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만에 동 난 서울시 안심벨,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유지영 2026. 9. 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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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시내 초등학생 36만 명 전원에게 '초등안심벨'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는 앞서 시민들의 호응 아래 '서울시 휴대용 안심벨(직전 사업인 '지키미' 포함시 총 16만 대)' 사업을 벌였다.

서울시는 2023년 12월 '휴대용 SOS 비상벨', '안심 경보기' 세트로 1만 대를 제작해, 이듬해 8월 1만 대를 무료로 배포했다.

신고 건수 및 경찰·순찰차 등 실제 출동으로 이어진 건수에 대해 서울시는 "'지키미'의 경우 '안심헬프미' 등과 다르게 신고시 서울시 관제센터를 거치지 않고 연동된 휴대전화를 통해 바로 경찰관서 112 지령실로 연결"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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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벨 정보공개청구 ①] 47.8억 원 투입했지만 관리 부실 비판도

[유지영 기자]

 올해 3월부터 확대한 '초등생 안심벨' 사업.
ⓒ 서울시
서울시는 올해 3월부터 시내 초등학생 36만 명 전원에게 '초등안심벨'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1·2학년 대상 시범 사업을 전 학년으로 넓힌 것이다. 8월부터는 '소상공인 안심벨' 사업도 기존 1인 점포에서 여성 소상공인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서울시는 확대 근거로 "전국 최초로 (안심벨 사업을) 시작해 호평을 받았다"는 점을 들었다.

서울시는 앞서 시민들의 호응 아래 '서울시 휴대용 안심벨(직전 사업인 '지키미' 포함시 총 16만 대)' 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서울시에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를 보면, 양적으로 '안심벨'의 배포 자체는 성공적이었으나 질적으로 검토돼야 할 요소도 엿보인다.

서울시는 여성, 청소년, 1인 가구 등 사회안전약자를 대상으로 2024년부터 매년 5만 대씩, 3년 간 15만 대를 배포했다. 이중 14만 9699대는 무료, 301대는 자부담 공급(일반 시민 대상 유료 '7000원' 공급으로 올해 2월 신청분부터 시작)이었다. 집행액만 47.8억 원에, 편성액은 70.5억 원이다. 여기에 더해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신고 허위종결 사건 등으로 인한 문의 폭증으로 올해 하반기 5만 대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

평소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위험 상황에서 긴급 신고 버튼을 3초 이상 누르면 경고음이 울리면서 경찰에 긴급 신고가 들어가는 방식이다. 단, '초등안심벨'의 경우 휴대전화에 연동하지 못하고, 경고음만 가능하다.

반응은 뜨거웠다. 2024년 첫 물량 2만 대는 열흘 간 신청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첫날 100분만에 동이 났다. 서울시는 2024년 3만 개를 추가로 제작했다.

'안심벨' 신고 95%가 오신고·오작동
 서울시가 올해 8월 확대한 '소상공인 안심벨' 사업.
ⓒ 서울시
서울시는 8월 초 '소상공인 안심벨' 홍보자료를 통해 "2024년 (안심벨 사업이) 첫 도입 이후 지금까지 안심벨을 통한 신고는 총 2891건"이라고 알렸다. 그러나 정보공개 청구 결과, 서울시가 밝힌 수치 가운데 대부분(2025년 94.4%, 2026년 7월까지 95.5%)이 오신고·오작동된 수치였다(다만 <오마이뉴스>가 정보공개청구로 확보한 자료상 2026년 7월 31일까지의 신고 합계는 2787건으로, 시가 홍보 자료에서 밝힌 수치와는 집계 시점에 차이가 있다).

특히 테스트 및 이용자의 오류 신고 등 오신고된 건수는 2024년 110건, 2025년 630건, 2026년 7월까지 1391건으로 가파르게 늘어났다. 2024년은 신고 통계 624건 중 오신고·오작동·경찰 출동 등 어디에도 분류되지 않은 건이 482건에 이른다. 이에 시 관계자는 "2024년 사업이 처음 시작해 CCTV 관제센터 관제사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아 (신고 종료 등) 구분이 제대로 입력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반면, 기기 자체 결함으로 분류된 오작동 건수는 2024년 28건, 2025년 24건, 2026년 7월까지 13건이 있었다. 서울시는 오작동 사례에 대해 ▲안심벨을 조작하지 않았음에도 자동으로 긴급신고 발생 ▲긴급신고 버튼을 누르지 않았음에도 긴급신고 반복 발생 ▲매일 오후 4시경 자동으로 긴급신고 발생하는 오작동 ▲사용자가 안심벨을 소지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택에 있던 안심벨에서 신고 부저음 발생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사용 방법 등을 안내하고 동일 증상 재발 시 하자 물품으로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심벨'의 본래 취지인 '안전 강화'는 어땠을까. 실제 '안심벨'을 적시에 이용한 의미 있는 사례도 존재한다. 이용자가 '안심벨'을 눌러 경찰이 출동하고 범죄 상황이 해결된 사례는 2025년 2건, 2026년 7월까지 12건 집계(경찰 출동 건수는 2024년 4건, 2025년 11건, 2026년 7월까지 36건)됐다.

