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품 줬다” 허위 투서로 경쟁자 임용 막고 본인이 채용된 교수

현예슬 2026. 9. 11.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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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대 전경. 중앙포토


경기대 교수 임용 과정에서 허위 내용의 익명 투서로 경쟁자의 임용을 막고 이후 자신이 교수로 채용된 50대 교수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1단독 지선경 판사는 10일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경기대 교수 50대 A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1년 경기대 한국화 전공 신임 교수 채용 과정에서 임용 대상자로 선정된 경쟁자 B씨를 낙마시키기 위해 허위 사실이 담긴 익명의 탄원서를 학교 이사와 교수회장, 노조 지회장 등에게 보내 B씨의 명예를 훼손하고 학교의 교원 채용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B씨가 전 총장에게 수억원의 금품을 주고 부정하게 채용됐고, C교수가 B씨의 임용을 위해 실적을 변조했다는 취지의 투서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 투서의 여파로 2021년 8월 이사회에서 B씨의 신규 임용 안건은 부결됐다.

이후 학교 측의 수사 의뢰와 진상 조사가 진행됐으며, 약 2년 뒤인 2023년 다시 열린 채용 절차에서 A씨가 교수로 임용됐다.

A씨는 재판에서 소문을 사실로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고 진상 조사를 촉구하기 위한 공익적 목적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 판사는 “피해자 B씨는 교수 임용과 관련해 청탁하거나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고, C교수 역시 돈을 받거나 소개한 사실이 없음이 확인됐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적이 어려운 익명 투서를 다수에게 전해 의혹을 확산시킨 점을 보면 허위 사실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며 “이사회 임용 안건 부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실제 채용 절차가 방해되는 결과가 초래됐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죄질이 좋지 않고 피해자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음에도 자기 잘못을 온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경기대 측은 판결문이 정식으로 전달되면 학내 절차에 따라 A씨에 대한 징계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현예슬 기자 hyeon.ye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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