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만원 준다더니 없던 일로 하자고?"…추석 앞두고 지원금 무산에 주민들 '분노'

서지영 2026. 9. 11.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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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경북 울진군이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씩 지급하려던 민생안정지원금이 군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무산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와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울진본부도 성명을 내고 "민생안정지원금과 기본소득은 시혜나 선물이 아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의 경제적 기반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투자"라며 "군의회의 민생 지원금 전액 삭감은 군민의 민생을 내팽개친 행위이자 추석 명절을 불과 며칠 앞두고 울진 군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군민에게 필요한 예산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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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4900만원 예산 전액 삭감
추석 전 지급 무산에 주민 반발
군의원 연수 취소 등 후폭풍

추석을 앞두고 경북 울진군이 전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씩 지급하려던 민생안정지원금이 군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으로 무산되면서 지역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4인 가구 기준 120만원에 달하는 지원금 지급을 기대했던 주민들의 반발이 현수막과 항의 글, 의회 방문으로 이어지는 등 후폭풍이 거세다. 특히 앞서 관련 조례안이 의원 전원 찬성으로 통과됐던 만큼 기대가 컸던 상황에서 예산이 전액 삭감되자 논란이 커지는 분위기다.

SNS 캡처

11일 울진군에 따르면 최근 군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커진 주민들의 생활 부담을 덜고 지역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추석 전까지 모든 군민에게 1인당 30만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울진사랑카드로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울진군은 관련 예산이 포함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지난 8월 말 군의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7일 열린 군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에서 '군민 생활 안정 지원금 운영 사업비' 140억4900만원이 전액 삭감됐다.

예결특위에서는 국민의힘 소속 의원 4명이 반대하고 무소속 의원 3명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음 날인 8일 열린 제294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예산 삭감안이 그대로 확정됐다.

군의회는 한정된 재원의 효율적 운용을 위해 사업의 필요성과 시급성, 재정 여건, 지속 가능성, 사업 효과와 집행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주민들이 기대했던 구체적인 삭감 사유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줬다 뺏는 것 같다" 주민 반발

명절을 앞두고 지원금 지급이 무산되자 주민들의 불만도 거세지고 있다. 울진군 시가지와 군의회 건물 앞에는 "X이나 쳐드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내걸렸고, 군의회와 군청 홈페이지에도 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울진군청 전경. 울진군

주민들은 "한 달 전까지만 해도 1인당 30만원씩 준다고 했다가 갑자기 안 준다고 하니 마치 '줬다가 빼앗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다른 지자체에 비해 세수가 모자란 것도 아닌데 재정 건전성 운운하며 민생지원금을 삭감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보수 정당 이름 달고 나오면 쉽게 당선되는 지역이라고 생각하고 무소속 군수와 얄팍한 기싸움을 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군의회가 앞서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민생지원금 지원 조례안을 의원 공동으로 발의하고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지역에서는 "군의원 모두 찬성해 놓고 이제 와서 없던 일로 하려는 게 말이 되느냐", "국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여기고 명절 전 희망 고문만 남긴 무책임한 처사다", "국민들을 가지고 놀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울진사회정책연구소와 농어촌기본소득운동전국연합 울진본부도 성명을 내고 "민생안정지원금과 기본소득은 시혜나 선물이 아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주민의 경제적 기반을 지키기 위한 사회적 투자"라며 "군의회의 민생 지원금 전액 삭감은 군민의 민생을 내팽개친 행위이자 추석 명절을 불과 며칠 앞두고 울진 군민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다. 군민에게 필요한 예산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근거가 무엇인지 설명하라"고 촉구했다.

의원 연수 취소…사업 재추진 검토

논란은 군의회의 공식 일정으로까지 번졌다. 본회의 다음 날인 9일부터 군의원들과 의회 사무과 직원들이 2박 3일 일정으로 국내 연수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민생지원금 삭감 직후 관련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커졌다. 주민 지원을 위한 140억4900만원 규모의 예산을 삭감한 직후 의회가 연수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지적이 이어졌고, 결국 군의회는 출발 당일 연수를 전격 취소했다.

군은 예산이 군의회에서 전액 삭감된 만큼 민생안정지원금 사업을 다시 추진할지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추석 전 지급이라는 당초 계획이 무산된 데다 군의회와 지역사회의 갈등까지 깊어진 만큼 향후 예산 재추진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서지영 기자 zo2zo2zo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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