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북한 공작원에 줬다는 이재명 뇌물, 그런데 국정원 판단은

선대식 2026. 9. 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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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국가정보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미공개 자료인데, 검찰 공소사실·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내용과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개입 정황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에는 법원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이 담겼다.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 국정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북송금 사건 특별감사를 진행한 내용이 담겼는데, 리호남의 행적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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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급 비밀 입수 3] 법원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 "리호남은 마닐라에 없었다"

<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국가정보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미공개 자료인데, 검찰 공소사실·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내용과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개입 정황 등이 담겨있다. <오마이뉴스>는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최초 공개한다.

'국정원 2급 비밀 입수' 글 싣는 순서

1. [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2. [단독] 윤석열 취임 두 달 뒤, 수상한 국정원 TF 가동
3. [단독] 북한 공작원에 줬다는 이재명 뇌물, 그런데 국정원 판단은
4. [단독] 이재명 뇌물이라는 그것... 북한 훑었지만 없었다
5. [단독] 국정원 미공개 자료엔 "쌍방울, 대북사업 이용 주가조작"
6. [단독] 이시원은 국정원을 어떻게 대북송금 사건에 끌어들였나
<편집자말>

[선대식 기자]

 봉지욱 기자가 지난 4월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청문회에서 북한 리호남의 최근 모습을 공개했다.
ⓒ 오마이TV
6명의 북한 인사가 초청된 '아태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가 진행 중이던 2019년 7월 24일에서 27일 사이 필리핀 마닐라 소재 오카다 호텔. 대회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었던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이 호텔을 찾았다. 그는 김성태 당시 쌍방울그룹 회장이 묵고 있는 방에서 70만 달러를 건네받았다.

쌍방울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 방용철 전 부회장의 일관된 진술 내용이다. 검찰은 70만 달러를 이재명 대통령 제3자 뇌물 혐의 공소사실 일부로 삼았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김성태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북한에 건네도록 한 돈이라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 대통령 사건 재판은 대통령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84조에 따라 중단됐는데,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한 이화영 외국환거래법 위반 사건 1심 법원부터 대법원까지 모두 김성태·방용철의 진술을 신뢰했다.

하지만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에는 법원 판단과 배치되는 내용이 담겼다. 2019년 7월 리호남은 마닐라에 없었고 김성태와 리호남이 만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 2급 비밀 문건 속 리호남 행적
 국정원 2급 비밀 문건 중 '대북송금 사건 특별감사 경과(3차)' 내용. AI 도구를 활용해 원문의 기울기와 선명도를 보정했다.
ⓒ 국정원
'리호남이 2019년 7월 마닐라에 없었다'는 주장은 이화영 쪽이 재판 과정에서 이미 제기한 바 있다. 수원고등법원 이화영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사건 항소심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 국적자가 필리핀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기는 하나, 입국 자체가 불가능하지 않은 사실, 리호남은 북한 공작원으로서 다수의 가명·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는 점까지 고려하여 볼 때, 리호남이 국제대회 공식 초청자 명단에 없다거나, 국제대회 참석자들 중 당시 리호남을 본 적이 없다는 진술을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김성태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은 아니다. - 수원고등법원 2024노620 판결문 중

대법원도 항소심 판단과 같았다. 하지만 대북 정보 수집에 가장 전문성이 있는 국정원 판단은 이와 달랐다.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 국정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대북송금 사건 특별감사를 진행한 내용이 담겼는데, 리호남의 행적이 중요하게 다뤄졌다.

문건에 따르면, 리호남은 국정원 대북수집 담당 부서 협조망을 접촉하기 위해 2019년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을 방문했다. 국정원 동남아 주재 사무실에서 입수한 리호남 출입국 기록도 동일했다.

국정원은 '북한인의 필리핀 입국 시 비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베트남에서 출국 시 필리핀으로 직접 이동했을 가능성은 없다'면서 '7월 24일 ~ 27일 리호남의 공식적인 필리핀 출입국 기록 및 비자발급 내역이 없다'라고 봤다.

'리호남이 제3국에서 필리핀으로 위장 출·입국했을 수 있으나, 당시 리호남의 위조여권 활용 이력(국정·이름 등)을 입수한 바 없다'는 게 국정원 판단이다.

김성태-리호남 미접촉 가능성의 또 다른 근거

국정원은 또한 김성태-리호남이 만나지 않을 가능성을 확인했다고도 했다.

'국정원 동남아 주재 사무실은 쌍방울 김성태·KH 배상윤·하얏트 정호일의 카지노 방문 및 거액의 채무부담 첩보를 입수했다'면서 '2019년 7월 필리핀 개최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 당시 참석자 명단에는 김성태·배상윤·정호일 등 동일 인물 3명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김성태가 리호남에게 70만 달러를 전달하지 않았고, 이 돈을 카지노 도박 빚 상환에 썼을 가능성도 있다는 취지로 읽히는 대목이다.

두 사람의 미접촉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근거도 있다.

국정원은 '리호남이 금전(총 100만 불)을 수령한 배경에는 북한 지휘부 상납 등 목적도 있었는데, 2019년 8월 국정원 해외 수집 담당 부서에서는 리호남의 금전 문제 첩보가 입수되는 등 7월에 70만 불을 수령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일부 확인(했다)'고 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리호남이 지원금(상납금) 15,000불을 내지 못해 횡령범으로 몰렸고, 리호남 입지가 약화, 각종 대남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국정원 문건에는 2019년 5월 11일 리호남을 만나 이재명 방북초청을 요청했다는 김성태 진술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도 담겼다.

국정원은 '대북수집 담당 부서 입수 첩보에 의하면 2019년 5월 11일 김성태-리호남 접촉은 물리적으로 가능했으나, 장애요인이 상당이 많았던 정황(이 있다)"이라면서 "(리호남이) '5월 10일 수술 후 5월 11일 오전 퇴원', '피오줌을 싸며 고생했다'"라고 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리호남, 필리핀에 없었다"
 국정원 2급 비밀 문건 중 2019년 7월 25일 작성된 '아태평화번영 국제대회 동향(7보, 北 대표단 체류동향)'. AI 도구를 활용해 원문의 기울기와 선명도를 보정했다.
ⓒ 국정원
리호남이 2019년 7월 마닐라에 체류하고 있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재판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지난 4월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당시 이종석 국정원장은 "국정원 정보자료에 2019년 7월 24일부터 27일 사이에 두 번에 걸쳐서 리호남의 동선이 잡힌 자료가 있다. 7월 22일부터 7월 24일까지는 필리핀이 아닌 제3국(베트남 – 기자 주)에서 체류를 한 증거가 있고, 이 제3국에서 리호남은 출입국에 자기 본명 여권을 사용했다"라면서 "7월 26일 날은 필리핀이 아닌 또 다른 3국(중국 – 기자 주)에 리호남이 체류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희들이 확인했다"라고 증언했다.

또한 "리호남이 7월 24일부터 7월 27일 사이에 필리핀에 없었다라는 것을 증거할 수 있는 두 개의 정보가 있고 이 정보는 거의 확실한 거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반면, 방용철은 "(당시 리호남은) 오카다 호텔 후문 쪽으로 왔다"라면서 "돈은 회장님이 전달해 주셨고, 회장님이 계신 곳까지 안내는 했다"라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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