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술로 소나무 살린 중국... 실패의 길로 가는 산림청 [최병성 리포트]

최병성 2026. 9. 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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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전멸 중이다.

중국도 한국처럼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중국은 그동안 화학 농약에서 친환경적인 방제로의 전환을 통해 총 감염 면적과 고사목 수 등 괄목할 만한 감소를 이뤄내며 소나무재선충병의 예방 및 방제 성과를 거두었다.

중국 광동성 임업국이 낸 <살(杀) 소나무 재선충 생물제제 G810 수간주사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라는 보고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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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리포트] 중국에서 효과 입증한 성창근 교수의 '천적 곰팡이'... 산림청은 뭐하고 있나

[최병성 기자]

 소나무 숲이 시뻘겋게 전멸 중이다. 국가 재난 상태다.
ⓒ 최병성
소나무재선충병으로 소나무가 전멸 중이다. 그동안 재선충병이 심각했던 경주, 포항, 밀양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강원도 춘천과 원주, 경기도 가평과 양평, 충남 태안과 서천 그리고 전남 순천 등 재선충병으로 전국의 소나무가 고사 중이다. 덕분에 벌목업자들과 조림업자 등 산림사업자들의 돈벌이 사업이 가득이다.
 재선충으로 숲이 죽어갈수록 벌목과 조림 등 산림 사업자들의 수익은 증가한다.
ⓒ 최병성
재선충병 치료제 개발에 성공한 중국
중국도 한국처럼 소나무재선충병으로 몸살을 앓아왔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친환경 방제 약품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 정부 산하 산림·임업 최고 행정기관인 중국 국가임업초원국이 운영하는 정부 포털(forestry.gov.cn) 2026년 1월 14일 자에 <중국, 소나무재선충병의 효과적인 예방 및 방제 성과 달성>이란 제목의 기사가 올라와 있다.
 재선충 방제 친환경 약제 개발에 성공했다는 중국 임업국의 발표 내용. 중국 임업국은 수년 동안 관련 내용을 계속 공개해왔다.
ⓒ 중국 임업국
중국은 그동안 화학 농약에서 친환경적인 방제로의 전환을 통해 총 감염 면적과 고사목 수 등 괄목할 만한 감소를 이뤄내며 소나무재선충병의 예방 및 방제 성과를 거두었다. 수조 원을 퍼붓고도 재선충이 날로 더 증가하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특히 재선충이 넓게 확산된 지역에서는 소나무 하나하나 주입하는 수간주사를 쓰는 것을 넘어서서, 드론 살포용 연방(联邦)121 라는 친환경 약제를 개발해서 사용한다. 중국 당국은 연방(联邦)121이 무공해와 긴 약효 지속 시간을 특징으로 하는 친환경 예방 약제라고 강조한다. 이 기술은 후난성과 산둥성 국립 자연보호구역 약 5만 무(3333ha) 규모의 실험에서 그 효과가 입증되었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쑹양현 공영 방송·미디어 포털은 연방 121의 드론 방제와 효과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 중국 쑹양현 공영방송
중국 임학회 홈페이지 2026년 3월 19일 자에는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용 연방(联邦)121 제제의 품질 관리 및 현장 적용 기술 규정' 제정 공고가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게시되어 있다. 그리고 이 친환경 약제 고시문 전체를 누구나 다운받아 볼 수 있게 첨부파일로 공개했다.
 중국임학회가 공개한 재선충 친환경방제 약품 고시문
ⓒ 중국임학회
국가 '단체표준 관리 규정' 및 '중국임학회 단체표준 관리 조치(시행)'에 의거하여, 과제 착수, 의견 수렴, 전문가 심의 및 공고 절차를 거쳐 중국임업과학연구원 산림생태환경보호연구소가 주도하여 작성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용 "联邦121" 제제의 품질 관리 및 현장 적용 기술 규정'이 중국임학회 단체표준으로 승인되었습니다. 본 표준은 공고일로부터 시행됩니다. 이에 공고합니다.

대한민국 산림청은 지금도 소나무재선충병은 치사율 100%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중국은 어떻게 예방뿐만 아니라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까지 치료되는 친환경 예방제를 개발할 수 있었을까?

중국 광동성 임업국이 낸 <살(杀) 소나무 재선충 생물제제 G810 수간주사로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라는 보고서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이 보고서는 2019년 1월 9일, 중국 광동성 하원시 임업국과 한국 충남대학교 & ㈜대덕바이오와 중국 화난농업대학 임목 건강진단 및 보호기술연구소가 재선충 친환경 예방제인 G810으로
실험한 결과다.
 한국 충남대학교 성창근 교수가 찾아낸 에스테야균으로 만든 친환경 예방제인 G810으로 중국이 실험한 결과다.
ⓒ 중국 화남대학교
G810이란 충남대학교 성창근 교수가 한국의 숲에서 810번의 실험 끝에 찾아낸 에스테야 곰팡이균으로 만든 재선충 친환경 예방제다. 성창근 교수는 중국 요청에 따라 실험용 G810을 제공했고, 모든 실험 진행과 결과 보고서 작성은 중국 광동성 하원시 임업국과 화난농업대학 기술연구소가 주도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G810은 재선충 방제 효과가 있으며, 중국에서 생산해 사용하는 화학농약 아바멕틴보다 우수하다고 밝히고 있다.

