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일·이민호 역할 원래 없었다”…감독도 놀란 ‘암살자(들)’ 이 장면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박해일)이 자유언론실천선언문을 읽고 있다.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joongang/20260910184711035cxpd.jpg)
1974년 8월 15일 서울 장충동 국립중앙극장에서 발생한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을 다룬 영화 ‘암살자(들)’이 23일 개봉한다. 영화는 육 여사의 머리를 관통한 탄환이 범인 문세광의 것이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영화적 상상력을 더했다. 영화가 파고드는 진실이 당시 청와대의 자작극이란 음모론을 향하고 있어 논란도 예상된다.
‘암살자(들)’을 연출한 허진호 감독을 10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났다. ‘8월의 크리스마스’(1998), ‘봄날은 간다’(2001) 등을 연출했던 그에게 이번 영화는 사실상 첫 대규모 장르물이다. 허 감독은 “시사회 때부터 긴장되고 떨린다”며 “장르물에 관심이 생겼고 앞으로도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주연 배우들의 열연과 흡인력 있는 전개다. 동성일보 사회부장 재환(박해일), 사회부 막내 영일(이민호), 서울 중부경찰서 형사 철구(유해진)가 수수께끼같은 사건의 파편 사이를 비집으며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몰입감 있다. 두꺼운 근시 안경을 쓰고 치밀한 듯 어리숙한 느낌의 암살자 문태광(박정민·실존 인물 문세광)은 짧은 등장으로도 미스터리한 인상을 남긴다.
![26일 개봉하는 영화 '암살자(들)' 연출한 허진호 감독.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joongang/20260910184712340sozg.jpg)
Q :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이었지만 굉장히 큰 슬픔으로 다가왔던 사건이라, 10년 전 공모전을 통해 시나리오를 봤을 때부터 만들어 보고 싶었다. 영화 도입부에 철구의 딸이 나온다. 내가 사건 당시 국민학교 5학년이라 그렇게 설정했다.
Q : 결과적으로 음모론에 무게를 싣는 전개다.
민감한 부분이 있다고 느껴서, 어떤 시점에서 풀어야 할까 고민하느라 영화 제작에 오래 걸렸다. 사건의 진실에 대한 결론을 알 수도 없고 이 영화를 통해서 낼 수도 없었다. 결론보다는 가설, 상상의 형태로 다뤘다.
영화 속에서 역사적 사실과 허구의 경계는 모호하다. 사건 현장에서 비표 없는 문세광을 출입시킨 경호원들의 허술한 대응과, 문세광이 진압당한 뒤 울린 총성, 현장 검증 전에 탄두들이 수거된 것 등은 실제 사건 관계자들의 진술과 기록 등에서 따왔지만, 공범으로 추정되는 ‘미궁 속 인물’ 등은 허구다. 허 감독은 “대부분의 소재는 다큐멘터리나 책에 나온 내용이다. 물론 그 자체가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시기에 있었던 은폐들,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실재했다”고 말했다. 또 “나중에 오디오 분석을 통해 총성이 7번이었다, 8번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굉장히 어려운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joongang/20260910184713603mgaw.jpg)
Q : 영화 후반부 ‘자유언론실천선언’도 이 사건과 관련 없는데 들어갔다.
결론에 대한 고민이 많았는데, 영화적 클라이맥스 차원에서 넣었다. 실제 그 시기(1974년)의 일이고 동아일보의 백지 광고 사태에서 비롯된 선언이지만, 그것도 정부가 원치 않는 기사를 내는 기자들에 대한 억압의 형태란 점에서 맥락이 닿는다고 봤다.
![영화 '암살자(들)' 스틸컷 [사진 하이브미디어코프]](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9/10/joongang/20260910184714888nvhz.jpg)
Q : 기자들의 비중이 크다.
경찰인 철구는 시나리오에 있었지만, 기자 캐릭터는 없었다. 나중에 추가한 건데, 이야기의 전체 흐름을 알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박해일과 이민호 배우가 정말 잘 소화했다. 박해일이 “기사 맡겨놨냐”고 대꾸하는 장면은 정말 기자 같아서 놀랐다. 이민호가 받기 어려운 정부 자료를 구할 때 “쌍화차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장면은 이민호의 애드리브였는데, 너무 기발하고 재밌었다. 아이디어도 많고 거침없이 연기해줬다.
Q : 폭행 수위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시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생각한다. 국가의 거대한 폭력이 있던 시기였기 때문에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Q : ‘암살자(들)’이란 제목은 어떻게 나왔나.
권기준 작가가 쓴 첫 시나리오 제목 그대로다. 재밌는 제목이라 생각했다. 괄호가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상징한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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