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을 부르는 우렁각시 이야기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9일, 전북 완주 고산면 만경강 수변생태공원 부지에서 제6회 전국 생물다양성 대회와 제13회 전북 친환경 농업인대회가 열렸다.
그래서 친환경 농업인대회와 함께 열리는 생물다양성 대회는 생태계 회복의 현장과 그 친환경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고 있다.
생물다양성대회 행사장의 으뜸 볼거리는 친환경 논생물 체험장이었다.
생물다양성대회와 친환경농업인 대회의 공개 행사가 개회를 선언하고 있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완우 기자]
|
|
| ▲ 전국 생물다양성 대회와 전북 친환경 농업인대회. 행사장 무대의 대형 스크린 |
| ⓒ 이완우 |
|
|
| ▲ [위] 친환경 논생물 체험장 수조의 물자라, 물방개, 개아재비. [아래] 친환경 논생물 체험장 수조의 왕잠자리 유충 |
| ⓒ 이완우 |
미꾸리는 수중의 논바닥 진흙 속에서 생활하므로 조류 등의 포식자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편이라고 한다. 이 미꾸리는 논의 흙을 뒤섞어 산소를 공급하고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었다. 미꾸리가 많은 논은 자연히 벼농사가 잘 되었다.
그래서 옛날에는 봄과 여름에는 미꾸리가 충실한 농사꾼 역할을 하므로 잡지 않고 보호하였다. 가을에 벼 수확기가 다가오면 논에 물을 빼기 위해 도구를 쳤다. 이때 미꾸리를 잡아서 동네잔치하던 풍습에서 추어탕이 유래했다고 한다.
옆 수조에는 참거머리가 있었다. 납작한 몸통으로 신축성 있게 늘어나고 줄어들면서, 수조 바닥에 붙어 꿈틀거리며 기어다녔다. 체험장의 해설사가 거머리에 긍정적인 의미의 '참'이라는 접두어가 붙은 이유를 설명하였다.
|
|
| ▲ [위] 친환경 논생물 체험장 수조의 논우렁이. [아래] 친환경 논생물 체험장 수조의 물땡땡이 |
| ⓒ 이완우 |
예전에는 수리 시설이 충분하지 않고 천수답이 많아서, 겨울에 물을 저장한 논이 제법 있었다. 이런 논을 물논 또는 고라실이라고 했다. 이런 논은 수생 생물의 서식 환경이 사계절 계속되어서 왕잠자리에게 유리하였고, 이곳에서 생산된 쌀은 더 기름지고 맛있었다고 한다.
이웃 수조에는 논우렁, 긴논우렁과 왕우렁이가 기어다니고 있었다. 논우렁과 긴논우렁은 토종이고 왕우렁은 외래종이다. 체험장의 해설사가 우렁각시 이야기를 체험객들에게 들려주었다. 친환경농업의 가치를 친숙한 민담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었다.
옛날에 한 노총각이 일손이 달려서 너른 무논에 지심매기를 제 때에 못 하였다. 노총각은 개울에서 우렁을 한 삼태기 잡아서 논에 풀어 놓았다. 우렁들이 논바닥을 기어다니며 벼포기 사이 잡초를 먹어치웠다. 그 해 노총각의 논은 풍년이 들었다.
|
|
| ▲ 만경강 상류 고산천. 친환경 논생물이 서식하는 둠벙을 찾아가는 하천 풍경. |
| ⓒ 이완우 |
|
|
| ▲ 전북 완주군 고산면 밤실지 인근의 자연 둠벙 |
| ⓒ 이완우 |
논생물 서식지 둠벙은 행사장에서 고산천을 따라 내려가서 북서쪽으로 약 2km 거리에 있었다. 둠벙의 크기는 가로가 약 9m, 세로가 약 6m의 삼각형 모양이었다. 논두렁을 걸어서 둠벙에 가까이 다가갔다. 물이 흐린 둠벙의 수심은 제법 깊게 보였고, 수심 얕은 가양(가장자리)에는 우렁이가 몇 마리 있었다. 체험장의 수조에서 보았던 논생물들은 독대(족대)질이나 해봐야 나타날 듯하였다.
|
|
| ▲ 전북 완주군 고산면 자연 둠벙에 옆 논에서 토종 벼 이삭을 살펴보는 김동규 씨 |
| ⓒ 이완우 |
|
|
| ▲ 벼 포기 아래 논바닥 얕은 물에서 헤엄치는 논개구리 |
| ⓒ 이완우 |
|
|
| ▲ 친환경 토종 벼 재배 논 가운데 형성된 오리나 철새의 휴식터가 된 원형 물웅덩이 |
| ⓒ 이완우 |
|
|
| ▲ 전국 생물다양성 대회와 전북 친환경 농업인대회. 대회장 옆 만경강 풍경 |
| ⓒ 이완우 |
친환경 농법과 생물다양성 보전은 우리가 새로 개척해야 할 낯선 미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땅에서 호흡하며 농사지었던 옛 농부들에게 익숙한 과거의 농법에 대한 기억이 그 출발점으로 보였다.
전북 완주군 고산면의 들녘은 구천도나 흰배, 노인도, 붉은차나락 같은 토종 씨앗을 품고, 깊은 물을 가두어 철새와 오리가 쉬어갈 수 있도록 논을 내어주었다. 논두렁이 만나는 곳에 거대한 느티나무의 그늘이 논에 길게 드리운 풍경은 생태계의 자연스러운 리듬으로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글 미쳤냐?' 하고 후회했다, '구글 미쳤다'고 할 걸"
- [단독] 양수진 "김승원 의원님이 현역에 있는 한 도와주겠다고"
- '내란 가담 의혹'에도 권한 키운 국정원, 이재명 정부라 괜찮다?
- [단독] 국정원 미공개 자료엔 "쌍방울, 대북사업 이용 주가조작"
- "경기가 좋아졌다는데, 왜 내 이자가 오릅니까?"
- 조국 "'이재명 면소·윤석열 처벌' 주장하는 진보, 민주주의 망쳐"
- 서울 이어 부산 소녀상 바리케이드도 걷어 내나
- "나라 버릴 바엔 야구 마라"... 3천 안타 장훈의 극적인 인생
- 몽골서 사라진 호수만 1166개...토지 위기가 곧 평화 위기
- 물고기 뜯는 점박이물범, 가로림만에서 직접 포착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