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빼주세요" 멀쩡한 에어컨 냉매 수십만원 들여 뜯어내는 이유

최영찬 2026. 9. 1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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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차량 정비소를 운영하는 A씨는 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A씨는 "과거 구형 냉매를 쓰던 시절에는 5년이 지났다고 냉매 문제로 정비소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면서 "지금은 신냉매를 탑재한 출고 5년 안팎의 차량 차주들이 불안감에 미리 찾아와 냉매 교체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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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8년 신냉매 도입
에어컨 고장 수리비 100만원
구냉매로 교체…정비소 행렬
"보증 연장" 분쟁조정 신청도

"한 달 동안 신냉매를 구냉매로 바꾸겠다는 문의만 100건이 넘게 왔습니다. 이번 주에만 6건의 교체 예약이 잡혀 있는 상태입니다"

수도권에서 차량 정비소를 운영하는 A씨는 9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초부터 온라인 자동차 커뮤니티 등을 통해 입소문이 퍼지면서 에어컨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도 냉매를 구형으로 교체하려는 차주들이 정비소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2023년형 기아 EV6의 냉매 교환 작업 사진. 독자제공

A씨는 "과거 구형 냉매를 쓰던 시절에는 5년이 지났다고 냉매 문제로 정비소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었다"면서 "지금은 신냉매를 탑재한 출고 5년 안팎의 차량 차주들이 불안감에 미리 찾아와 냉매 교체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2017~2018년 전후 글로벌 환경 규제에 맞춰 친환경 신냉매인 'R1234yf'를 도입했다. 최근 출고 5년 차에 접어든 차량을 중심으로 냉매 누출과 증발기(에바포레이터) 부식 등 에어컨 고장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신냉매는 기존 구냉매(R134a)보다 원자재 가격이 비싸고 작업 난도도 높아 수리비가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일반 보증기간이 지난 뒤 고장이 발생하면 차주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고장이 나기 전 수십만원을 들여 구냉매로 바꾸는 차주까지 등장했다.

불만이 누적되면서 법적 분쟁으로도 번졌다. 현대차·기아 차주 100명은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고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6월 접수 당시 61명이었던 신청인은 최근 100명으로 늘었다.

소비자 측 법률 대리인인 이철우 변호사는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에서 조정 개시 여부를 검토 중이며 이달 중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사안이 사안인 만큼 최종 결론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집단분쟁조정의 핵심 쟁점 가운데 하나는 보증기간이다. 제네시스는 일부 차종과 연식에 한해 에바포레이터 보증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기아 차량에는 3년·6만㎞ 보증 기준이 적용된다. 이 변호사는 "같은 문제임에도 제네시스는 연장을 해준 사례가 있다 보니 소비자 차별 문제로도 이어지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냉매 문제가 특정 업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기아 차량 비중이 높아 관련 사례가 상대적으로 많이 드러났을 뿐, R1234yf를 도입한 완성차 업체들이 공통으로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분석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신냉매가 구냉매에 비해 압력이라든지 냉각 특성이라든지 여러 부분들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존 시스템에 신냉매를 넣게 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충분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같은 차종에 같은 문제가 여러 번 반복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리콜을 통해 소비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영찬 기자 elach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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