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K-바이오, 기술 좋으면 뭐하나…'시장 파악' 못하면 제값 못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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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투자기관이 한국 바이오텍의 가장 큰 약점으로 '시장 지형 파악의 결여'를 꼽았다.
김팽 노보홀딩스 수석 투자 이사는 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바이오헬스' 패널 토론에서 "글로벌 개발 환경에 있어 본인의 사이언스(연구 결과)와 기술이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한국 바이오텍은 물 밑에서 개발 중인 에셋(자산) 등을 파악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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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파마·투자사와 지속적 '소통' 방향 잡아야"

글로벌 빅파마와 국내 투자기관이 한국 바이오텍의 가장 큰 약점으로 ‘시장 지형 파악의 결여’를 꼽았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의료 현장의 수요와 일치하지 않으면 상용화에 이를 수 없는데, 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하나의 신약 후보물질이나 플랫폼을 넘어 글로벌 시장 전체를 보고 연구개발(R&D) 방향성을 가져가야 한다는 무거운 숙제가 국내 바이오 기업들에게 던져졌다.
김팽 노보홀딩스 수석 투자 이사는 9일 서울 중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2026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위크-바이오헬스' 패널 토론에서 “글로벌 개발 환경에 있어 본인의 사이언스(연구 결과)와 기술이 어떤 포지션을 갖고 있는지 파악해야 한다”며 “한국 바이오텍은 물 밑에서 개발 중인 에셋(자산) 등을 파악하는 게 없다”고 지적했다.
노보홀딩스는 비만약 ‘위고비’의 제조사인 노보노디스크의 지주사다. 현재 미국, 한국 등 전 세계 171개 포트폴리오에 투자하고 있다. 최근 서구권을 넘어 아시아까지 투자를 확장하면서 싱가포르를 지역 거점으로 발탁했다. 노보홀딩스의 아시아 권역 투자에서 한국은 제조, 임상개발 등 첨단 기술 공급처로 지목됐다.
글로벌 빅파마 화이자 역시 같은 의견을 피력했다. 알버트 웨이 화이자 신약개발 총괄은 “반복적으로 이야기 하지만 (좋은 한국 제약 바이오 회사들에) 일단 만나고, 계속해서 이야기 하자고 한다”며 “신약 개발 과정이 역동적인 만큼 어떻게 기술 등 대외 환경이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서로 계속해서 연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화이자의 전향적 태도는 다가오는 특허 만료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2028년까지 화이자가 주요 제품의 글로벌 물질 특허 만료로 100억 달러 이상의 매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 만큼 외부 도입을 서둘러 파이프라인 공백을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화이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국내 바이오텍이 보유한 표적단백질분해제(TPD),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의 기술을 살필 예정이다.

문제는 상당수 한국 바이오텍이 시장 지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는 점이다. 자사 기술이 글로벌 개발 환경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모르면 이미 경쟁 자산에 밀린 기술을 과대평가하기 쉽다. 반대로 충분한 강점을 스스로 설명하지 못해 제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결국 협상력을 잃고 어렵게 잡은 글로벌 파트너십 기회마저 놓칠 수 있다.
국내 바이오텍을 가까이서 지켜본 국내 투자사도 같은 약점을 짚었다. 바이오, 헬스케어를 주된 투자 축으로 삼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바이오텍이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미국과 중국을 잣대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미국처럼 신기술을 빠르게 선점하거나 중국처럼 늦더라도 가장 효과가 좋은 약물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은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심사역은 "(한국 바이오텍은) 다국적 제약사(MNC)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로부터 경쟁 구도 이해가 부족하다는 피드백을 받는 경우가 있다"며 "초기부터 국내외 대형 제약사나 벤처캐피탈(VC) 등 자문 기관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대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함께 토론에 참석한 김현종 IMM인베스트먼트 심사역도 “한국 창업자들과 일하다 보면 시장 규모를 크게 잡는 경우가 있는데, 중요한 건 시장을 좁혀 볼 수 있는 역량”이라며 “지금 어떤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미충족 수요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개발하는 약은 5~10년 뒤에 출시되는데 그때 치료 가이드라인이 어떻게 바뀔지까지 내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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