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추가 공격에 또 유조선 타격…中·러가 미군함 추적 도왔나

유지혜, 강태화 2026. 9. 9.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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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미 군함에 대한 추가 공격을 시도하자 미국은 또 이란 유조선을 타격했다. 양측이 ‘맞불 타격’을 주고받으며 상대의 해상 통제를 무력화하려는 가운데 군사적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이란의 연이은 미군 자산 공격을 두고 중국과 러시아가 위치 추적 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은 8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이란의 미국 함정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란의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가해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CENTCOM 홈페이지

미 중부사령부는 8일(현지시간) “지난 이틀 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 해군 군함을 겨냥해 탄도미사일 공격을 두 차례 감행한 데 대응해 이날 이란 원유 운반선 5척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미 군함은 이란의 공격 시도를 성공적으로 회피했으며, 역내 해역에서 초계 작전을 지속하고 있다. 미군 측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란 작전을 총괄하고 있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파괴한 선박명도 공개했다. “오만만에서 IRGC 원유 운반선인 M/T 카비즈호, M/T 차르미나르호, M/T 호라이즌 1호, M/T 리에스코호 등 4척을, 하르그섬 인근에서 M/T 데리야호 1척을 파괴했다”면서다. 또 “미군은 타격을 가해 선박을 운항 불능 상태로 만들기 전 선원들에게 퇴선 명령을 내렸다”고 했다.

중부사령부는 지난 5일에도 IRGC가 미 항공모함 1척과 구축함 1척에 미사일 공격을 가한 데 대응해 이란 유조선 3척을 타격했다. 당시 브래드 쿠퍼 중부사령관은 “IRGC에 전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우리 함 두 척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너희 선박 세 척을 제거해 더 높은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할 것”이라며 “우리는 미군을 보호하고, 필요하다면 이란의 제한적이고 노출된 원유 수송 선단을 파괴하는 것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군은 같은 원칙을 이번에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은 해당 유조선들을 IRGC와 역내 대리 세력에 자금을 공급하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그림자 네트워크의 일부로 활용해 왔다. 이란은 이 선박들을 방어할 어떠한 수단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은 8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이란의 미국 함정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란의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가해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CENTCOM 홈페이지


이란을 고사시키려는 경제적 압박 구상을 군사적 측면에서도 지원하는 것으로, 그림자 선단의 취약성을 부각한 건 향후 미군 자산을 겨냥할 경우 언제든 해당 유조선을 파괴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이란의 원유 수송망을 쉽게 망가뜨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콜롬비아를 방문 중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란이 미 해군 함정을 공격하거나 공격하려 할 때마다 유조선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 방송 역시 미군의 공격 사실을 보도했다. 미군이 이란 남부 자스크 항구 인근과 페르시아만의 하르그섬 인근에서 이란 유조선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은 8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이란의 미국 함정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란의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가해 격침시켰다고 밝혔다. CENTCOM


중부사령부는 IRGC의 “이틀에 걸친 두 차례의 공격”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 앞서 이란은 지난 5일 미국의 타격 직후 맞대응을 예고했다. 이란 관영 방송은 미국의 공습에 대응해 호르무즈해협의 미승인항로를 이용하던 유조선 3척과 미국 연계 선박 3척을 공격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란은 또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는 선박에 적용할 새로운 ‘통항 금지 구역’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란은 이날도 곧바로 보복했다고 주장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추가 타격 직후 이란은 요르단 내 미군 표적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이란 국영매체가 보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요르단 미군기지 공격 여부에 대해 “제공할 정보가 없다”고 밝혔다.

이란이 최근 잇따라 미 해군 자산을 타격하려 시도하는 것과 관련, 이란 정부가 더 정교한 무기를 동원하거나 중국 또는 러시아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이란은 미 군함을 겨냥하기 위해 첨단 기능을 갖춘 신형 미사일을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무기 분석가들은 해당 미사일에 영상 정보를 활용해 움직이는 표적을 추적하고 미사일을 유도할 수 있는 전자광학 탐색기(electro-optical seeker)가 장착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신형 미사일이 있더라도 공격 개시 시점에 이란이 미 군함의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이에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에 미 군함의 위치 추적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당국자들은 WSJ에 말했다.

현지시간 8일 이란 이슬람 혁명수비대(IRGC)의 공식 웹사이트인 ‘세파 뉴스(Sepah News)’를 통해 공개된 이 사진은, 호르무즈해협에서 혁명수비대가 나포한 미국의 무인 잠수함 드론을 보여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연합뉴스

이에 앞서 이란 IRGC는 이날 호르무즈해협에서 미군의 ‘최신형 무인 잠수정’을 나포했다며 해당 장비의 모습을 공개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 등에 따르면 혁명수비대 해군은 성명을 통해 “오늘 오전 복합적 정보 및 군사 작전을 통해 호르무즈해협 입구에서 미 테러리스트 군대 소유의 최첨단 스마트 무인 잠수정 1척을 나포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이 잠수정에 대해 “수중 분야의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있으며, 당초 2025년 미 테러 군대 함대에 인도될 예정이었던 장비”라고 설명했다.

IRGC 연계 매체인 세파뉴스는 나포된 잠수정이 미국 국방 기술 기업 안두릴 인더스트리즈가 개발한 자율형 무인 잠수정 ‘다이브-LD’(Dive-LD)라고 구체적으로 보도했다. 다이브-LD는 길이 약 5.8m, 무게 3t 규모로, 심해에서 최장 10일간 독자적인 작전 수행이 가능하다. 제조사 제원상 최대 수심 6000m까지 잠항할 수 있고, 3D 프린팅 부품과 모듈식 설계를 적용해 다양한 센서와 임무 장비를 신속하게 탈부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IRGC 대변인은 “최첨단 무인 잠수 ‘돈 헌터’(Dawn Hunter)조차 호르무즈 해협에 구축된 우리의 다층 감시망을 회피할 기술은 갖추지 못했다”고 논평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주장을 반박했다. 팀 호킨스 중부사령부 대변인은 해당 무인잠수정이 이란의 발표 하루 이상 전 고장 나 수중에서 사실상 멈춰 있던 구형 모델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지 않았고 기밀 소나(음파탐지기)나 레이더 장비도 탑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워싱턴=유지혜 특파원 wisepen@joongang.co.kr, 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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