색 전화기의 수화기를 들자 아이브(IVE) 안유진의 목소리가 귀에 닿았다. 몇 걸음 옮겨 화면 앞에 손바닥을 펴자 장원영은 볼을 부풀린 ‘아궁빵’(손바닥을 턱에 갖다댄 표정) 동작을 취했다.
11일 오후 서울 성동구 더 서울라이티움에서는 ‘안녕(An-Young) : 안유진×장원영 미디어아트 전시’가 한창이었다. 전시명은 안유진의 ‘안’과 장원영의 ‘영’을 합친 두 사람의 조합명인 동시에 만날 때 건네는 인사와 상대의 안부를 묻는 말이라는 뜻을 담았다.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장원영의 생일은 8월 31일, 안유진의 생일은 9월 1일이다. 하루 차이로 이어지는 두 사람의 생일 직후 문을 연 전시는 팬들이 함께 생일을 기념하고 안부를 나누는 공간으로 기획됐다.

관람객을 맞이하는 두 사람의 홀로그램을 따라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롭게 촬영한 화보와 미공개 사진이 붉은색, 흰색, 검은색 공간을 따라 놓였다.
두 사람의 눈을 화면 가득 확대한 영상부터 흑백 초상, 편안하게 누워 있는 사진까지 분위기도 다양했다. 활동을 시간순으로 보여주는 아카이브보다는 안유진과 장원영의 얼굴과 분위기를 여러 방식으로 감상하는 데 집중한 구성이다. 두 사람의 비주얼 자체가 가장 큰 콘텐츠라는 점을 숨기지 않는다.

전시의 성격은 디지털 존부터 분명해졌다. ‘모션 매칭’ 화면 앞에서 손을 들거나 몸을 움직이면 두 사람이 같은 동작에 맞춰 반응했다. 장원영의 ‘아궁빵’ 표정처럼 장난스러운 포즈가 등장해 사진을 보는 것과는 다른 재미를 줬다. ‘블로우 인터랙티브’에서는 실제 꽃 모형을 향해 바람을 불자 각자가 선택한 향이 퍼지며 화면 속에는 꽃잎이 흩날리는 영상이 이어졌다.
가장 전시의 제목과 잘 맞아떨어진 곳은 보이스메일 존이었다. 민트색과 분홍색의 옛날식 전화기 수화기를 들면 안유진과 장원영이 남긴 음성 메시지를 들을 수 있었다. 두 사람의 사진이 뜬 화면을 바라보며 목소리를 듣는 방식은 실제 부재중 연락을 뒤늦게 확인하는 듯한 감각을 만들었다.

전시장을 빠져나가기 전에는 팬들의 답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이브(팬덤명)들이 두 멤버에게 보내는 생일 축하와 응원, ‘안녕’이라는 인사가 한국어와 일본어, 영어 등으로 빈틈없이 적혀 있었다. 두 사람이 영상과 목소리로 안부를 건네면 팬이 손글씨로 답하면서 전시의 흐름이 마무리됐다.
체험은 전시장 밖 서울숲으로도 이어진다. 관람객이 전용 페이지를 통해 서울숲 곳곳에 숨겨진 두 사람의 사진을 증강현실로 찾아 모으면 엽서를 받을 수 있다. 카드 맞추기와 종이 가방 꾸미기 등도 마련돼 전시를 보고 나오는 데서 끝나지 않도록 했다.

다만 두 사람의 공동 전시라는 점을 생각하면 ‘안녕즈’의 관계를 풀어내는 서사는 기대보다 많지 않았다. 대부분의 사진과 체험은 안유진과 장원영의 개별 매력을 나란히 배치하는 방식이었다. 왜 두 사람이 함께 전시를 열었는지를 하루 차이 생일과 조합명 이상의 이야기로 보여줬다면 공동 전시의 의미가 더 선명해질 수 있었다.
회차별 관람 시간은 60분이며 일반권은 3만원, 스페셜권은 6만6000원이다. 일반권에는 포스터와 미공개 포토카드 2장이 포함되고, 스페셜권에는 4컷 사진 체험과 별도 특전이 더해진다.

같은 시기 서울시 K-컬처 스테이션에서 열리는 빅뱅 20주년 미디어 전시 ‘코스모스’가 11개 체험 구역을 갖추고 2만 200원에 운영되는 점과 비교하면 ‘안녕’의 가격을 저렴하다고 하기는 어렵다. 일반권은 팬들이 관람할 전시로서 감수할 만한 수준이지만 스페셜권은 전시의 깊이보다 한정 특전에 얼마나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갈릴 만했다.
‘안녕’은 안유진과 장원영의 지난 시간을 깊게 복기하는 전시라기보다 지금의 두 사람을 가장 예쁘게 보여주고 팬이 이에 반응하도록 만든 공간이었다. 그러나 다이브가 아티스트와 인사를 나누며 능동적인 주체로 공간에 참여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팬덤 경험 측면의 가치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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