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히 제한돼 있어”…연임 개헌에 첫 입장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제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파리 ‘파비용 캉봉’에서 열린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취임 초에 해외 방문을 많이 하려고 잡아놓은 상태다. 임기 후반에 가서 아무리 좋은 관계를 맺어도 그때는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개헌 논의를 둘러싸고 야권에서 이 대통령의 ‘연임 포기’ 선언을 주장하는 등 논란이 불거진 이후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임기에 관한 견해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 대통령이 ‘연임 안 한다’는 말을 절대 안 하는 건 개헌으로 임기를 연장하고 재판을 미루겠다는 것”이라며 “이번 정부에서 개헌은 없다”고 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1년 3개월 동안 13차례 해외 순방을 떠나 21개국을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정상 외교는 개방형 통상국가로 불리는 대한민국에 무역·투자 등 경제나 안보 협력에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며 “실제 제가 다녀온 국가들은 수출 증가율이 현격히 올라가고, 민간의 교류 활동도 많아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첨단산업 분야와 문화예술 영역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천지개벽이라고 할 만큼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간) 생폴드방스에서 열린 국제 영화·영상 다자회의인 ‘뤼미에르 서밋’ 공동의장을 맡은 것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적인 문화 강국이란 자부심을 가진 프랑스와 한국이 공동의장을 맡은 건 한국의 문화예술과 영화·영상에 대한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것이자, 양국이 어느 부분에 집중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첨단산업 분야가 발전해 생산력이 고도화되면 문화예술에 대한 수요가 계속 커질 수밖에 없다”며 “문화예술 분야의 투자와 관심을 늘리고, 재외공관을 기업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한국 문화를 확산하는 본거지로서 전면적으로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간담회에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파리 하원의장 공관에서 야엘 브론-피베 하원의장과 면담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대혁명이 자유와 평등, 국민주권의 가치를 확산시키며 한국이 국민주권의 시대를 열어가는 데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며 “프랑스와 한국이 모범적 민주주의 국가로서 자유와 평등을 기반으로 경제발전 및 첨단산업 확대 등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는 데는 자유와 평등이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가치가 든든한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 성과를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의회 차원의 관심과 협력도 당부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에서 브론-피베 의장이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은 어떠냐”고 물었다며 프랑스 대혁명 이후 로베스피에르 등 집권세력이 반혁명 세력을 무자비하게 숙청한 역사는 타산지석으로 삼자고 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 대혁명 이후) 너무 과하게 그 상황을 이끌어가다가 역결집, 중도의 이탈로 반혁명이라는 어두운 시기를 맞았다”며 “한국도 2024년 12월 3일 밤(12·3 비상계엄)을 기점으로 혁명적인 변화를 겪는 중인데, 우리 스스로도 매우 조심해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너지가 넘칠 때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사람의 동의 아래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바람직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통합과 실용’이라는 집권 초 국정 기조를 새삼 강조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파리에서 마티아스 코먼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사무총장을 접견해 한국의 OECD 가입 30주년을 맞아 상호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3박 5일의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파리=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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