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팬덤으로 스타디움 채웠다…100만 중장년이 바꾼 공연시장

이이슬 2026. 9.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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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팬'이 100만 유료 관객으로 진화했다. 임영웅이 첫 전국투어에 나선 지 4년 만에 단독 공연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9일 가요계에 따르면 임영웅은 지난 4~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열어 사흘간 9만5000명을 동원했다. 이번 공연으로 2022년 첫 전국투어 이후 단독 공연 누적 관객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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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 단독 공연 누적 100만 돌파
1만석 이상 대형공연 매출 절반 넘어
40·50대 직접 예매 37.5%로 껑충
박서진·박지현 등 트로트 비중 확대
임영웅이 지난 5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2(IM HERO - THE STADIUM 2)' 공연을 펼치고 있다. 물고기뮤직 제공

'안방 팬'이 100만 유료 관객으로 진화했다. 임영웅이 첫 전국투어에 나선 지 4년 만에 단독 공연 누적 관객 100만명을 돌파했다. 중장년층이 직접 지갑을 여는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면서 트로트 기반 솔로 가수의 무대도 아레나와 돔을 넘어 스타디움으로 커지고 있다.

9일 가요계에 따르면 임영웅은 지난 4~6일 경기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단독 공연을 열어 사흘간 9만5000명을 동원했다. 이번 공연으로 2022년 첫 전국투어 이후 단독 공연 누적 관객은 100만명을 넘어섰다.

성장의 출발점은 지역 투어였다. 2022년 고양을 시작으로 창원·광주·대전·인천·대구·서울 등 7개 도시에서 21차례 공연을 열어 17만명을 모았다. 전국 각지의 유료 수요를 확인한 뒤 올림픽체조경기장(KSPO돔)과 고척스카이돔을 거쳐 2024년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입성했다. 당시 이틀간 10만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진행한 전국투어에도 24회에 걸쳐 25만2000명이 몰렸다. 일회성 초대형 공연에 그치지 않고 지역 투어에서 대형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관객 동원력을 수년째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임영웅의 '100만 관객'은 대중음악 공연 시장의 성장세와도 맞물린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대중음악 공연은 2212건 열렸고 티켓 예매량은 약 339만매로 전년 동기보다 5.8% 늘었다. 판매액은 9.6% 증가한 4526억5398만원으로, 전체 공연 시장 티켓 판매액 8094억5437만원의 55.9%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중음악 공연 티켓 판매액도 전년보다 29% 증가한 9817억2286만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1만석 이상 대형 공연장에서 발생한 매출은 5300억8731만원으로 전체의 54%를 점유했다. 공연 시장의 무게중심이 대형화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관객층도 젊은 K팝 팬덤에 머물지 않는다. 고양 공연 예매처인 NOL티켓에 따르면 예매자 중 20대는 16%, 30대는 30.4%로 합계 46.4%를 기록했다. 40대와 50대 비중도 각각 21.7%, 15.8%로 전체의 37.5%에 이르렀다. 10대는 1.8%였다.

특히 40·50대 비중은 2024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 당시 26.4%보다 11.1%포인트 상승했다. 자녀가 부모의 표를 대신 구매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중장년층이 직접 온라인 예매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5일 고양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임영웅 콘서트 '아임 히어로 - 더 스타디움 2(IM HERO - THE STADIUM 2)' 공연이 열리고 있다. 물고기뮤직 제공

실제 트로트 공연 시장에서 중장년층의 결제 비중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KB국민카드가 2022년부터 2023년 상반기까지 164개 가수와 60개 판매처의 공연 5100건을 분석한 결과, 트로트 콘서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급증했다. 이용 회원 수도 91% 증가했다.

연령별 구매 건수는 30대가 32%로 가장 많았고 50대 이상이 27%, 40대가 25%로 뒤를 이었다. 30대의 건당 구매액이 22만원으로 가장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녀 세대의 대리 구매와 중장년층의 직접 소비가 시장을 함께 떠받치는 구조다.

고가 좌석에 대한 수요도 탄탄하다. 고양 공연 티켓 가격은 좌석에 따라 12만1000~19만8000원으로 책정됐다. 공연 소비는 극장으로도 확장됐다. 2024년 서울월드컵경기장 공연을 담은 영화 '임영웅│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은 35만7858명을 동원해 국내 공연 실황 영화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누적 매출은 101억1714만원에 달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계를 보면 관객의 절반이 50대 이상이었고, 전체의 66%는 일반관보다 가격이 높은 아이맥스와 스크린X를 선택했다. 공연장 밖에서도 팬클럽 모임과 관련 상품 소비가 활발해지자 기획사들은 관객 이동 동선과 휴식 공간, 화장실 확보 등 중장년층의 장시간 관람을 고려한 편의시설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전국 단위 유료 관객을 확보하는 흐름은 트로트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박서진은 지난해 말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고양·부산·광주·대구 등을 도는 '마이 네임 이즈 서진(MY NAME IS SEOJIN)' 투어를 진행했다. 최고 티켓 가격이 서울 16만5000원, 광주·대구 15만4000원에 달했지만 각 지역에서 이틀씩 공연을 소화했다.

박지현도 지난 4월 서울 올림픽홀 3회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광주·인천·전주·고양·부산·성남을 순회한 뒤 지난달 29~30일 서울 앙코르로 '쇼맨쉽 시즌2(SHOWMANSHIP SEASON 2)'를 마무리했다. 광주 2회와 서울 앙코르 2회 공연은 전석 매진됐다. 방송과 지역 행사에서 쌓은 인지도가 매년 티켓을 판매하는 투어 경쟁력으로 전환된 것이다.

김정섭 성신여대 문화산업예술대학원 교수는 "중장년 트로트 팬덤은 SNS와 스트리밍 중심의 젊은 아이돌 팬덤과 달리 앨범 구매와 공연 관람, 팬카페, 지역 모임 등 오프라인 활동이 활발하다"며 "한 번뿐인 인생을 스스로 즐기고 표현하며 누리겠다는 정서적 자각이 적극적인 팬덤 활동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이슬 기자 ssmoly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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