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원전 계속운전 기간 늘리되…안전심사 더 엄격하게

2026. 9. 1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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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원전의 계속운전 허가기간을 10년에서 20년으로 늘리는 방안을 놓고 설왕설래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해 늘려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현행 10년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한 가지 구분할 게 있다. 10년마다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과 계속운전 허가를 10년마다 갱신하는 것은 같은 문제가 아니다. IAEA도 원전의 ‘주기적 안전성평가’를 통상 10년마다 하도록 권고한다. 그러나 이것이 계속운전 허가기간까지 10년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이 좋은 사례다. 미국은 원전 계속운전 허가를 한 번에 20년까지 갱신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 기간에 안전규제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검사와 안전관리를 계속한다. 안전성평가 주기와 허가기간을 같게 설정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원안위는 심사기간이 길어지는 문제에 대해 “원전 설계수명 만료 전 일찍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신청을 설계수명 만료 10~5년 전부터 할 수 있게 제도를 바꿨다. 적절한 조치였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20년 허가가 필요한 현실적인 이유는 또 있다. 계속운전 기간은 해당 원전 설계수명 만료일부터 10년이다. 계속운전 심사가 이 만료일을 넘겨 진행되면, 실제 운전 가능한 기간은 그만큼 줄어든다. 고리 2호기는 2022년 4월 신청했지만 허가까지 43개월 걸렸다. 이때 허가기간이 20년이면 10년일 때보다 손실 비중은 크게 줄어든다. 심사기간을 예측할 수 없는 한, 아무리 일찍 신청해도 이 위험을 없앨 수 없다.

더 큰 문제는 국가 전력수급의 예측 가능성이다.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산업의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건설돼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의 계속운전 여부가 불확실하거나, 심사 지연으로 실제 가동기간이 줄어든다면, 안정적인 장기 전력공급을 장담하기 어렵다.

해법은 어렵지 않다. 계속운전 신청은 충분히 일찍 하고, 안전성 심사는 엄격하게 하되,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에는 20년간 계속운전을 허가하는 것이다. 그리고 10년마다 주기적 안전성평가를 수행하고 문제가 발견되면 필요한 안전조치를 요구하거나 운전을 제한·중단하면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10년이냐 20년이냐’라는 숫자 논쟁이 아니다. 10년마다 안전을 철저하게 확인하면서도 전력수급과 산업 경쟁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계속운전 제도를 만드는 것이다. 그것이 원전 안전과 국가 에너지 안보를 함께 지키는 길이다.

문주현 단국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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