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윤석열 취임 두 달 뒤, 수상한 국정원 TF 가동

김종훈 2026. 9.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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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국가정보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미공개 자료인데, 검찰 공소사실·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내용과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개입 정황 등이 담겨있다.

국정원 특별감사는 이 과정에서 검찰이 쌍방울의 대북 연계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봤다.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 문재인 정부 국정원이 쌍방울 대북사업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당시 진행 중이던 변호사비 대납 검찰 수사에 참고자료를 제공하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취지의 분석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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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급 비밀 입수 2] 2022년 7월 쌍방울 대북사업 전방위 조사… '경기도 대북사업' 따로 표시

<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국가정보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미공개 자료인데, 검찰 공소사실·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내용과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개입 정황 등이 담겨있다. <오마이뉴스>는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최초 공개한다.

'국정원 2급 비밀 입수' 글 싣는 순서

1. [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2. [단독] 윤석열 취임 두 달 뒤, 수상한 국정원 TF 가동
3. [단독] 북한 공작원에 줬다는 이재명 뇌물, 그런데 국정원 판단은
4. [단독] 이재명 뇌물이라는 그것... 북한 훑었지만 없었다
5. [단독] 국정원 미공개 자료엔 "쌍방울, 대북사업 이용 주가조작"
6. [단독] 이시원은 국정원을 어떻게 대북송금 사건에 끌어들였나
<편집자말>

[김종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 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수원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9.9 [공동취재]
ⓒ 연합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이 검찰 수사의 전면에 등장하기 전인 2022년 7월, 국가정보원이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쌍방울의 대북사업을 전방위로 조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지 2개월이 지난 시점이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정원 2급 비밀 문건에 따르면, T/F의 공식적인 목적은 쌍방울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문재인 정부 국정원이 불·탈법적으로 개입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조사 과정에서 본래 점검 목적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경기도 대북사업'까지 별도로 살펴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러한 '전방위 조사'에도 T/F 조사 결과는 '경기도와의 연계성 여부는 확인된 바 없음'이었다.

이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수사한 검찰은 당시 국정원과는 다른 판단을 내렸다. 검찰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북한에 지급한 800만 달러 가운데 500만 달러를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300만 달러를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신 지급한 돈으로 봤다.

2023년 3월 이 같은 판단을 바탕으로 김성태에게 800만 달러 대납을 요청한 당사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라면서, 그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공범으로 기소했다.

이후 이화영 1심 일부 유죄 판결이 나오자 닷새 뒤 이재명 제3자 뇌물·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기소로 이어졌다.

'경기도 대북사업'까지 따로 표시, 왜?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 2025년 국정원이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가 담겨 있다.

국정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7월 14일부터 8월 18일까지 '현안대응 T/F'를 운영했다. 실제 조사 기간은 7월 14일부터 8월 5일까지였다. 조사 결과는 8월 2일 국정원장에게 보고됐고, 후속 조치를 거쳐 8월 18일 통일부 통보가 이뤄졌다.

T/F의 공식적인 점검 목적은 쌍방울 남북교류협력사업과 관련한 국정원의 불·탈법적 개입 여부였다.

문재인 정부 국정원이 쌍방울 대북사업을 주도하거나 지원했는지, 당시 지휘부가 관련 지시를 했는지, 불법행위를 알고도 묵인하거나 방치했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를 위한 면담조사 체크리스트도 별도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조사 범위는 본래 점검 대상에만 머물지 않았다. 국정원 특별감사 과정에서 한 T/F 관계자가 당시 출력한 자료의 '경기도 대북사업' 관련 부분을 별도로 표시한 사실이 확인됐다.

국정원은 특별감사에서 이 대목을 문제 삼았다. '본래 T/F 목적과 부합하지 않고 당시 이슈화되지도 않은 경기도 대북사업에 관심을 가진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국정원 특별감사 자료에는 당시 T/F의 활동을 두고 "전방위 조사"라고 표현됐다. T/F는 쌍방울 관련 국정원 보고서를 검토하고 해당 보고서 작성자들을 면담했으며, 관련 출력물도 분석했다. 그런데 특별감사 자료에 정리된 2022년 T/F의 당시 조사 결과는 '경기도와의 연계성 여부는 확인된 바 없음'이었다.
 국정원 2급 비밀 문건 중 대북송금 사건 관련 T/F 주요 의혹사항
ⓒ 국정원
국정원 특별감사 결과 "정치적 목적 기획성 T/F 의혹"

국정원은 특별감사에서 T/F의 출범 배경 자체를 문제 삼았다. 검찰의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수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국정원이 왜 당시 공개적으로 쟁점화되지 않았던 '쌍방울 대북사업'을 별도 T/F까지 꾸려 집중 조사했느냐는 것이다. 비밀 문건에는 해당 부분이 '이슈 발굴을 위한 정치적 목적의 기획성 T/F 가동 의혹'으로 명명됐다.

당시 T/F가 중점적으로 조사한 '쌍방울 대북사업'은 외부에 크게 알려진 사안이 아니었고 관련 언론보도도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쌍방울과 북한의 연계성이 언론에서 본격적으로 부각된 시점은 2022년 8월 29일 이후다. T/F가 만들어진 7월 14일보다 한 달 반가량 뒤다.

다만 검찰의 쌍방울 압수수색은 T/F 출범보다 앞선 2022년 6월 23일 이뤄졌다. 당시 수원지검이 수사하던 사안은 이른바 '변호사비 대납 의혹'이었다. 국정원 특별감사는 이 과정에서 검찰이 쌍방울의 대북 연계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봤다.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 문재인 정부 국정원이 쌍방울 대북사업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당시 진행 중이던 변호사비 대납 검찰 수사에 참고자료를 제공하려는 목적이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취지의 분석도 담겼다.

수사기관 통보한다더니… '미상 사유'로 변경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정원. 2023.11.1
ⓒ 연합뉴스
T/F의 후속조치 과정에서도 설명되지 않은 대목이 있다. 2022년 8월 17일 작성된 '현안대응 T/F 후속 조치 보고'를 보면 국정원은 쌍방울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정황 등을 확인했다.

T/F는 김상균 전 국정원 차장의 방관 의혹 등이 있다고 판단해 수사기관 통보 방침까지 세우고 8월 2일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 하지만 이후 방침은 바뀌었다. '미상 사유'로 수사기관 통보가 이뤄지지 않았고, 쌍방울의 교류협력법 위반 정황만 주무부처인 통일부에 통보하는 것으로 변경됐다는 것이다.

8월 17일 국정원장 보고를 거쳐 다음 날 실제 통일부 통보가 이뤄졌다. 왜 수사기관 통보 방침이 바뀌었는지는 자료에 설명돼 있지 않다.

이에 대해 국정원 특별감사는 T/F가 확인한 내용을 별도로 조치하지 않은 것이 이례적이라며 관련 자료가 비공식적으로 검찰 등 수사기관에 반출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현재 확보된 자료에서는 T/F 관련 자료가 검찰 등 수사기관에 실제 전달된 사실은 확인되지 않는다.

이듬해 3월 29일 수원지검은 국정원에 대북송금 사건 관련 자료 협조를 공식 요청했다. 이후 국정원 내부에서 관련 자료 검색과 선별작업이 진행됐고, 5월 19일 수원지검은 국정원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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