충남대에 유학 왔던 중국 학생 중 6명이 성창근 교수 지도하에 소나무재선충 관련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들은 현재 중국의 대학교 학장과 연구소 소장 등으로 재임하며 재선충 연구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성 교수는 중국 광동성 하원시 이외에도 중국의 여러 기관들과 공동실험을 거듭해 왔다.

중국 정부가 재선충 예방과 치료제로 고시한 '연방121' 공고문에 따르면, 에스테야균을 기본으로 하여 드론 방제 시 소나무에 잘 달라붙도록 식물성 접착성분 0.1%와 특수 보조제 1%를 추가하여 중국화에 성공한 제품임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찾아낸 천적 곰팡이가 중국의 재선충 치료 성공의 길을 연 것이다.

한국에서도 기후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이 지난 2022년 <국립공원 등 보호지역 병해충 관리방안 연구>에서 친환경 천적 곰팡이로 감염 의심목 33본 중 29그루가 건강하게 회복되었다며 87.8%의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로도 국립공원공단은 여러 곳의 국립공원에서 친환경 예방제의 현장 적용 실험을 계속해 오고 있다.
 기후부 산하 국립공원공단은 천적곰팡이 실험 결과 이미 감염된 소나무도 회복되는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 국립공원공단
2025년 말 나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을 만나서, 현재 심각한 전국의 재선충 현황을 설명하고, 기후부가 주도적으로 재선충 실험에 나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후 김성환 장관이 국립공원공단과 산림청의 공동실험을 지시했다. 그리고 기후부와 산림청 간의 수차례 회의 끝에 지난 5월 경남 진주와 전남 곡성 두 곳에서 친환경 예방제의 검증 사업이 진행되었다.

3만 마리라더니 8만 마리 주입? 산림청은 해명하라
 곡성과 진주에서 소나무에 재선충을 주입해서 실험하고 있다.
ⓒ 최병성
박은식 산림청장을 만나 대한민국 소나무를 살릴 길을 찾기 위해 기후부와의 공동 실험을 제대로 하자고 당부했다. 박 청장은 내게 산림청은 기후부가 하는 대로 따라가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산림청이 실험을 주도했고, 산림청의 실험 장소 선정과 소나무에 주입한 재선충 '마릿수'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다. 산림청은 다음의 의혹들을 해명해야 할 것이다.

먼저 산림청은 소나무 한 그루마다 재선충을 3만 마리 투입하겠다고 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재선충 예방제 효능 확인 실험에 3만 마리는 과하다고 지적했다. 재선충 한 쌍이 20일 만에 무려 20만 마리로 증식할 만큼 번식력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림청은 3만 마리를 고집했다.

지난 5월 15일 전남 곡성과 경남 진주 두 곳 60그루(각 지역당 30그루)의 소나무에 재선충을 예방하는 천적 곰팡이 에스테야균을 주입했다. 20여 일 뒤인 지난 6월 7~8일에 걸쳐 곡성과 진주에 천적 곰팡이를 주입한 소나무 60그루에 재선충을 주입했다. 천적 곰팡이를 넣지 않은 대조군 60그루에도 재선충을 3만 마리씩 주입했다.
 곡성과 진주에서 친환경 천적 곰팡이 검증 실험이 진행되는 모습이다.
ⓒ 최병성
재선충 주입을 마친 후, 국립산림과학원 담당 과장에게 어떻게 3만 마리를 확인했냐고 물었다. 그는 알이 있어 3만 마리가 좀 넘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다.

실험 후 남은 샘플을 받아왔다. 3일 뒤 재선충 마릿수를 조사했다. 결과가 충격이었다. 산림청이 약속했던 수용액 0.6ml에 3만 마리가 아니었다. 수차례 실험에도 불구하고 무려 2.67배인 약 8만 마리가 검출되었다. 기후부 국립공원공단 연구원도 4℃ 이하의 냉장 보관 후 조사 결과 7만 9천마리로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담당 과장에게 재선충이 담겨 있는 수용액이 무엇인지 물었다. 수돗물이라는 답을 받았다.
 산림청이 배양해 소나무에 주입한 소나무재선충이다. 소나무에 주입한 0.6ml당 3만 마리라고 했으나 조사 결과 약 8만 마리가 검출되었다.
ⓒ 최병성
산림청은 실험 후 3~4일이 경과된 후 재선충 수를 헤아렸기에 증식 속도가 빠른 재선충이 알을 낳았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먹을 것이 전무하고, 염소 성분이 잔류하는 수돗물에서는 재선충이 증식하지 못한다. 애초에 있던 알이 깨어날 수는 있지만, 수돗물에서 계속 알을 낳는 증식이 안됨은 기본 상식이다. 또 4℃ 이하의 저온에서도 재선충은 증식이 불가능하다. 산림청이 처음부터 재선충 마릿수를 부풀린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만든다.

