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즈부터 뱅크시까지… 유통가 ‘아트 경쟁’ 뜨거워진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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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폐막한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6'에는 각 그룹 총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가 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등이 다녀가며 이목을 끌었다. 정 회장이 프리즈 서울과의 협의 전반을 주도했다는 점을 신세계그룹이 강조하고, 2026 롯데 서머 클래식 콘서트 개최가 신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부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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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까지 직접 챙기는 예술 마케팅
브랜드 정체성 강화 수단으로 부상
큰손·MZ 겨냥 콘텐츠 투자 확대

최근 폐막한 국내 최대 규모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 2026’에는 각 그룹 총수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프리즈 서울의 헤드라인 파트너가 된 신세계그룹의 정용진 회장, 정유경 ㈜신세계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등이 다녀가며 이목을 끌었다. 기업은 오랫동안 문화·예술을 후원하는데 공을 들여왔다. 문화·예술을 장려하는 행동이 브랜드는 물론 기업을 이끄는 개인의 정체성을 구축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정 회장이 프리즈 서울과의 협의 전반을 주도했다는 점을 신세계그룹이 강조하고, 2026 롯데 서머 클래식 콘서트 개최가 신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부각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유통업계는 최근들어 더 적극적으로 문화·예술 콘텐츠를 활용하고 있다. 문화·예술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문화예술 플랫폼 역할을 자처하고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 5일 폐막한 프리즈 서울은 신세계그룹이 최고 수준의 협력관계인 헤드라인 파트너로 참여하고 있다. 첫 파트너십 프로그램으로는 기업의 공간·콘텐츠 기획 역량이 집약된 ‘신세계 라운지’를 마련했다. 신세계그룹은 또 아트페어 기간 서울 강남구 스타필드 코엑스몰 별마당도서관에서 특별 전시와 클래식 공연도 선보였다.
신세계그룹에 있어서 프리즈 서울은 새로운 도전이다. 단순 후원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아트 페어에서 문화·예술 기획 역량을 적극적으로 발휘하는 데 이른 것이다. 신세계그룹과 프리즈의 협력관계를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진 정용진 회장은 “프리즈 서울과의 협업을 통해 리테일과 예술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창출하고, 신세계만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프리즈 서울과 비슷한 시기 열린 국내 최대 아트페어 ‘키아프 서울 2026’에는 현대백화점이 5년째 공식 후원사로 참석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키아프 서울 2026 개최를 기념해 다음 달 말까지 전국 주요 점포에서 대규모 아트 테마 행사 ‘2026 더현대 아트스테이지’를 진행한다. 이 역시 아트페어의 열기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가져가려는 시도다. 현대백화점은평소에도 더현대 서울 전시공간 ‘ALT.1’을 통해 예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현재는 세계적인 거리 예술가 뱅크시의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유통업계가 앞으로도 문화·예술 역량을 꾸준히 증가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기성 유통업계가 ‘체류 시간’ 늘리기에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부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상반기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유통 업체 매출에서 온라인은 59.6%, 오프라인은 40.4%를 각각 차지했다. 이처럼 온라인 유통이 오프라인을 압도하는 상황에서 고객 체류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문화·예술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이런 의도를 조금 더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오는 23일까지 본점과 잠실점, 인천점을 무대로 총 6개의 전시회를 개최하는 ‘롯데아트위크’를 연다.롯데백화점은 “문화예술 행사가 집중되는 시즌에 맞춰 생활 반경에서 자연스럽게 작품을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화예술 감상 동선과 쇼핑동선을 일체화하겠다는 의미다.
소비 양극화로 ‘큰 손’의 매출 비중이 커지는 것도 문화·예술 투자가 더 중요해지는 이유다. 업태에 따라 다르지만 백화점 업계의 경우 VIP 매출이 그 외 소비자의 매출을 압도하는 경향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VIP 매출이 점점 더 커지는 백화점 업계에서 그들에게 더 소구할 수 있는 브랜드 정체성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문화·예술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이유로 미래의 VIP 고객인 ‘MZ세대’를 겨냥한 콘텐츠도 적극적으로 기획되고 있다. 문화·예술에도 관심이 많고 직접 소비도 하는 MZ세대를 일찌감치 오프라인 유통 공간에 잡아두겠다는 계산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서울 명동을 중심으로 진행한 ‘LTM 아트페스타’를 개최하면서, 20대가 많이 찾는 성수동 일대에 팝업을 개최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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