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로봇 아니다”…AI, 48단계 ‘인간 증명’ 다 통과했다

인공지능(AI)의 또 다른 특이점이 온 것일까. 오픈AI의 프런티어 AI 모델 ‘GPT-6 아스트라’가 사람과 로봇(자동화 프로그램)을 구별하는 ‘캡차(CAPTCHA)’ 게임의 48단계를 모두 통과했다. 사람과 AI를 구별짓던 또 하나의 보안 장벽이 허물어진 것이다.
8일(현지시간) 오픈AI 개발자 샤리프 샤밈은 X에 “아스트라가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I’m Not a Robot)’의 48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며 약 4분 분량의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아스트라는 신호등을 찾으라는 초기 단계 질문부터 방향키로 자동차를 주차하는 중간 단계, 체스 말을 직접 움직여 상대에게 승리하는 고난도 단계까지 모든 질문을 순식간에 풀어냈다.

웹사이트에 접근하는 매크로 등 자동화 프로그램을 차단하기 위해 활용돼 온 캡차는 사람에게는 쉽지만 기계에는 어려운 시각 인식과 맥락 이해, 공간 판단, 정밀 조작 등을 요구한다. 인간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능력을 일종의 보안 장벽으로 활용한 셈이다. 아스트라가 이 같은 과제를 연달아 해결했다는 점에서 AI의 급격한 성능 향상을 여실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 같은 결과는 AI의 성능에 대한 환호보다 보안과 통제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간과 AI를 구별짓는 시험대가 무력화되며, 기존 보안 체계를 우회하거나 악용할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도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오픈AI의 AI 에이전트들이 AI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무단 접근하고, 지난 5월 독일 위키 사이트에서 AI가 1만5000건 넘는 무단 편집을 벌인 사례가 뒤늦게 알려진 것도 이런 우려를 키우는 대목이다. 오픈AI 내부에서조차 경고음이 나온다. 야쿠프 파호츠키 오픈AI 최고과학자는 지난 6일 “기계 지능이 급속도로 발전할 경우 초래될 결과에 아무도 대비하지 않고 있다”며 개발 속도 조절을 제안했다.
박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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