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닥치고 공급’에 빚 늘리는 LH… 올해만 초장기채 1조 넘게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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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닥치고 공급' 기조 선두에 선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한 차례도 발행하지 않았던 50년 만기 초장기 채권을 올해에만 1조1300억원어치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일보가 8일 LH 사채원부와 금융투자협회 채권발행정보를 분석한 결과 LH는 지난 7일까지 50년물을 13차례, 총 1조1300억원 발행했다. 출범 이래 단 한 번 1000억원 아래로 발행했던 방식의 채권을 19일만에 4.9배, 올해 누적 12.6배 규모로 발행한 셈이다.
LH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발행한 콜옵션부 구조화채와 50년 고정금리채는 총 2조33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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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내는 표면이자만 513억원
차입부채 반년 새 9조7000억 증가
분사 앞두고 부채 배분도 불확실
공급 확대에 자금조달 부담 커져

정부의 ‘닥치고 공급’ 기조 선두에 선 공기업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 한 차례도 발행하지 않았던 50년 만기 초장기 채권을 올해에만 1조1300억원어치 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출범 이래 전례 없는 규모다. 해당 발행분의 가중평균 표면금리(채권 발행 시 약속한 금리) 4.54%를 적용해 매년 내는 표면이자만 약 513억원이다. 2개 기관으로 분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이같은 빚을 어느 기관이 얼마나 가져갈지도 불확실하다.
국민일보가 8일 LH 사채원부와 금융투자협회 채권발행정보를 분석한 결과 LH는 지난 7일까지 50년물을 13차례, 총 1조1300억원 발행했다. 이중에서도 지난달 20일 900억원, 26일 1000억원, 지난 1일과 7일 각각 1000억원, 1500억원 등 19일 동안에만 4400억원을 집중 발행했다. 2009년 LH가 출범한 이래 50년물을 발행한 건 2018년 900억원 단 한 건 뿐이었다. 출범 이래 단 한 번 1000억원 아래로 발행했던 방식의 채권을 19일만에 4.9배, 올해 누적 12.6배 규모로 발행한 셈이다.

LH는 지난 1~2월에도 7차례에 걸쳐 금리 6% 이상의 초고금리 30년 만기 콜옵션(조기상환권) 사채를 8000억원어치 발행했다(국민일보 3월 6일자 12면 참조). 이 사실이 보도된 뒤에도 4월 30일까지 3건 3000억원어치를 더 발행했다. 이후 조금씩 발행하던 50년물 발행을 늘려 5월부터 지난 7일까지 50년물 9건, 총 8700억원어치를 발행하며 조달수단을 초장기 고정금리채 중심으로 바꿨다. LH의 국내 자금조달용 채권 발행액은 지난 7일 기준 10조31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발행액보다 1조5900억원 많다.
LH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발행한 콜옵션부 구조화채와 50년 고정금리채는 총 2조3300억원에 달한다. 발행 당시 표면금리를 적용하면 두 종류의 초장기채에서 발생하는 연환산 표면이자만 약 1259억원이다. 올해 용지보상용을 제외한 국내 자금조달용 채권 10조3100억원에 사채원부에서 확인되는 외화표시채권 원화환산액 약 1조2060억원을 더하면 확인되는 자금조달 규모는 최소 약 11조5160억원이다. 공개된 감사보고서와 발행자료 기준 LH 출범 직후인 2010년과 2012년 연간액수인 11조8570억원, 11조7601억원 다음 수준이다. 아직 9월 초임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가 될 가능성도 있다.
LH는 대규모 채권발행이 어떤 용도인지 명확하게 답하진 않았다. LH는 국민일보에 “채권발행대금을 신규 사업비와 차환용으로 구분하여 관리하지 않는다”면서 “용도를 구분하여 산정하기 어렵다”고 답변했다. 다만 최근 발행 채권구조를 바꾼 데 대해서는 “정책사업의 안정적 자금기반 확보를 위한 만기 구조 다변화를 위해 장기채권 발행이 필요하다”며 “초장기 채권에 대한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확대돼 50년물 채권 발행을 추진했다”고 답했다.
올해 초 발행한 콜옵션부 구조화채는 LH가 일정 시점에 조기상환할 수 있는 조건이 있었다. 그러나 발행한 50년물에는 별도의 콜옵션이나 중도상환 조건이 없다. 발행조건상 가중평균 표면금리 4.54%에 따라 표면이자 약 513억원을 매년 내고 원금을 2076년 만기에 일시상환해야 하는 채권이다. 이란 전쟁 이후 국고채 금리 변동성이 커지면서 구조화채의 신규 발행 비용이 늘자 대신 보험사의 초장기채 수요를 이용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국민일보가 이날 입수한 LH 2분기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대규모 자금조달이 모두 단순 차환에 그친 것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차입금과 사채를 합친 것을 의미하는 차입부채는 지난해 말 109조4464억원에서 지난 6월 말 119조1446억원으로 외려 9조6982억원 증가했다. 사채 잔액이 5조6868억원, 금융기관 등을 통한 차입금은 4조114억원 늘었다. 돈을 갚는 데 전부 쓰인 게 아닌만큼 늘어난 사업비 등 신규 자금 수요를 충당하는 데 상당 부분 사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LH 실적은 일견 개선된 것처럼 보인다. 상반기 영업손익이 지난해 동기 4277억원 적자에서 3955억원 흑자로 전환되어서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4942억원 감소하고 매출채권은 4657억원 증가했다. LH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최근 실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에 영업손실을 회복하려 사업 전 분야에서 대금회수와 판매촉진 등을 단기간에 집중해 노력을 더 기울인 것으로 안다”면서도 “구조적으로 개선이 된 것이라 볼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앞으로 이같은 부채를 어떻게 나눌지도 골칫거리다. LH는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임대보증금 등 부채와 자산을 떼어내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뒤 지난 3일 기능 분리 방침을 확정했다. 정부는 LH를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담당하는 개발공사와 임대주택·주거복지·토지비축을 담당하는 자산공사로 분리할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앞서 LH 개혁위원회가 논의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달 중 부채 배분방법 등이 포함된 세부 개혁안을 내놓을 전망이다. LH 개혁위에 참여한 한 인사는 “앞으로도 3기 신도시 사업이 있기 때문에 공사채 발행은 계속될 것”이라며 “기존에도 LH가 공사채로 택지개발을 했지만 전에는 개발한 택지를 팔아 자금을 회수했다. (현재처럼) 택지를 팔지 않고 직접 시행한다면 자금을 어떤 식으로 조달하고 변제할지 설명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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