지난 8월 14일, 박은식 청장에게 3만 마리가 아니고, 왜 8만 마리의 재선충인지 의혹을 조사해 알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답도 없다.

왜 이런 장소에서 실험을 하는 것일까?

두 번째는 실험 장소에 대한 의혹이다. 먼저 경남 진주 실험 현장을 보자. 소나무의 일종인 곰솔이 자라던 숲에 벌목 후 편백, 리기테다소나무, 일본잎갈나무를 조림한 지역이다. 반복적인 조림이 이뤄져 엉망이 됐다.
 편백나무 사이에 겨우 생존 중인 소나무다. 재선충 주입 당일 이미 얼마 없는 잎사귀마저 재선충으로 누렇게 죽어가고 있다. 빨간 줄이 실험목 표시다.
ⓒ 최병성
실험 대상인 곰솔은 편백사무 사이에 겨우 살아남은 쇠약한 소나무들이다. 기다란 가지 끝에 잎을 조금 달고 있을 뿐, 정상적인 나무가 아니다. 심지어 실험 대상인 소나무 바로 옆에 이미 재선충에 감염된 소나무들이 있다. 재선충에 감염된 지역에서 재선충 예방 약제 검증 실험을 한 것 자체가 잘못이다.
 재선충을 주입 중인 소나무 바로 옆에 이미 재선충에 감염되어 고사한 소나무가 서 있다. 결코 실험지가 될 수 없는 곳이다.
ⓒ 최병성
전남 곡성 실험 현장은 더 많은 의혹들이 있었다. 2024년 새롭게 만든 임도 급경사면 바로 위의 소나무를 실험지로 선택했다. 물이 빠져나가고 햇볕이 뜨겁게 달구는 임도 경사면 탓에 수분 스트레스를 받는 곳의 비정상적인 소나무들이다. 심지어 활엽수를 잘라내는 숲가꾸기까지 진행했다.
 임도를 만든 경사면 위에 수분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소나무에 재선충 예방제 실험을 했다. 산림청은 왜 이런 장소를 선택한 것일까?
ⓒ 최병성
활엽수들을 잘라냈으니 햇빛이 숲에 잘 들어왔다. 열화상 카메라로 측정해 봤다. 활엽수를 잘라내지 않은 좌측 원래의 숲은 약 23.5도였고, 소나무만 남겨둔 실험 대상지는 37.9도였다. 활엽수를 잘라낸 숲가꾸기 하나만으로 숲의 온도가 무려 14도의 온도 차이가 났다.
 재선충 실험지의 활엽수를 베어냈다. 그 결과 원래의 숲과 약 14도의 온도 차이가 발생했다.
ⓒ 최병성
산림청은 최근 기후변화에 따른 기온 상승으로 재선충 확산이 극심해졌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은 겨우 1.5도에 불과한데, 산림청의 숲가꾸기는 숲의 온도를 무려 14도 이상 상승시킨다.
재선충은 따뜻한 숲에서 더 많은 번식을 하고, 천적 곰팡이는 이렇게 뜨거워진 숲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하지만 산림청은 이곳에 숲가꾸기 사업을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실험 대상지 바닥에 잘린 활엽수 나무 그루터기들이 사방에 보이는데도 말이다.
 기후부-산림청 공동 천적곰팡이 실험지에 잘려 있는 활엽수들.
ⓒ 최병성
심지어 잘린 나무들은 아직 잎사귀도 다 마르지 않았다. 임도를 따라 올라가보았다. 실험 대상지 위와 아래는 키 큰 나무 아래 활엽수들이 그대로 빽빽하게 자라고 있었다. 실험구역만 활엽수들이 잘려 있었던 것이다.
 아직 잎사귀에 초록이 남아 있다. 잘라낸 지 며칠 되지 않음을 보여 준다.
ⓒ 최병성
중국은 한국에서 찾아낸 에스테야균으로 재선충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은 이미 오래전에 개발된 친환경 재선충 예방제가 있음에도 치사율 100%를 주장하며 오늘도 전국의 소나무를 죽이고 있다. 만약 중국처럼 친환경 천적 곰팡이 치료제를 활용했다면, 오늘 대한민국 산림은 이렇게 참혹한 상태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책임을 누가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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