구체적으로는 아동학대, 가정폭력, 스토킹, 주거 침입 미수 등으로 '안심벨'을 이용해 신고를 해서 경찰이 출동한 뒤 현장에서 가해자에게 경고하고, 접근 금지 처리되거나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도 있다.

그럼에도 이 기기가 정작 필요한 사람에게 갔는지, 실제로 사용되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시 안심벨 사업의 근거는 '서울특별시 사회안전약자 등 범죄피해 예방 지원 조례'로, 범죄피해자-범죄피해 우려자-사회안전약자 등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게 돼 있다. 서울시는 '사회안전약자'로 1인 가구, 청소년(만 24세 이하), 여성을 포함시켰다.

그러나 조례가 말하는 대상에게 돌아갔는지는 정보공개 청구 결과에선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는다. 서울시가 경찰청과 성폭력피해지원시설 등에 배부했다면서 밝힌 '특별공급'은 3년간 1만 9497개로, 이 가운데 어느 기관에 몇 개가 갔는지 명시된 것은 5872개뿐, 나머지 1만 3625개는 내역이 나와 있지 않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서울시 요양보호사들, 가정 방문 간호사들, 귀가 스카우트 요원들, 중고등학교·대학교 학생들에게 배부됐다. 경찰서에서 '특별공급'으로 고위험군·신변보호 대상자들에게도 지급됐고, 분기별로 몇 개를 지급했는지 시에 알려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반환 없다"는 서울시... 정작 못 돌려받은 피해자

오신고·오작동 수치가 아닌 신고를 해야 할 상황에서 안심벨이 작동하지 않아 신고하지 못한 미신고·미작동 기록은 없을까. 서울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제작·관리 업체에 문의해보니 이 같은(미신고·미작동) 민원이 들어온 적은 없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안심벨' 고장(고장 신고된 건수는 2024년 87건, 2025년 101건, 2026년 7월까지 61건)으로 수리가 접수된 물품 중에서 신청자에게 반환되지 못한 수량(미반환)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성범죄 피해자인 A씨(34)는 2024년 시로부터 '안심벨'을 수령해 몇 달 간 가방에 달고 다니다가 '안심벨' 제작 업체에 수리를 맡겼으나 그후로 되돌려받지 못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2024년)에는 서울시가 제작·관리 업체를 통해 수치 등을 집계했기에 누락 건에 대한 시 차원의 검증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 관계자는 "2025년부터는 (서울시 내에서)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서 관리하고 있다. 휴대전화 연동율도 시스템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지키미' 1만 대는 통계 자체 부존재
 2024년 8월 경 시민 1만 명에게 보급된 서울시 '지키미' 이미지
ⓒ 서울시
'안심벨' 사업은 처음 2023년 7월 신림역 흉기 난동 사건과 같은 해 8월 관악산 둘레길 사건 등 여성 범죄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지키미'라는 사업으로 먼저 시범 도입됐다. 서울시는 2023년 12월 '휴대용 SOS 비상벨', '안심 경보기' 세트로 1만 대를 제작해, 이듬해 8월 1만 대를 무료로 배포했다. '지키미' 구매 비용에는 예산 5억 원이 쓰였다.

그러나 '지키미'의 경우 서울시에서 어떻게 쓰였는지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마이뉴스>는 서울시에 '지키미'의 신고 건수 및 경찰·순찰차 등 실제 출동으로 이어진 건수, 오신고·오작동 건수, 고장·수리 접수·회수 건수에 대한 통계를 요구했으나 모두 공란으로 돌아왔다. '지키미'의 경우 1만 대를 배포했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통계 수치가 없는 것이다.

신고 건수 및 경찰·순찰차 등 실제 출동으로 이어진 건수에 대해 서울시는 "'지키미'의 경우 '안심헬프미' 등과 다르게 신고시 서울시 관제센터를 거치지 않고 연동된 휴대전화를 통해 바로 경찰관서 112 지령실로 연결"된다고 해명했다.

이어 "112신고 건수 및 경찰 출동 여부는 국가경찰 사무에 해당해 자치경찰위원회에서 별도로 112 신고 건수 등을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예산으로 집행된 사업임에도 서울시도, 자치경찰위원회도, '지키미' 신고 건수 등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오신고·오작동, 고장·수리 접수 건수에 대해서도 서울시는 "'지키미'의 경우 시중 판매품을 서울시에서 구매한 것으로 전단지 첨부를 통해 이용자들에게 오작동 방지 등 문의사항에 대해 업체에 연락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며 "해당 업체는 서울시 외에도 타 시·도 등에 다량의 납품을 하여 서울시 납품 건에 대해서만 고장 접수 건 파악이 어렵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가 주도해서 시작했고, '안심벨' 등으로 대폭 확대한 사업임에도 기존 사업에 대한 성과를 검증할 수 있는 통계가 없는 점은 이어지는 '안심벨' 사업에도 우려 요소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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