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유가 패닉’ 빠졌는데…“트럼프는 주식으로 59억 벌어”

강태화 2026. 9. 10.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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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의 중간선거 직후 이란전쟁이 끝나고 유가가 함께 급락할 거라고 주장했다. 공화당 중간선거 전당대회가 열린 이날 국제유가는 3% 넘게 급등하며 4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손가락으로 고리 모양을 만든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선거 직후 전쟁 끝날 것…유가도 급락”

트럼프는 이날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텍사스주 댈러스로 출발하기 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란)이 더는 버틸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9일(현지시간) 지난 7일 헬기를 통해 중동에 배치된 항공모함 USS조지 워싱턴호에 보급품을 수송하는 장면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트럼프는 이어 “이란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필사적”이라며 “그래야(공화당이 패배해야) 그들이 핵무기를 갖도록 내버려 둘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원하는 건 핵무기뿐이고, 만약 그들이 핵무기를 가지면 전 세계가 위험에 빠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유가가 최근의 교전 확대로 급등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건 아주 쉽다”며 “그저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둘 것인가’라고 묻기만 하면 된다. 대답은 ‘아니오’일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간 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터레이 파크 인근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과 경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선거 이후 전쟁이 끝나고, 유가는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떨어질 거라고 주장했다. AFP=연합뉴스

기름값 상승이 이란의 핵무기 폐기를 위한 감당해야 할 불가피한 사안이란 주장이다. 트럼프는 그러면서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유가는 급락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만들 것이고 휘발윳값은 갤런당 2달러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5개월래 최고치

트럼프가 유가 하락을 장담했지만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장보다 3.29달러(3.36%) 오른 배럴당 101.2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5월 22일 이후 최고치다. 종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것 역시 7월 23일 이후 처음이다.

현지시간 8일 미 중부사령부가 공개한 영상 속에 미군이 오만만에서 이란의 유조선에 대한 공습 작전을 벌이는 장면이 담겨 있다. 중동에서의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국제유가의 급등은 중동 지역에서 긴장이 재차 고조된 상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전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미군 함정을 공격한 데 대응해 이란 유조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IRGC는 요르단 내 미군 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하는 한편, 호르무즈해협의 해상 통제구역을 확대한다는 경고도 내놨다.

단 스트라위번 골드만삭스 글로벌 원자재 리서치 공동책임자는 미 경제매체 CNBC와의 인터뷰에서 7개월째에 접어든 미국과 이란의 분쟁이 격화하고 선박 공격이 거세지면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 급등할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 세계 시름하는데…트럼프는 돈 벌었다

이런 가운데 CNBC는 미국의 유권자를 비롯해 전 세계가 트럼프가 시작한 이란전쟁으로 인한 유가 인상에 따른 부담에 직면한 상황에서 트럼프가 보유한 석유 및 가스 관련 주식의 평가액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440만 달러(약 59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투자 계좌에서는 전쟁 기간 에너지 기업 9개와 관련해 6월 29일까지 최소 23건의 거래가 확인됐는데, 특히 일부 거래는 트럼프의 돌발적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급등락한 시점을 전후해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차량 편으로 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일례로 트럼프는 이란에 대한 공습을 연기한다고 발표하면서 국제유가가 10% 이상 급락했던 3월 23일 에너지 주식 16건을 매수했다. 4월 7일 이란과의 2주간의 휴전 발표를 앞두고는 엑손모빌 주식을 대거 매도했다. 그날 장 마감 2시간 30분 뒤 휴전 발표가 나왔고, 다음날 엑손모빌의 주가는 6% 이상 하락했다.

다만 CNBC는 트럼프와 그의 투자 관리자들이 정책 결정을 미리 알고 거래했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백악관 측은 트럼프와 그의 가족이 주식 거래에 관여하지 않으며, 모든 투자 결정은 독립된 투자관리자들이 내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중동 특사로 이란전쟁 전반에 직접 관여했던 스티브 윗코프도 자신이 지분을 보유한 암호화폐 회사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을 통해 1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최근 공개된 윗코프의 재산 신고 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소득에는 현금 6900만 달러와 암호화폐 3800만 달러가 포함돼 있었다. 1년전보다 소득이 3배 많다.

현지시간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 스티브 윗코프(가운데)와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왼쪽)가 키예프에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 참석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당 회사는 트럼프와 윗코프의 아들들이 2004년 9월 공동 설립했다. 트럼프는 이 회사가 가상화폐 토큰(WLFL)을 출시하자 “매우 특별한 트럼프 공동체에 참여하라”며 매수를 촉구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이 회사를 통해서만 7억 9900만 달러를 벌었다. 그러나 이날 기준 WLFL 토큰 가격은 0.056달러로, 1년 전인 지난해 9월에 비해 90% 가까이 가치가 하락하면서, 여기에 투자한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막대한 금전적 손해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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