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담계곡 돌탑 군락에서 만난 다정한 마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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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부터 31일까지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절 경내로 들어서는 마지막 다리인 백담교 난간에 기대어 아래를 내려다 보았을 때, 계곡 자갈밭을 가득 메운 수천 개의 돌탑은 마치 세속의 무거운 마음을 비워낸 자리마다 피어난 소망의 꽃들 같았다.
그래서 백담계곡의 돌탑 군락은 자연이 만든 풍경을 넘어, 사람이 함께 일군 작은 소망의 숲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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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부터 31일까지 강원도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기자말>
[전갑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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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산을 쓰고 백담사 일주문을 들어서는 방문객들. 촉촉이 젖은 고찰의 정취와 산자락을 감싸 안은 안개가 한 폭의 수묵화처럼 아늑한 풍경을 자아냈다. |
| ⓒ 전갑남 |
자갈밭으로 내려가 이 매끄러운 돌탑 사이를 거닐자, 물소리보다 먼저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장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우리 일행은 끝없이 펼쳐진 돌탑들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이야기를 나눴다.
"어느 누가 이렇게 쌓았을까?"
"그러게, 수많은 사람들의 정성이 하나하나 모인 거 아니겠어."
누가 시켜서 만든 풍경이 아니다. 봉정암으로 향하는 순례객들 그리고 삶의 고단함을 잠시 내려놓으려 찾은 이들이 하나둘 쌓아 올린 마음이 모여 거대한 '소망의 숲'을 이루었다.
남의 소원 위에 내 마음을 얹다
가만히 돌탑을 둘러보던 아내가 자갈밭에서 반질반질하고 납작한 돌멩이 하나를 집어 들었다. 그러고는 누군가 정성스레 쌓아놓은 탑 꼭대기에 조심스레 얹어놓더니, 내게 다정하게 눈길을 보낸다.
"당신도 하나 얹어봐."
"그럴까?"
앞서 다녀간 이름 모를 이가 정성스레 쌓아 올린 탑 위에, 나 역시 조심스레 돌 하나를 더 얹으며 자연스럽게 마음을 보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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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을 얹은 조약돌. 앞서 다녀간 이들의 정성 위에 내 소원을 온유하게 얹은 정겨운 모습이다. |
| ⓒ 전갑남 |
타인의 순수한 소망 위에 내 마음을 조용히 겹쳐 올릴 때, 우리는 서로의 삶을 묵묵히 응원하는 다정한 동반자가 된다.
무너져도 다시 쌓는 마음
문득 자갈밭을 두리번거리던 일행이 걱정 어린 투로 말을 건넨다.
"근데 이 정성을 다한 탑 말이야, 장마철이나 큰 비가 내리면 계곡물이 불어 어쩌지?"
"그러네, 공든 탑이 허무하게 무너질 텐데…"
그러나 이 돌탑들의 진짜 아름다움은 바로 그 '무너짐'과 '다시 쌓음'에 있다. 여름철 장마나 큰비가 내려 계곡물이 거세게 불어나면 정성껏 쌓은 돌탑들도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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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채로운 빛깔을 띠는 조약돌들과 푸른 산자락이 만나 설악산의 수려함과 따스함을 동시에 전해준다 |
| ⓒ 전갑남 |
설악이 품은 것은 깊은 계곡과 맑은 물만이 아니었다. 그곳을 찾은 사람들이 하나씩 내려놓은 소망과 서로를 향한 다정한 마음까지 품고 있었다. 그래서 백담계곡의 돌탑 군락은 자연이 만든 풍경을 넘어, 사람이 함께 일군 작은 소망의 숲처럼 느껴졌다.
덧붙이는 글 | 관련기사 : 빗속의 백담사, 아내가 읊어준 시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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