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김종훈 2026. 9. 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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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방검찰청이 2023년 5월 국가정보원을 처음 압수수색하기 9일 전, 국정원에 파견된 부장검사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대북수집 보고서 66건 가운데 13건을 특정해 압수수색에 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차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국정원 비밀문건에는 '쌍방울의 대북접촉 진행동향 확인 결과', '쌍방울그룹의 대북 경협사업 추진 경과', '쌍방울그룹, 무단 대북접촉 및 제재저촉 행위'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빠진 사례도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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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2급 비밀 입수 1] 감찰부서장 유도윤 부장검사가 원문 직접 열람하고, 13건 특정 지시

<오마이뉴스>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입수했다. 국가정보원이 여러 차례에 걸쳐 진행한 특별감사 결과와 미공개 자료인데, 검찰 공소사실·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내용과 윤석열 정부 국정원의 개입 정황 등이 담겨있다. <오마이뉴스>는 국가정보원 2급 비밀 문건을 최초 공개한다.

'국정원 2급 비밀 입수' 글 싣는 순서

1. [단독] 대북송금 검찰 압수수색 9일 전, 국정원에서 벌어진 일
2. [단독] 윤석열 취임 두 달 뒤, 수상한 국정원 TF 가동
3. [단독] 북한 공작원에 줬다는 이재명 뇌물, 그런데 국정원 판단은
4. [단독] 이재명 뇌물이라는 그것... 북한 훑었지만 없었다
5. [단독] 국정원 미공개 자료엔 "쌍방울, 대북사업 이용 주가조작"
6. [단독] 이시원은 국정원을 어떻게 대북송금 사건에 끌어들였나 <편집자말>

[김종훈 기자]

 윤석열씨가 국가정보원 청사를 찾아 2023년도 업무계획을 보고받기 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규현 국정원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2023-02-24
ⓒ 대통령실 제공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방검찰청이 2023년 5월 국가정보원을 처음 압수수색하기 9일 전, 국정원에 파견된 부장검사가 압수수색에 대비해 대북수집 보고서 66건 가운데 13건을 특정해 압수수색에 대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검찰은 압수수색 전 관련 보고서 66건의 목록만 확보한 상황이었다.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국정원 2급 비밀 문건에 따르면, 국정원에 파견돼 감찰부서장을 맡고 있던 유도윤 부장검사는 66건의 원문을 직접 열람했다. 이 가운데 '사건 관련성이 높은 자료(13건)'를 특정해 압수수색에 대비하도록 지시했다. 2023년 5월 10일이었다.

9일 뒤인 같은 달 19일 수원지검은 국정원 압수수색을 진행했고(1차 압수수색), 해당 부서에서 확보한 대북수집 보고서는 사전에 특정된 바로 그 13건이었다.

이후 피고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이 1차 압수수색에서 피고인에게 불리한 자료만 확보됐다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한 뒤 법원 직권으로 2023년 6월 21일과 22일 2·3차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첫 13건에 없었던 쌍방울 자체의 대북접촉·경협사업·사업권·주가 관련 국정원 보고서들이 확인됐다.

1차 압수수색에서 어떤 자료가 빠졌나... '쌍방울 자체 대북사업'

2·3차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된 국정원 비밀문건에는 '쌍방울의 대북접촉 진행동향 확인 결과', '쌍방울그룹의 대북 경협사업 추진 경과', '쌍방울그룹, 무단 대북접촉 및 제재저촉 행위'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 보고서를 보면 국정원의 정보수집 범위에는 쌍방울 자체의 대북접촉과 경제협력사업뿐 아니라 북한 측과의 사업권 논의, 대북사업과 계열사 주가의 연관성에 관한 첩보까지 포함돼 있었다.

2019년 10월 국정원 생산 보고서에는 쌍방울의 대북사업 추진 방안으로 의류지원뿐 아니라 태양광 발전사업과 특장차 사업 등이 거론됐다. 또 다른 자료에는 쌍방울이 북한 측과 자체 대북사업권 문제를 논의한 내용도 담겼다.

주가와 관련한 첩보도 있었다. 2020년 1월 31일 보고서는 제목부터 '이호남, 쌍방울의 대북사업 이용 주가조작 시도 언급'이다. 국정원이 쌍방울의 대북사업과 계열사 주가의 연관성까지 첩보 대상으로 삼았음을 보여주는 문건이다.

법원이 검찰 압수수색 자료만 받고 추가적인 압수수색이 필요하다는 피고인 측 의견을 외면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이들 자료는 공개되지 않았을 것이다.

유도윤 부장검사, 검찰 압수수색에 앞서 원문 열람
 국정원 2급 비밀 문건 중 국정원 생산자료 대외 제출 경과 흐름도
ⓒ 국정원
검찰의1차 압수수색 대상 13건이 특정되기까지의 과정은 국정원 비밀 문건에 시간순으로 정리돼 있다. 출발점은 2023년 3월 29일 수원지검의 자료 요청이었다. 국정원은 이를 '단순 수사협조 의뢰'라고 표현했다.

이후 북한 업무 수행부서와 유관부서가 관련 자료를 검색했다. 자료 보유 부서는 사건 관련성과 직무상 비밀 여부 등을 검토해 제출 범위를 정하고, 감찰부서가 각 부서의 의견을 반영해 이를 검토·취합하는 절차를 거쳤다. 이 과정에서 대북수집 관련 부서 자료 66건의 목록이 검찰에 제출됐다.

검찰부서장 유도윤 부장검사는 검찰 압수수색을 사전에 인지했다. 검찰에 목록만 제출했던 대북수집 관련 부서 자료 66건의 원문을 직접 열람했다. 그리고 5월 10일 이 가운데 '사건 관련성이 높은 자료(13건)'를 특정해 압수수색에 대비하도록 지시했다.

9일 뒤 수원지검은 국정원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해당 부서에서 압수된 대북수집 보고서는 사전에 특정됐던 13건이었다. 5월 19일 자 수원지검 압수목록도 남아 있다.

이종석 국정원장도 지난 4월 국회 조작기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유 부장검사가 66건을 확인한 뒤 13건을 특정했고, 수원지검의 1차 압수수색에서 그 13건이 압수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당시 국정원 감찰부서가 수원지검과 '긴밀한 창구 역할'을 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한편,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1차 압수수색 과정에서 관련 자료가 빠진 사례도 기록돼 있다. 2018년 10월 25일 생산된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방북 관련 보고서다. 이 문건은 1차 압수수색 당시 해당 부서의 착오로 제출되지 않았고, 이후 검찰의 추가 요청에 따라 약 1년 뒤 제출됐다.

66건 중 왜 13건만... 선별 경위는 설명 안 돼

국정원 비밀 문건에는 유 부장검사가 특정한 13건을 두고 '사건 관련성이 높은 자료'라고 표현됐다. 다만 66건 가운데 어떤 기준으로 13건의 사건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했는지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았다. 특정 인물이나 키워드를 기준으로 했는지, 생산 시기나 작성 부서를 한정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유 부장검사가 독자적으로 관련성을 판단했는지, '긴밀한 창구'라는 표현처럼 수원지검과 자료 범위를 협의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 과정에 어떤 특정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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